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질펀하게 노는게 요즘 ‘하드코어’
강하고 질펀하게 노는게 요즘 ‘하드코어’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07-06-21 09:27
  • 승인 2007.06.21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드코어’ 룸살롱 영업상무 ‘솔직 발랄 대담한 토크’
룸살롱에서 일하는 남자라고 하면 ‘왠지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험한 인상에 주먹 깨나 쓰고 등에는 용 한 마리 쯤은 분양 받았을 것 같은 이미지. 그러나 밤업소 좀 다녀본 사람은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여기 우리가 만난 말쑥한 영업상무 황호준씨처럼 말이다.


황씨에 대해 말하자면 현재 나이 27세, 업소 경력 7년차의 영업 상무다. 스무살에 웨이터부터 시작해서 젊은 나이에 월 매출만 4000만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자랑하는 룸살롱 영업상무로 일하고 있다.

최근의 한 폭행사건으로 인해 유명해진 북창동에 줄곧 있다가 선릉역으로 넘어온 지는 2년 남짓. 아주 오래전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극장식 코미디를 주로 하던 곳으로 유명해진 초원의 집, 물론 지금은 그때와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 남자들을 위한 하드한 룸살롱으로 유명해진 곳의 강남 체인점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정직과 성실로 사는 남자

현재 황호준 상무 개인이 관리하는, 자신을 통해 업소를 다녀간 손님만 대략 5000명에 이른다고 하니 유흥의 달콤함에 빠진 남자들의 수가 의외로 상당함을 알 수 있다. 그에게 빠른 성공의 비결을 물으니 대답으로 ‘정직’과 ‘성실’. 학창시절 교실 칠판 위에 걸려 있었음직한 단어부터 나온다.

“일단 손님이 오셨을 때 최선을 다해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거짓없이 진실되게 손님을 대하는 것이 비결이랄까요. 속이려 들거나 바가지 씌우려고 하면 손님들이 금방 알아차리시죠.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니까요. 마음을 움직여야 내 손님이 되고, 또 다시 찾아주시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또한 정직과 성실 그 자체다. 일반 회사 대리급 사원 정도의 이미지, 딱 그렇다. 사실 웨이터일 시작한 지 1년도 못되어 그만두고 회사에 들어가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았던 경력도 있었다.

“웨이터 일에 회의가 느껴져서 일반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1년만에 그만두고 다시 이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그저 그런 회사원으로 계속 살고 싶지는 않더군요. 저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빨리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세계에서 일하고 있는 거라고요.”

그의 꿈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는 것.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든 가게를 열든 자신만의 ‘마크’를 걸고 업체를 꾸려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일은 그의 꿈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손님을 관리하고 업소를 꾸려가는 일. 그래서 적성에 잘 맞는다고. 재미있게 일하니까 영업도 잘 되
는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처럼 돈을 ‘많이’, ‘빨리’ 벌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는 것엔 위험성이 따른다고 경고한다.

“하룻밤에도 100만원, 1000만원짜리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 밤에 일하는 사람들의 세계예요. 여기서는 1만원짜리가 100원짜리처럼 하찮게 느껴지죠. 쉽게 많이 버는 대신 아무렇지 않게 돈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방심하면 도박, 술집의 유혹에 빠져 빚지기 십상이죠. 카드빚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룻밤 유흥비 천만원도

밤업소 영업상무에게 ‘손님관리’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자기관리’라는 말씀. 그의 하루 일과는 밤낮으로 바쁜 스케줄로 꽉 짜여져 있다. 저녁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업소 영업이 끝나고 나면 낮에는 한가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낮에는 손님 관리와 밤업소 관련 커뮤니티와 홈페이지 관리(www.01197883942
.co.kr)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그가 운영하는 카페와 홈페이지 회원만 각각 1만여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4~5시간.

“그나마 저는 많이 자는 편이에요. 자기 손님 없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오피스촌에서 신문에 명함 끼워서 돌리고 점심에는 캔 커피 돌리면서 자기 PR 하며 손님
을 만들어나가야 하거든요. 그걸 우리들 세계에서는 ‘빌딩탄다’고도 합니다. 저도 2년 전 이쪽으로 옮겨왔을 때 눈에 띄려고 친구에서 장동건이 입고나온 검정색 교복을 입고서 빌딩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그럴 때는 2~3시간 밖에 못 자고 그랬죠.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신문이나 캔 커피를 돌리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과 얘기 나누다가 친해지고 ‘한번 놀러오세요’ 하다보면 제 손님이 되는 거죠.”


하루 수면 4~5시간

자기가 하는 만큼 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손님의 숫자가 곧바로 수입과 직결되는 영업상무도 그렇고, 손님의 ‘팁’으로 먹고 사는 웨이터나 언니들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하고 잘 하는 만큼 가져가는 것도 많은 것은 당연지사.

잠깐 그가 있는 업소에 대해 언급하자면, 그곳은 선릉역 주변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룸살롱이다. 12층 규모의 건물로 운영되는 기업형 룸살롱. 이와 같은 건물이 바로 옆에 하나 더 있는데 밤 아홉시 정도만 되면 모든 룸이 가득찰 정도로 인기가 좋다. 수질이나 분위기나 서비스 면에서 여기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 업소의 컨셉트는 ‘하드코어’. ‘하드코어’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물으니 다른 일반 업소보다 ‘강하고 질펀하게’ 논다는 것이 그의 설명.

“원래 북창동에서 시작된 컨셉트인데, 2년 전쯤부터 이쪽 강남쪽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남 사람들이 북창동보다 ‘얌전하게 논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죠.”


강남에선 얌전히 논다? NO!

그 강도가 어떤지 궁금한 이들은 가서 한 타임만 놀아보면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한 타임당 시간은 한 시간 반. 정찰제로 운영되는데 3인 1 룸으로 쳤을 때 술과 여자 포함해서 1인당 21만원 정도 든다. 현금가는 18만원 남짓. 2년 전만 해도 이런 곳이 한 두 곳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5곳 정도로 늘었다. 그만큼 업소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 주변에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격을 내려서 받는 곳이 늘어나서 그런지 손님들이 계산대에서 깎아달라며 ‘진상’피우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저희는 정찰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럴 땐 손님을 잘 타일러서 설득시키는 수밖에 없죠.”

술 취한 손님을 설득시킬 정도의 ‘말발’은 영업상무들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접대’ 정신. 밤업소에서 근무하는 이상 오신 손님을 기분 좋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그럼 ‘언니’들의 경우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지 물으니 누구나 그렇게 생각함직한 당연한 대답이 나온다.

“일단 예뻐야죠. 언니들을 접대부라고도 부르지 않습니까? ‘접대’라는 것이 손님을 왕처럼 받들어 기분 좋게 해주는 일인데, 일단 옆에 있는 여자가 예뻐야 기분도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예쁘고 손님 비위 잘 맞춰주는 언니들이 인기가 있어요. 상무마다 개별 관리하는 언니들이 따로 있습니다. 물이 좀 안 좋다 싶으면 바로바로 물관리에 들어가죠.”

예쁜 언니들의 ‘하드코어’한 서비스에 빠져서 일주일에 몇 번씩 오는 단골 손님들도 많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 손님들은 한 두 명 정도예요. 제가 관리하는 손님들이 한 5000명 정도 되는데 그 중 1,2년에 한번씩 찾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모든 손님들을 저희 가게에 자주 오게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1년에 한 두번씩이라도 꾸준히 찾도록 만드는 것이 제 영업 노하우죠.”

텐프로나 쩜오, 클럽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싸거나 고급스럽지 않으면서도 편하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그의 ‘하드코어’ 룸살롱이 추구하는 바다. 이는 그의 영업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덕분에 그는 나이에 비해 꽤 높은 수익을 올리는 편이다. 그는 당분간은 이 생활에 충실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끝맺었다.

“이런 얘기하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돈을 좀 모았다 싶으면 집에 일이 생겨 몫돈을 만지질 못하네요. 어느 정도 돈이 모였다 싶을 때 또 다른 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아니에요. 앞으로 한 오년 정도 하루에 두 세시간만 자고 바짝 더 벌어야죠”


‘초원의 집’ 에이스 K 양 인터뷰 패션모델이 꿈 ‘돈 때문에 버틴다’

밤업소에서 일한지 삼년이 되어간다는 그녀는 “햇볕을 못봐서 그런지 요즘같이 쨍쨍한 날엔 눈이 아파 쉬는 날도 밖에 나가기가 싫어져요”하며 생글거리며 눈웃음을 날린다.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했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 한 1년 정도 하다가 시작했어요. 중학교 단짝 친구의 소개로(웃음) 나쁜 친구 만나서 여기서 일하게 된 거죠.

-그럼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어렸을 때부터 패션모델이 하고 싶었는데 키가 쭉쭉 크지않아서 패션모델은 아니고 피팅모델부터 조금씩 일을 했었어요. 광고모델이 되려구요. 음, 밝혀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 건설회사의 지면광고 모델로 일했을 정도로 나름대로 이곳저곳 쫓아다녔던 적도 있었는데 쉽게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어요.

- 한달 수입은 얼마나 되나.
▶대략 한 오백정도 되는 것같아요. 여기도 주5일근무예요. 요즘은 주4일 근무하는 아가씨들도 있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하고는 놀러다니는 거지요, 뭐. 여기서 일하는 아가씨들 보면 해외여행부터 국내 구석구석 안다닌 곳이 없을 정도예요. 저같이 피곤해서 내내 잠만 자는 스타일도 있지만. 하지만 남의 돈 먹는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힘들어요. 술취한 남자들의 옆에서 일하며 돈번다는 것이. 후회하기도 해요. 힘들어도 매주 돈을 만질 수 있으니깐 버티긴 하지만…빨리 그만두고 싶어요.

- 그만두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이쪽일을 그만두면 메이크업이나 작은 가게를 하고 싶다는 아가씨들이 많은데 전 이런 일 한거 모르는 남자를 만나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 유흥업소엔 출입하지 않는 건실한 남자의 착한 아내가 되고 싶어요. 돈도 모아 집도 사고, 제 과거를 속이는 대신 더 열심히 더 많이 사랑하면 되는 거 아닌지, 나이트클럽에서 부킹한 남자들이랑 원나잇하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대신 전 어쩔 수 없이 가게에서 일한 거지 그래도 행동 조신하게 하며 살아왔는데. 그정도 꿈은 가져도 되는거 아닌가요?

서준 프리랜서  www.sundayjun.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