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신당창당 호남‘탈당 러시’ 온다!”
“3~4월 신당창당 호남‘탈당 러시’ 온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1-06 10:30
  • 승인 2014.01.06 10:30
  • 호수 1027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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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안철수發 정치권 빅뱅 임박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여야는 본격적으로 180일 남은 지방선거를 대비하고 있다. 현재 보수진영은 새누리당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면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사분오열된 상황으로 셈법이 복잡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민주당이다. 최근 신년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율을 보면 ‘창당’도 하지않은 안철수 신당에 민주당이 더블스코어 이상 뒤지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민심 역시 안철수 신당이 두자릿수 이상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전 친노 비노로 당이 분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2014년 갑오년에 민주당발 정치권 빅뱅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 민주, 지방선거 ‘공천’·‘야권 연대’ 휘청
- “安, 호남 직할통치, 수도권은 간접통치”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총선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가”
민주당 고위 당직자의 한숨섞인 말이다. 연말연초를 맞이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에게 최소 두자릿수에서 3배까지 지지율 차이가 나면서 민주당 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호남 민심 역시 마찬가지다. ‘노풍’의 진원지이자 ‘안풍’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광주 민심을 보면 민주당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2월초 광주방송이 주관한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보다 무려 18%p가량 높게 나왔다. 총선전이라면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줄탈당 사태를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의원, 당직자, 당원 1000여 명이 새해벽두부터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한 배경이기도 하다. 안철수 측 역시 높은 지지를 보내는 호남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민주 공천 실패시‘분열’ 安 ‘이삭줍기’?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發 정치권 빅뱅이 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민주당과 안철수 측은 이구동성으로 ‘연대는 없다’고 전면전을 선포한 상황이다. 그 대상은 단연 호남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호남에서 안철수 사람들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민주당 와해는 시간문제다. 지방선거 전이라도 대규모 ‘탈당 러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은 비주류인 김한길 대표가 당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친노와의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다. 이런 가운데 지방선거 ‘공천권’과 ‘야권연대’를 두고 친노와 비노간 격돌이 불가피하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김한길 지도부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공천할 공산이 크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친노 한명숙 의원이 대표로 있을 때 친노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한 바 있다. 특히 호남의 경우 ‘공천=당선’인 지역인 만큼 두 진영간 일합이 불가피하다. 공천에서 물먹은 민주당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

호남 광역단체장의 경우 김완주 전북지사는 지난 3일 갑작스럽게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낳고 있다. 만약 김 지사가 민주당 일각 시선처럼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경우 전북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재도전이 확실하지만 민주당 경선을 치러야 한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3선에 걸려 출마할 수 없다. 안철수 신당이 호남에 올인하는 배경이다.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선거때까지 지속되고 참신한 인물을 내세울 경우 호남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安-민주 ‘서울-경기 빅딜’ 친노 ‘격돌’

또한 친노와 비노간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은 바로 ‘야권 연대’다. 현재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야권 연대는 없다’고 못박고 있지만 수도권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민심은 ‘야권 연대’일 수밖에 없다. 3자 대결구도로 치러질 경우 여당 승리가 불 보듯 훤한 만큼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노 진영은 ‘야권 연대’에 부정적인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라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와 안철수 진영간 ‘서울-경기 빅딜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내용인 즉 안철수측에서 서울 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민주당은 경기도를 안철수 측에 양보한다는 게 골자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의원이 안철수 의원과 신뢰 관계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다.

호남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민주당 광역단체장 역시 안철수 진영이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연대를 통해 우호세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 안희정 충남도시자가 ‘소설’이라고 일축했지만 ‘안철수 신당행’ 소문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천 송영길 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경우 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안 충남지사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신당 창당시 합류 가능성이 지역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안철수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안철수 의원이 자기세력을 확대하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며 “하나는 호남처럼 자기사람을 심어서 직할통치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우호적인 인사를 만들어 간접통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간접 통치’의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과 경기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안철수발 정치권 빅뱅’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안철수 신당의 실체가 존재하느냐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한 고위당직자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속이 썩어들어갈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여론의 실체가 있느냐는 의구심은 져버릴 수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인물이 중요한데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 중에 눈에 띄는 인사가 없다”며 “호남 민심 역시 실체 없는 정당 지지도보다 인물이 더 중요한데 눈에 띄는 인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즉, 안철수 측에서 정치권에서 유력한 인물들을 영입하지 않는 이상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安 전면전할 인물 없다” 민주, 회의적

또한 그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 손학규, 김두관, 김부겸 등 당내 큰 정치인들이 속속 복귀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지방선거 공천권 문제나 선거 구도, 선대위 구성에 있어 개혁적이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야당의 안정감과 존재감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또 다른 민주당 당직자는 “민주당이 지금처럼 10%도 안되는 정당 지지율이 계속되고 안철수 신당이 3~4월에 모습을 보이면 지방선거 전이라도 민주당이 분열될 수 있다”면서 “특히 유력한 단체장 후보가 신당을 선택할 경우 도미노 탈당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감을 표출했다. 그러나 이 인사 역시 “아직 안철수 신당이 불안한 게 사실이고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전에 민주당이 분열될 공산은 낮다”면서 “호남에서도 민주당과 전면전을 할 인물이 없어 아무리 안철수 의원이 호남을 누빈다고 해도 후보가 안철수가 아닌 이상 호남 전체를 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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