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안철수 신당 성공하겠습니까”
“2014년 안철수 신당 성공하겠습니까”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12-30 10:29
  • 승인 2013.12.30 10:29
  • 호수 1027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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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보좌관·국회 출입기자에게 묻다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박형남 기자] 내년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는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다. 그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듭날 수도 있으며, 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는 모든 국민들은 물론이고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다. [일요서울]에선 신년특집으로 여야 보좌진, 국회에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에게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에 대해 물었다. 안철수 신당을 바라보는 이들은 어떤 전망을 내놨을까.

“3김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자금력”…安의 자금력은
 강경좌파 친노들의 전면 등장 호재…호남 승산있다

[일요서울]에서 기획한 신년 특집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에 대해 여야 보좌진, 정치부 기자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정치계 인사들의 의견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은 거품”, “여전히 모호할 뿐 아니라 리더로서의 자질 부족” 등을 손꼽으며 과감히 ‘실패’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3일 한백리서치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44명을 대상으로 정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54.4%였으며,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18.1%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대다수의 인사들도 안철수 신당이 한국 정치를 뒤흔드는 사건 중 하나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여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안철수 신당에 눈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안철수 신당의 출현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에 여전히 물음표를 달고 있다. 핑크빛 전망을 내놓기보다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조차도 이에 동의할 정도다.

여론조사 결과와 여야 보좌진, 정치부 출입기자들의 말을 종합해 봤을 때 ‘성공한다’, ‘실패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공천제 폐지 등
‘득’되는 것 많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의견부터 들어보자.
현재 정치적 변수가 많지만 “국정원 개혁과 예산안 연계 등에서 보여준 여야의 스탠스를 봤을 때 안철수 신당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성공 요인의 주된 골자다.

여야에서는 “안철수 신당은 이합집산”이라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지금껏 여야가 보여준 모습을 봤을 때 국민들이 여야에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실에 근무하는 한 보좌진은 이렇게 말했다.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안의 연계로 인해 31일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면 안철수 신당 창당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정치권이 목소리를 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할 시 안철수 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태풍의 눈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안철수 바람은 거셀 것이다. 인물이 뛰어나고 안철수 의원이 지원한다면 여야를 삼켜버릴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은 친노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강경 좌파 본색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민주당은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때 안철수 신당에서 민주당 출신의 중도개혁 성향 인물을 영입하고, 중도색채를 낸다면 민주당을 밀어낼 수 있다. 이 여파로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모여들 수도 있다.”

또 인터넷 매체의 한 기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여야가 보여주는 모습을 봤을 때 안철수 신당은 어느 정도 약진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호남에서 광역단체장 등을 배출하기는 힘들어도 기초의원을 중심으로 성과를 낸 뒤 20대 총선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일간지 기자는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홀대했다. 여기에 안 의원 측이 호남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랴부랴 민주당이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박지원 전남도지사 차출설이 왜 나오느냐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에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나 김효석 전 의원이 전남도지사로 나올 경우 파괴력이 상당하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이낙연, 주승용 의원으로는 안철수 진영 후보에게 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점만 봐도 안철수 신당은 호남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민주당이 친노로 인해 지도부가 흔들린다면 안철수 신당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실 한 보좌관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하고, 20대 총선을 통해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 수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을 확보하기는 힘들지만 기초의원 등을 배출해내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총선에 안철수 의원이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전남, 전북, 광주) 단체장을 모두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민주당을 위기에 내몰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안 의원 측은 전국 조직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호남지역 실행위원을 가장 먼저 발표했다. 또 윤장현 광주21 이사장, 김효석 전 의원 등 호남 인사들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포진시키기도 했다. 이로써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44%로, 13%에 그친 민주당보다 무려 3배가 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안철수 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예측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호남 지역 지지율 거품있다
安에게 역선택한 것뿐…

이에 반해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들은 “호남에서 참패가 예상된다”, “안철수 지지율은 거품이다”, “새정치가 명확하지 않다”, “리더다운 모습이 없다” 등의 ‘안철수 신당 실패론’을 설파하고 있다. 정치권이 헛발질한다고 해서 신당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새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민주당 재선 의원실 한 보좌관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에 실망하거나 민주당이 미워서 옮겨가는 ‘어부지리’ 표다. 안 의원이 호남이나 민주당에 해를 끼친다면 다시 민주당으로 올 것”이라며 “안 의원의 입문이 화려할 뿐 사실상 정치 신인으로서 리더다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한마디로 리더십이 없다는 얘기다. 국회에 들어온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데다 비중 있는 인물도 발굴하지 못했다. 신당 창당 준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새정치란 말만 되뇌었을 뿐 국민 가슴에 와닿는 개혁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이는 메시지가 모호한 데다 결단의 순간에 이것저것 섞여 있어 우유부단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러한 점을 인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 일간지 기자는 “대안정당으로서는 싹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기대를 접을 것 같다”며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전략적으로 역선택을 한 것일 뿐 새정치에 부합해서 찍어준 것이 아니다. 특히 안 의원은 신당 창당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이슈 선점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호남이 민주당으로 결집해 ‘미워도 민주당’이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 결국 지방선거를 통해 안 의원은 대선에서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이대로 주저 앉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중진 의원실에 있는 한 보좌관은 “3김(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시대 이후 이처럼 파괴력 있는 당이 만들어지긴 처음이다. 그 당시 3김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자금’이었다. 조직 관리를 하는데는 자금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안 의원은 벌써부터 ‘돈’에 인색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자들에게 취재비를 걷는 것은 물론이고 뒤풀이 때도 더치페이를 한다.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새정치라고 하지만 정당을 운영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 자금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실 보좌관은 “1995년 6ㆍ27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박찬종 후보는 선거 20일 전까지 4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지지율로 여야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민주당 조순(42.4%), 박찬종(33.5%), 민자당 정원식(20.7%) 순으로 나왔다”며 “박 후보는 당시 젊은층의 인기를 얻었으나 뒤집혔다. 안 의원도 결국 ‘제2의 박찬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은 부산, 경남을 공략했어야 했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호남에 후보를 안 내고 수도권에서 민주당과 암묵적으로 협의해 선거를 치른다면 전국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호남에 냈다가 상처 입는다면 아무 데도 기반을 세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실 한 보좌관은 “중요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야권이 분열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패배론에 대한 책임론도 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안 의원은 야권 분열의 불씨만 제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분위기는 좋지만
단체장 확보가 변수

한편 ‘성공 여부를 지금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유보 입장을 내비친 이들도 많았다. 한 정치부 출입기자는 “호남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현재까지 여야 분위기로는 나쁘지 않다”며 “민주당 텃밭부터 공략해 부산ㆍ경남 지역으로 바람을 타고 가든지, 수도권으로 가든지 해야한다. 사람들이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살아가듯이 정치적 고향이 있어야 안철수 신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남, 전북, 광주 등 호남지역에서 단체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안철수 신당은 실패할 것이고, 확보한다면 안철수 신당은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안철수 신당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신당의 성공 여부는 안 의원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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