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 1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 1
  • 김의식
  • 입력 2014-01-13 10:16
  • 승인 2014.01.13 10:16
  • 호수 1028
  • 4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러뱅, 발상을 전환하자

 

1990년대를 풍미하던 시대적 트렌드가 글로벌이었다면 2010년대는 단연 창조경제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들은 창조와 혁신을 통해 첨단기술, 문화ㆍ예술 등 각국의 강점에 기반한 경제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의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를 지나 이제 수요자 중심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지고 있다. 1인 10색, 10인 100색인 욕구충족을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시대와 더불어 디지털, 소셜, 스마트 등과 함께 급속도로 변화하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극히 미약한 우리나라가 생존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창조경제가 그 해답일 것이며, 미래 경제의 패러다임은 창조적 활동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왜 창조경제인가. 창조경제란 무엇을 뜻하는가. 가치를 높이는 일, 가치창조를 위해서는 안 되는 것도 되게 하고, 안 팔리는 물건도 팔리게 하고, 일의 생산성, 수익성, 경제성,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창조경제’라는 용어는 창의성을 경제가치로 인정하는 2001년 창조성과 경제의 관계에 대해 저술한 존 호킨스(John Howkins)의 책에서 나왔다. “창조성은 새로운 것이며, 창조성의 새롭다는 것은 자연의 것들과를 결합시켜 새로운 가치와 부를 창출하는 가에 대한 방법이다.” 창조경제에 관한 단 하나의 정의는 없으며 UNCTAD의 창조경제에 관한 정의에 의하면,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조산업이다.

그렇다면 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인가. 드러커 교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그의 저서 ‘경영혁신과 기업가정신’에서 ‘변화를 탐구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것’이라 하고 기업가 정신만이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요소임을 지적했다.

원래 기업가(entrepreneur)란 의미는 프랑스어인 ‘entrepr-endre(시도하다, 모험하다)’에서 유래됐다.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개발을 기술혁신으로 규정하고, 기술혁신과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통해 기존 질서를 파괴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창조정신이다. 열정적으로 실행하는 행동을 통하여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배가 고프면 방법이 나온다. 실망하거나 좌절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 못한다,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얘기로 故 정주영 회장이 어떤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키자 부하직원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그 부하직원에게 “해봤나? 해보고 하는 소리가? 해보지도 않았다면 우선 해봐라”라고 하지 않았는가.

도전하고 시도하면 길이 있다. 남이 하지 않은 일, 가지 않는 길, 나홀로 간다는 것이 힘은 들지만 얼마나 보람 있고, 가슴 뛰는 일인가. 바로 잘 무장된 기업가정신인 것이며, 이는 창조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끓임없는 물음표 던져야

창의적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창조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우선 일상의 모든 것들을 보는 시각을 인터러뱅(interrob-ang)의 출발점에서부터 시작함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불편과 불안, 불만을 해결하여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인터러뱅이다.

첫째, 자동차 판매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보자. IMF 경제위기 시 소비자들은 자동차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의 급증과 경제규모 위축에 따라 자동차가 팔리지 않는다고 다들 아우성이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 투성이인데 무슨 차를 팔 수 있느냐고 푸념일색이었던 것이다.

그때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호평받았던 ‘어슈어런스(Assurance) 프로그램’과 유사한 ‘한국형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창조해 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차량 및 인명 피해, 또는 경제 불황에 따른 비자발적 실업이나 장기 입원으로 인한 고객의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고객 판촉 프로그램으로 고객의 선택에 따라 맞춤형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고객이 차를 구입한 뒤 1년 내 실직하거나 사고사 등으로 차량유지가 어려울 경우 무상으로 차를 반납하도록 한 것으로 미국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둘째, 도서관의 리빙 라이브러리를 생각해보자. 도서관하면 으레 떠올리는 단어가 ‘정숙’이다.

반면 ‘대화’라는 단어는 도서관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인터러뱅을 실천하는 도서관은 다르다. 이곳에서는 독자와 책의 역할을 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아기자기하게 이어진다. ‘사람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리빙 라이브러리는 2000년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아버겔이 창안하여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이벤트성 도서관이다. 책 대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는 살아 있는 책과 만나는 쌍방향 지식 소통의 장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몇 년 전 저자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에 동참한 바 있다. 리빙 라이브러리에 동참한 사람 책의 목록은 연예인, 체육인, 꽃꽂이 전문가, 시인, 운전사, 엔지니어 등 다양하다.

사람 책을 읽는 방법은 일반 책을 고를 때와 같다. 사람목록을 보고 원하는 사람을 대출하면 된다. “대출이 끝나면 반납해 주세요”라고 쓰인 쪽지와 함께 한 사람당 한명만 대출이 가능하며, 대출 시간은 30분 혹은 2시간 동안에 두 권의 책, 즉 2명을 대출가능하게 운영하는 곳도 있다 .

이처럼 창의적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창조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우선 일상의 모든 것들을 보는 시각을 인터러뱅의 출발점에서부터 시작함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불편과 불안, 불만을 해결하여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인터러뱅이다.

인터러뱅은 1962년 미국 광고 에이전시 사장인 마틴 스펙터(Martin K. Specter)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문장부호인 물음표와 느낌표가 합쳐진 물음느낌표를 말한다. 사람들은 ‘그건 어때?!’와 같이 의문도 감탄도 아닌 두 가지의 의미에서 착안하여 교차시험을 뜻하는 ‘interrogatio’와 감탄사의 은어인 ‘bang’을 조합해 ‘인터러뱅(interrobang)’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이다.

보다 편리한 삶을 위하여 일상의 삶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의문부호인 물음표(?)가 느낌표(!)로 변할 때 비로소 답이 나오고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창조경제는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 내거나 있던 것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 하는 것들이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이 있을까. 옛 것을 법도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나, 옛 것을 익혀 새것에 응용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도 포함된다.

<社告>

(사)글로벌 녹색경영연구원 김의식 교육원장은 본지를 통하여 13회에 걸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열정의 리더십> 연재를 마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창조경제 시대를 맞이해 평소 기업가정신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를 연재하기로 한다.

필자 소개

김의식 (경영학 박사)

충주고등학교 졸업 후 경희대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이후 제일은행에 입행해 지점장, 본부장을 거치는 동안 쉼 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주경야독해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 어릴 때 꿈이었던 교수의 자리에 올랐다. 은행 명예퇴직 후 인하대 겸임교수, 인천대 초빙교수를 지내는 동안 열혈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저서로는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역할모델인 반기문 총장을 소재로 한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외 다수의 책이 있다. 현재 (사)글로벌 녹색경영연구원 교육원장·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의식 ily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