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창업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에 저평가됐던 업종들이나 노후화 된 업종들이 업그레이드돼 재조명되고 있다.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나 다양화된 창업자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기존 업종들도 메뉴의 품질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분위기도 계속해서 고급화 하고 있다. 외식업, 판매업, 서비스업을 막론하고 비슷비슷한 업종의 수많은 점포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응 전략의 일환이다. 앞으로 기존에 서민음식으로 여겨지던 아이템들 중 고정관념을 깨고 고급화로 무장해 재탄생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식전문점은 한두 가지 메뉴를 특화해 전문점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거나,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메뉴를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며 이전 분식점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있는 ‘용만이네 김밥’의 콘셉트는 ‘한식 건강 김밥’으로, 한식에 사용되는 몸에 좋은 재료들을 김밥 속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곤드레나물김밥’, ‘민들레김밥’, ‘단호박김밥’ 등이 유명한데 곤드레나물은 동의보감에서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생리불순 등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다.
또한 민들레는 간과 위장질환에 좋다. 비타민이 풍부한 호박은 부기를 빼는데 좋고 알칼리성 식품이라서 소화를 돕는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박인숙(50) 점주는 “누구나 김밥을 할 수는 있지만 특별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제는 김밥집도 좀 더 고급스러워지고 특별해야 살아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점포는 9종류 이상의 김밥 외에도 보조 메뉴로 덮밥류와 국수를 판매하고 있는데 숯불직화 덮밥과 낚지직화 덮밥이 인기가 있다.
김밥과 덮밥은 주로 점심시간에 잘 팔리고 국수는 쉬는 시간에 간식으로 잘 팔린다. 김밥과 덮밥 국수의 판매 비율은 5:3:2 수준이다. 메뉴 가지 수는 21가지를 넘지 않는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한식 샐러드 뷔페 ‘풀잎채’는 일반 한정식에서 볼 수 있는 밥, 반찬, 국으로 구성되는 ‘한상 차림’ 형태에서 벗어나 모든 한식 요리를 패밀리 레스토랑의 샐러드바의 요리처럼 일품요리로 만들어 뷔페 형식으로 제공한다.
곤드레가마솥밥, 함흥비빔냉면, 옹심이만두, 숯불고기구이 등 고급 한정식 메뉴들을 갖춰 격을 높였다. 여기에 분식류, 튀김류, 훈제오리, 치킨,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을 갖춘 샐러드바를 매장 중앙에 설치했다.
총 40여 가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한식 메뉴와 12가지 소스를 번갈아 가며 즐길 수 있다. 특히 두부김밥과 명이나물쌈밥, 해조류 및 채소로 싸먹는 숯불구이 요리와 훈제오리 등은 웰빙족에게 인기다.
주부의 모임장소로도 즐겨 활용된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손님은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감자탕전문점 ‘남다른 감자탕(www.namzatang.com)’은 기존 감자탕보다 보양 효능을 높인 메뉴들을 개발했다. 기존 감자탕에 식용 달팽이를 넣은 ‘와우 장사 뼈전골’, 뼈다귀 해장국에 달팽이를 넣은 ‘본좌탕’, 음양곽, 오미자 등 각종 한약재를 넣어 끓여낸 ‘활력보감 뼈전골’ 등이 그것. 인테리어도 강렬한 붉은색을 테마로 한 모던한 레스토랑 콘셉트로 기존 감자탕집과 차별화했다.
‘남의 기(氣)를 살린다’는 슬로건 하에 브랜드명, 메뉴명, 인테리어, 종업원 유니폼 등을 통일되게 기획한 점이 돋보인다.
전통 업종인 치킨호프집도 변하고 있다. 메뉴를 고급화는 물론 세련된 인테리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깐부치킨(www.kkanbu.co.kr)’은 주 메뉴인 전기구이치킨와 웬만한 커피전문점보다 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경쟁력이다.
치킨호프 ‘치맥(www.chimc.co.kr)’은 영국 사람들이 즐겨먹는 피쉬앤칩 메뉴를 기반으로 영국식 펍을 현대식으로 재해석, 고급스러운 치킨펍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성공전략 및 주의점
수많은 점포들이 쏟아지면서 보다 나은 품질 및 서비스, 시설을 갖춘 점포에 고객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낡은 시설과 저급한 제품, 그리고 낮은 수준의 서비스로는 고객을 유인하기 어렵고, 변화한 고객 성향에 맞는 업그레이드 점포만이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단, 업그레이드를 위해 너무 많은 추가 비용을 들이거나 치밀한 사전 검증 없이 무조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업그레이드의 기본은 업종의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은 보완하는 것이다. 업종 고유의 특징을 보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행 아이템 코드만을 첨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일시적이나 단편적이어서는 안 되고, 품질 및 서비스, 시설, 브랜드 등 모든 분야에서 환골탈태를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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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소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