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왕순 디오피니언 이사의 통일과 세상①]"통일한국 국론통합부터"
[백왕순 디오피니언 이사의 통일과 세상①]"통일한국 국론통합부터"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1-13 11:08
  • 승인 2014.01.13 11:08
  • 호수 1028
  • 21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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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의 경제력 세계 4위, 종합국력 5위


- 정파와 이념, 지역과 종교의 틀 뛰어넘어야
 

청마의 해인 갑오년 새해 통일이 하나의 화두가 되고 있다. 유력 일간지들이 통일을 주제로 기획기사를 쏟아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통일헌법’을 마련하기 위해 ‘통일법제 관계부처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분명 통일은 대한민국 국가발전의 전략이자 비전이 되어야 한다. 통일은 당면한 안보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재도약하는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안보위기는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한 남북관계의 갈등과 긴장 고조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절대적 위상이 추락하고, 중국이 부상함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지역의 새로운 세력 재편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중심의 동북아 질서가 미-중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변화의 틈을 타고 일본은 미국의 대리인으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으며, 러시아도 신동방정책을 펴고 있다. 이러한 국제질서의 변화는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한반도 국제정세, 구한말 시기와 유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구한말(舊韓末) 시기와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청-일의 각축장이 된 조선은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지금 한반도는 미-중의 대결장이 되고 있다. 남북한이 갈려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에 편승하게 되면, 남북은 미-중의 종속변수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민족의 분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통일한국의 비전과 희망은 사라지게 된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얽혀 있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이 갖는 운신의 폭은 매우 제한 적이다. 남북관계를 잘 풀어야 새로운 동북아질서를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남북이 대화와 신뢰를 회복하고, 핵문제의 해법을 찾아 주변 국가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

경제위기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출구를 통일에서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은 소진되고, 수출도 부진한 상황이다. 삼성을 제외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기업은 거의 없다. 내수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와 공공부채가 모두 1000조원을 넘어섰다.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양극화의 심화로 서민들의 경제는 더욱 어렵고, 고용 없는 경제구조도 심각한 상태이다.

남한의 자본·기술력과 북한이 자원·노동력이 결합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낼 수 있다. 개성공단이 하나의 좋은 사례다. 그리고 북한 개발이 본격화 될 경우 일자리창출과 연 4% 이상의 고도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불의 시대가 가능하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 의하면, 1인당 국민소득은 2030년 3만5천 달러에서, 2050년 8만3천 달러로 수직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4위, 기술력과 잠재력을 고려한 종합 국력은 세계 5위가 될 것이고 밝혔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안보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핵심은 남북관계 개선이다. 남북관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민여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초당적인 협력과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나라 전체가 극단적인 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지 오래다. 정파·이념·지역·종교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권이 한발씩 양보하고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갈등의 일차적 책임은 여권에 있다. 여권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 대통령은 특정 진영의 대표가 아니다. 전 국민의 대표다. 반대세력까지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정국을 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선거를 겨냥한 정치투쟁은 민심을 얻을 수 없다.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지역과 종교를 초월해 위기를 공동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새로운 통일비전으로 국론을 통합해 내야 한다.

그러나 해방이후 심화된 갈등이 하루 아침에 해소되는 것은 쉽지 않다. 해방 후 좌우 이념대결이 외세에 의한 분단으로 이어지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남북한은 적대적 이념을 기반으로 갈등과 대립이 구조화되었다.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나는 선, 상대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자리 잡았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계관과 접근법이 요구된다. 그것은 ‘협력(協力)과 상생(相生)’의 세계관과 ‘화쟁(和爭)’의 접근법이다. 문명이 발생한 이후 ‘인간과 인간관계’, ‘인관과 자연관계’를 바라보는 세계관은 ‘경쟁과 대립’이었다. 경쟁과 대립의 세계관은 조화와 균형을 깼다. 지구촌 한쪽에서 잉여를 누리고 있을 때, 다른 편에서는 전쟁과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자연도 인간의 과도한 개발로 파괴되고, 환경재앙이 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이제 인간 사이의 관계,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경쟁과 대립’이 아니라 ‘협력과 상생’의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세상에 나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에 모든 것은 서로 의존적으로 존재한다. 꼴등이 있어야 일등도 있고, 자연이 잘 보존되어야 인간사회의 삶도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정치권의 여야 관계도 대립과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국민과 공동체를 위해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적대적 생존관계가 아니라, 협력적 상생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난 善, 넌 惡’ 타파 화쟁사상 절실

또한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는 접근법으로 ‘화쟁(和爭)’ 사상이 절실히 요구된다. 신라의 명승인 원효대사가 집대성한 화쟁사상은 모든 논쟁을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화합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화쟁은 논쟁이나 갈등이 벌어졌을 때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의 개념을 버리고, 상대방의 입장까지 이해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마음과 자세를 의미한다. ‘협력과 상생’의 세계관과 ‘화쟁’ 사상은 당면한 남남갈등, 남북대결, 나아가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통일한국의 새 시대를 문을 열기 위해서는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기존의 정치권이나 기득권집단에게만 맡겨 놓으면 통일한국의 희망을 찾기가 지난할 것이다. 국민의 나서서 정파와 이념, 지역과 종교의 틀을 뛰어 넘어 대한민국 공동체와 통일한국의 미래비전으로 통합해 내야 한다. 진보-보수를 초월해, 여-야를 초월해, 영남-호남-충청도를 초월해, 가톨릭-기독교-불교를 초월해 공동체 이해를 위해 뭉쳐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후손에게 통일한국을 물려줄 수 있다.

백왕순 평화재단 팀장
▲(주)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이사
▲前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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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ha envumi 2014-01-13 16:49:43 128.134.156.177
"통일한국의 새 시대를 문을 열기 위해서는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