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정몽준’ 지고 ‘김황식’ 재부상
잘 나가던 ‘정몽준’ 지고 ‘김황식’ 재부상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1-13 10:46
  • 승인 2014.01.13 10:46
  • 호수 1028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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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울시장 “포기할 수 없다”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집권 여당 서울시장 후보군이 안갯속이다. ‘경선이냐 추대냐’, ‘외부인사냐 내부 인사냐’, ‘신선한 인물이냐 중진이냐’, ‘친박이냐 비박이냐’ 등  후보별, 계파별 이해관계와 맞물려 조삼모사식으로 바뀌고 있다. 급기야 당내에서는 주중 대사인 ‘권영세 차출론’에 해묵은 ‘손석희 영입설’까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딜레마는 경쟁력이 있으면 본인이 고사하고 출마 의지가 있으면 경쟁력이 없거나 자기사람이 아니라는데 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서울시장에 목메는 이유는 자명하다. 서울만 잡으면 수도권에서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의 꽃’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고도의 정치방정식을 따라가봤다.

- 정몽준·안대희,“추대 아니면…” 부정적
- 정운찬 전 총리, “새누리·안철수 다 관심없어”

김황식 전총리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새누리당 지도부가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산으로 가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후보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군만도 12명이다. 정몽준 의원을 비롯해 정운찬.김황식 전 총리, 안대희 전 대법관, 권영세 주중대사. 이혜훈.원희룡.홍정욱.나경원 등 전현직 의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에 오세훈 전 시장, 손석희 JTBC사장까지 스펙과 계파를 떠나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천타천 후보군 12명 “산으로 갈수도…”

특히 12명중 새누리당 지도부가 ‘차출론’을 핑계로 언급한 인사가 절반이 훌쩍 넘을 정도로 갈팡질팡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이 대표적이다. 당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데다 청와대와 당간 가교역할에 지방선거 공천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사무총장직인만큼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

홍 사무총장이 서울시장 후보관련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해 6월 2일 기자와 오찬간담회장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홍 사무총장은 ‘원희룡, 나경원, 오세훈’ 세 명의 인사가 출마에 관심이 있다는 말과 함께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 ‘호남 후보로 제일 좋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안대희 전 대법관에 대해서도 “좋은 카드”라고 평했다. 순식간에 5명의 서울시장 후보군을 언급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21일에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황식 전 총리를 서울시장에 공천하자는 당내 요구가 많다”고 김 전 총리를 여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강하게 미는 것처럼 언급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홍 사무총장은 ‘김황식 차출론’에서 ‘정몽준 차출론’으로 급선회한다. 1월5일 기자 간담회장에서 홍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불출마’를 시사한 정몽준 의원을 겨냥해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으로 본다”면서 “선공후사 정신으로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정 의원 출마를 세게 종용했다.

좌충우돌식 발언, 홍문종 총장에 불만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이 높은 남경필 의원에게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촉구했다. 홍 사무총장의 서울시장 후보 관련 ‘간보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급기야 1월8일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권영세 주중 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당에서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홍정욱 의원도 원희룡.나경원 전 의원과 함게 후보군으로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김성태 서울시당 위원장이 7일 손석희 사장과 ‘밥’을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 사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여의도에 회자되기도 했다. 홍 사무총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사람들중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인사는 이혜훈 최고위원, 정운찬 전 총리, 조윤선 장관, 손석희 사장뿐이다. 홍 사무총장의 좌충우돌식 서울시장 후보관련 발언에 당내 후보군들은 불만이 쌓여갔다. 특히 ‘불출마’ 의지를 밝힌 정 의원측은 ‘몸값올리기’ 발언에 “무례하다”고 격노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렇게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당 한 고위당직자는 “서울시장 최종 후보로 낙점을 받을려면 후보자가 ‘경쟁력’과 ‘의지’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해볼만 하다’는 후보군으로는 정몽준 의원이나, 손석희 사장, 안대희 전 대법관 정도지만 본인들의 의지가 약하고 이혜훈, 권영세 등 전현직 의원은 출마 의지는 있지만 박원순 시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지도부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황식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총리가 사석에서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문이 여의도에 돌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측근들에게 “새누리당이 인물을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면서 “공당의 출마 절차를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사실 호남출신에 이명박 정권 시절 총리를 지낸 김 전 총리로선 당 기반이 약해 ‘추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청와대 “입맛에 맞는 후보가 없네~”

MB정권에서 복무한 정 전 총리 역시 지인들과 가진 사석에서‘안철수 신당’관련 언급하면서 “만약 내가 안철수 신당에 갈 것 같았으면 지난 4월에 신당을 창당했다”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이런 소문에 대해 "경기도 지사 출마 얘기나 서울시장 출마 소문은 다 헛소문이다. 나는 지방선거전 움직일 생각이 없다"며 "정파별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 하는 말일뿐 난 대한민국 동반성장을 위해 전념할 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안철수 의원측으로부터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두 인사가 항간에 소문처럼 경선에 참여할 경우 희비가 교차하는 인사가 바로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다. 이미 언론에 ‘불출마 시사’를 표명한 정 의원의 속내는 ‘추대’를 원했다. 두 인사가 경선에 참여할 경우 추대는 물건너 가는 셈이다. 자칫 당내 경선에 참여해서 낙마할 경우 차기 대권뿐만 아니라 정치 인생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반면 이 최고는 여타 후보군에 비해 당내 기반이 그나마 나은 편으로 경선을 선호한다. 비박에 친이계 거물급 두 인사가 참여한다면 금상첨화다. 원조 친박으로 당 주류 친박에서 멀어졌지만 친이계 인사나 비박계 인사들과 경선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경쟁력이 높게 나오는 정몽준 의원과도 경선에서 친박 당원.대의원들의 몰표를 받아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관건은 역시 청와대 의중이다. 거론되는 후보군중에는 ‘말 잘 듣는’ 친박 주류 인사들이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언제든지 ‘각’을 세울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딜레마’다. 그렇다고 조윤선, 권영세 카드를 밀 경우 본선에서 승리가 요원해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이를 위해 어떤 후보자와 무슨 ‘딜’을 어떻게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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