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먹튀로 돈벌이 한 ‘애드위젯’
[소비자고발] 먹튀로 돈벌이 한 ‘애드위젯’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4-01-06 10:54
  • 승인 2014.01.06 10:54
  • 호수 1027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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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보상 외면…2차 피해 우려↑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스마트폰에 설치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한 애플리케이션 ‘애드위젯’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사용자가 모은 적립금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깎아준다던 개발자가 잠적한 것이다. 애드위젯 개발사인 월드게이트(대표 박광순) 역시 자취를 감춰 소비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게다가 ‘돈’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성격 상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입력돼 있어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도 크다.

돈 벌 수 있다더니…개인정보만 털려
영세 업체들, 감당 못할 환급액 제시

#사례1. A씨는 “지난해 11월 중순 애드위젯 애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적립금도 모이지 않았다”면서 “하루 이틀 지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글을 올리자, 지급되지 않은 적립금을 주말이 지난 뒤에 적립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 때문이라고 하더니 결국 적립금액을 환급받지 못하고 사기를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며 “다들 ‘어쩐지 환급되는 금액이 높다 했다’는 반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애플리케이션 자체가 사라져버리기까지 한 걸 보니 그동안 모아온 금액에 대한 환급은 포기해야 될 것 같다”면서도 “이 사실이 알려져 더 이상 유사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앱테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를 합친 말로 매일같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모으거나 절약할 수 있어 붙은 이름이다.

과자와 식음료, 택배, 공공요금의 물가상승이 잇따르며 생활 속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돈을 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 이 같은 리워드앱(Reward·보상금) 시장은 다양한 형태로 분포돼 있다. 광고를 보고 퀴즈를 풀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등 다양한 광고 상품에 따라 적립금이 지급되기도 하고, 간단한 설문조사에 참여하기만 해도 적립금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카페 등을 방문해 장소를 체크인할 때 포인트를 지급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이렇게 모이는 적립금은 한 달 최소 3~4만 원까지 가능하고 최대 10만 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모을 수도 있다.

또 대부분의 적립금은 일정 수준을 넘긴 후 모두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상품권이나 액세서리, 영화에매권, 커피 등으로 교환이 가능하며 현금으로 환급도 된다.

애드위젯 역시 앱테크족들에게 인기를 끈 모바일 리워드 애플리케이션이다. 애드위젯은 현대인들이 수많은 광고에 노출 돼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냥 보는 광고로 돈을 벌 수 있다 점을 부각시켜 이용자들을 현혹했다.

‘사용자를 귀찮게 하지 않는 리워드 광고’라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바탕화면에 설정만 해 둔다면 매일 적립금을 지급한다고 홍보했다. 기존의 리워드 광고 애플리케이션들과 다르게 바탕화면에 설정해 놓을 수 있는 위젯방식을 선택해 차별화 했다. 적립금도 적게는 5천 원부터 많게는 3만 원까지 휴대전화 요금 할인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박광순 월드게이트 대표는 “사용자를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 보상도 가능한 광고 플랫폼으로 광고주가 지불한 광고비의 일부가 통신요금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애플리케이션이 올바르게 작동되지 않다가 개발자가 잠적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애플리케이션 작동 오류, 적립금 오류 등의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다 급기야 잠적해버린 것이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결책도 없어 이를 이용해온 사용자들의 분노만 깊어졌다.

전자상거래법 위반 아닌 점 악용

현재 월드게이트로 등록돼 있는 연락처는 모두 수신이 정지된 상태다. 애드위젯 홈페이지 역시 검색이 되지 않으며 고객센터를 비롯해 업체로 연락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끊어졌다.

애드위젯의 먹튀 행위가 심각하게 거론되는 것은 애드위젯을 사용하기 위해 해당 업체의 가입절차를 밟을 당시 휴대전화번호와 개인정보는 물론 계좌번호 등의 신상정보를 모두 기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애드위젯의 먹튀 행위 후 벌어질 신상정보 유출에 관한 불안감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적립금 먹튀 행위가 아닌 2차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

현재 이 같은 리워드앱 관련 업체는 1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난립하고 있다. 애드위젯처럼 갑자기 사라지거나 적립금 환급을 미루는 일은 이미 빈번하게 발생했다. 리워드앱 관련 업체들의 먹튀 사건이 애드위젯 말고도 수차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일이 번복되는 이유는 영세한 사업자가 많다보니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적립금 정책을 지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드위젯 개발사인 월드게이트 역시 50명 미만의 소기업에 해당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사용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규제가 어려운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들 역시 소비자들이 신고를 하더라도 현행 법령으로 명확히 규제받을 것이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민사소송을 통해 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피해 금액 자체가 적다 보니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피해를 감수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실제 내용과 다르게 적립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조사를 거쳐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업체가 사라지면 구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소비자들 스스로가 조심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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