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은둔 생활하며 심신 안정 위해 종교활동에 집중 중”
윤창중 “은둔 생활하며 심신 안정 위해 종교활동에 집중 중”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3-12-30 11:09
  • 승인 2013.12.30 11:09
  • 호수 1026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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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을 뒤흔든 그때 그 사건 ① 윤창중 성추행 의혹 그 후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치열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올해는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던 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비롯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 아들 문제, 철도민영화를 둘러싼 철도노조의 파업 등은 온 국민의 혼을 쏙 빼놓았다. 이중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중국 신화통신의 ‘세계 8대 굴욕 뉴스’로 꼽힐 만큼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일요서울]에서는 2013년을 마무리하고 2014년을 맞으며 지난해 큰 이슈가 됐던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되짚어 봤다.

사건 발생 후 짐 버리고 한국으로 줄행랑
수사 미종결 3년 되면 사건 자동 종료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5월 미국 순방 중 발생했던 윤씨의 성추행 의혹은 국민들은 물론이고 당시 취재를 했던 기자들까지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이었다.
윤씨는 박근혜 인사 1호다. 1호 인사가 최악의 실패로 끝나면서 박 대통령을 비롯해 새 정권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윤씨는 대변인 임명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문화일보 논설실장 당시 직선적이고 강한 논조는 마니아와 함께 많은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당시 야권은 모두 윤씨의 인선 취소를 요구했다.

대통령 순방 중
술 마시고 성추행

박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윤씨의 칼럼을 읽으며 윤씨를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측근에 따르면 윤씨의 칼럼을 스크랩해서 읽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 주변에서 끊임없이 윤씨의 청와대행에 우려를 표했지만 박 대통령은 윤씨의 대변인 임명을 강행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윤씨 임명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윤씨는 대변인 임명 뒤에도 일방통행식 브리핑 등으로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 결국 방미를 앞두고 교체설이 돌았고 교체가 되기도 전에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윤씨의 성추행 사건은 5월 7일 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밤에 발생했다. 윤씨는 밤 9시 30분경 워싱턴 숙소 인근 한 호텔의 바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인턴 여직원과 운전기사를 데리고 술을 마셨다. 이 바는 박 대통령의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MISSY USA’에 따르면 이곳에서 윤씨의 1차 성추행이 이뤄졌다. 경찰 진술 등에 따르면 윤씨가 술을 마시는 도중 여직원의 몸을 더듬는 성추행을 했다. 특히 “허락 없이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했다.

이후 윤씨는 8일 새벽 5시쯤 숙소인 페어팩스호텔로 돌아왔다. 목격자들에 다르면 윤씨는 만취상태였다고 한다. 호텔로 돌아온 윤씨는 아침 6~7시쯤 여직원에게 방으로 서류를 가져오라고 시켰다. 이후 여직원이 호텔에 올라갔을 때 윤씨는 속옷 차림이었고 이때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씨는 국내 기자회견을 통해 술을 마신 것은 인정하지만 물리적으로 추행을 할 만한 거리가 아니었고 속옷 차림인 것은 샤워 직후여서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8일 새벽 여직원이 경찰에 신고를 하자 현지 경찰이 아침에 호텔로 성범죄 전담 경찰 2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씨는 호텔에 없어 조사를 받지 않았다.
당시 윤씨는 오전 8시 애덤스호텔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경제인 조찬 모임에 참석했다. 하지만 모임 이후 이남기 홍보수석과 만난 뒤 9시쯤 급하게 호텔을 떠났다.
호텔을 떠난 윤씨는 낮 1시 30분 워싱턴 댈러스공항에서 대항항공편으로 출발해 한국시간 9일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을 떠날 당시 윤씨는 숙소에 일부 물건을 그대로 둔 상태였다. 말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1시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미 기자단 숙소인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빌트모어호텔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이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이 수석은 윤씨의 귀국 종용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 홍보수석은 사퇴했으며 박 대통령은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수사 연내 넘길 듯
버티면 수사 종결돼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윤씨를  ‘경죄 성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워싱턴DC 검찰청은 아직 기소동의 여부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워싱턴DC 검찰청이 처리해야 할 중범죄 이상의 사건이 많아 업무처리가 밀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외교적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된다고 해도 윤씨가 소환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윤씨가 미국 사법당국의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이번 사건은 ‘기소중지’가 아닌 ‘수사 미종결’ 상태로 경죄 공소시효인 3년 동안 남아 있다가 자동 종결된다. 징역 1년 미만의 경죄 혐의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의 대상이 아니어서 집행이 불가능하다. 결국 3년 동안 미국에 가지 않고 국내에서 버티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

김포 자택서 은둔생활
종교활동과 변호사만 만나

윤씨는 지난 5월 11일 기자회견을 끝으로 잠적 중이다. 해외 체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지난 11월 17일 경기도 김포 자택에 있는 윤씨의 모습이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잡혔다. 또 다른 언론사에 따르면 윤씨는 현재 심신 안정을 위해 종교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씨 변호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김석한 변호사는 한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외부 접촉은 나 만나는 것 외에는 안 해요. 집에 계속 그냥 그대로 있고, 나는 변호사이니까, 만나야 하니까 나 만난다고 나왔다”라고 윤씨 근황을 전했다. 또 그는 “지금 굉장히 열심히 종교를 하는 모양이에요. 옆에서 좋은 목사들도 그런 분들도 격려해주고 그래서 종교의 힘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 검찰이 수사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니면 케이스의 중요성이 떨어져서 그런지, 저희는 방어하는 입장인데 검찰 보고 빨리 하라고 할 필요가 없잖아요”라며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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