[일요서울|조아라 기자]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이 자신의 회고록 '의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묘사해 논란이다.
게이츠 전 장관은 14일 미국에서 발매가 시작된 회고록에서 지난 2007년 11월 서울에서 노 전 대통령과 만나 회담했다고 적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당시 "아시아에서 최대의 안보 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게이츠는 당시 이 말을 듣고 자신은 노 전 대통령이 "반미적이고 약간 정신이 나간(a little crazy)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전직 장관이 재임 중 만났던 동맹국 정상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게이츠 전 장관은 또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을 당시 천안함 폭침에 이은 포격으로 한국 정부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과격한 보복 계획도 세워 남북한 간에 전쟁이 발발할 위험에 처했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전투기 동원까지 포함한 한국의 보복 계획은 지나치게 공격적이어서 당시 미국은 남북한 간에 긴장이 고조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에 한·미는 협의를 거쳐 포격을 가한 북한 포대에 대한 보복 포격에 그치는 것으로 보복 수준을 낮췄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이어 중국 역시 북한에 상황을 진정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이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혹평과는 달리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를 정말 좋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었고 현실적이며 친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게이츠 전 장관의 회고록 '의무'는 발매 전부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략을 비판함으로써 미국 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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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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