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도전의 리더십
앤서니 라빈스(Anthony Robbins)의 저서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주제를 새삼 새겨 볼 때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모든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세우지만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목표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도전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목표가 없기 때문일까, 혹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게으름 때문일까, 아니면 나의 좋지 못한 습관 때문일까.
꿈을 꾸고 준비하고 기회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믿음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 그리고 인내와 끈기로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장애물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멘토의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아라. 그리 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에서 토인비의 역사관은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다. 그동안 남성대회엔 여성골퍼가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1938년 PGA투어 로스엔젤레스 오픈에 20세기 최고의 만능 스포츠우먼인 베이브 자하리스라는 여성골퍼가 남자 대회에 출전을 감행한 것이 효시가 되어 골프 대회에서는 성차별의 장벽이 무너지게 되었다.
이외에도 우리들 마음 속에 있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도전하여 성공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올림픽 경기 전 육상 전문가들은 인간의 능력으론 1마일을 4분 내에 주파하는 것은 절대 깨질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수백 년 동안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로저 베니스터는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말을 믿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마침내 1마일을 4분 내에 주파하는 장벽을 깨뜨린 후 단 10년 만에 세계 300명이 넘는 사람이 주파해 내고야 말았다. 할 수 없다는 장벽이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실패를 딛고 성공의 주인공, 스티븐 스콧은 상사로부터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6년 동안 9군데의 직장에서 거듭 해고됐던 그는 1976년 동료들과 함께 5천 달러의 자본금으로 아메리칸 텔레캐스트(American Telecast)사를 만들어 억만장자가 됐다. 이제는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마케팅 그룹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삶에는 그것을 가로 막는 장애물이 무수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장애물이 없는 넓은 길은 결코 목표 하는 곳으로 인도해 주지 못한다. 장애물에 대한 도전을 감내할 마음을 굳게 먹어라. 일을 즐길수록 성공은 우리 곁에 다가 온다는 것을 명심하자.
반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이 된 이후에도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대 사안들의 현장에 출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한 2년10개월 동안에도 무려 111개국이나 방문했다. 해외 출장을 다닐 때는 반드시 일정에 무박을 넣어 시간과 숙박비를 아꼈고, 비행기 안에서도 끊임없이 일정과 업무를 점검했다. 해외 출장 357일, 외교장관 회담 374회, 이것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으로서 초유의 기록이다.
이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반 총장은 뚜렷한 비전과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부단히 준비하고 노력하여 당시만 해도 대한민국 충주 시골에서는 한해에 고작 1~2명이 서울대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서울대에 합격하고 외무고시는 물론 UN사무총장까지 도전하여 승리를 손에 쥐게 되었다 .
이러한 여정에는 아픔도 없지 않았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부음소식을 듣고도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외교데스크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등 공무에 충직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1991년 12월 미주 국장으로 판문점에서 열린 북한과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협상을 진행할 때, 보좌관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도 협상장에 바로 들어가 단어 하나하나에 온갖 신경을 곤두세운 채 식은 땀이 나는 협상을 다 마치고 충주에 있는 아버지의 빈소에 갈 수 있었다.
어디 이뿐이랴. 평생을 외교직에 봉직한 어느 날 불명예스럽게 갑자기 옷을 벗고 백수가 되어야만 하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반 총장과 충주고 단짝이면서 서울대에 합격한 전 자동차 임원이었던 허문영씨로부터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문영아! 나, 이제 관용차도 다 회수된 백수가 되어 버스로 왔어. 늦어서 미안해!”라고 한 일 말이다.
이렇듯 열정적으로 일한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 회담이 있은 2001년 2월 외교부 차관직에 있을 때, 우리가 러시아와 손을 잡고 미국에 등을 돌렸다는 오해의 비난과 함께 정상 회담 결의 공동성명의 내용이 문제가 되었다.
이 문제에 대하여 반 총장은 스스로 책임을 지고 퇴임하게 되었다. 이후 4개월이 지난 어느 날 한승수 외무부 장관으로부터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을 맡아 달라는 연락이 오게 되자 차관에서 국장으로 낮춰가는 자리였지만 반 총장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만약 그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여 응낙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유엔사무총장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삶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행의 결과물이다.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면 실행에서 실패한 경험보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 때문에 더욱 후회하기 마련이다. 실행에서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칠전팔기의 정신이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말씀에 현재 상황에서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마음속에 만든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할 수 있다고 먼저 생각하고 준비해보자. “니가 해봤어?” 해보지도 않고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어렵다고 외치다보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일컬어 권토중래(捲土重來)라고 한다. 당나라 말기 때의 시인 두목(杜牧)이 오강을 지나다가 오래 전에 사라진 항우(項羽)를 추모하며 실패하고 난 후 실력을 키워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두고 한 말이다. 권토(捲土)는 수많은 말과 수레, 병사가 달릴 때 일어나는 흙먼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어려울 때 의욕을 상실하지 않고 반드시 답이 있다는 긍정의 생각이 들게 해준다.
한국 속담에 ‘꿀은 달아도 벌은 쏜다’고 했다. 즉, 좋은 것은 수고가 없이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도전의 여정에는 반드시 장애물이 존재하며 그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믿음, 열정, 끈기 등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도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것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때에는 멘토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재충전하고 자아성찰하여 꿈을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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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의식 (경영학 박사)
충주고등학교 선배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역할모델로 정진해 경희대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이후 제일은행 지점장, 본부장을 거치는 동안 쉼 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주경야독해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 어릴 때 꿈이었던 교수의 자리에 올랐다.
은행 명예퇴직 후 인하대 겸임교수, 인천대 초빙교수를 지내는 동안 열혈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저서로는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역할모델인 반기문 총장을 소재로 한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외 다수의 책이 있다. 현재 (사)글로벌 녹색경영연구원 교육원장·교수로 재직 중이며, 최근 들어서는 ‘반기문 글로벌리더십’ 전파에 열중하고 있다.
김의식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