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지방세 체납자·법인을 보니
2013년 지방세 체납자·법인을 보니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3-12-23 11:26
  • 승인 2013.12.23 11:26
  • 호수 1025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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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체납자들 그 얼굴…조동만·이남종·전길동·이동보·김흥주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고액체납자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인들이거나 사회 저명인사들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둘째 치고 사회 속에서 지켜야 할 납세 의무조차 지키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16일 지방세를 체납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안행부는 2006년부터 3000만 원 이상 2년 이상 체납자에 대해 명단을 공개해 오고 있다. 각 시도 홈페이지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들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저명인사들과 기업들이 속해 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는 총 1만4500명으로 이중 개인은 9949명, 법인은 4551곳이다.

1만4500명 총 체납액 2조1397억 원
학자금 대출 연체 대학생 전원 구제 가능

올해 총 체납액은 2조1397억 원이다. 서울지역이 1조863억 원의 체납액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많다. 다음은 경기지역으로 체납액이 6199억 원이다.
명단이 공개된 대상자들을 살펴보면 3000만 원 이상 지방세를 체납한 인원이 1만4500명이다. 지난해보다 2971명이 증가했다. 1억 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4746명으로 지난해보다 821명 증가했다. 전체 체납액은 2조139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503억 원 증가했다. 체납자들의 체납액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고의로 체납한 경우도 있지만 경기 부진에 따라 부도나 폐업이 늘면서 체납자와 체납액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체납자가 종사하는 업종을 살펴보면 건설·건축업이 1744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서비스업 1240명, 제조업 907명 순이다. 체납액 구간별 분포를 살펴보면 1억 원 이하 체납자가 9754명으로 67.3%다. 10억 원 이상의 체납자도 2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철 회장 외손자 고액 체납자 1위에

고액체납자 1위는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 체납액은 84억 원이다. 조씨는 고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다. 수입이 없다며 버티고 있는 조씨는 현재 고급주택이 모여 있는 서울 장충동의 빌라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가 거주하는 집의 매매가는 최소 10억 원이다. 그는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서 “세금 낼 방법은 빌려 와서 내는 것밖에 없는데 그럼 그것도 채무 아니냐”고 항변하고 있다.  

9월 초에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이 조씨 집 안에서 옆집과 이어진 문을 발견했다. 세금 체납으로 압류돼 공매로 나온 집을 가족이 사들여 사실상 한집으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은 이 집에서 고급 의류와 현금을 발견했다.

2위를 기록한 이남종 전 룩엣유스 대표는 62억 원을 체납했다. 이씨가 대표를 맡았던 룩엣유스는 패션·슈즈사업을 진행하던 기업이다. 2004년 영국화장품 프랜드 ‘넥타’를 론칭하며 김포공항 국내선 4층에 룩엣유스 명품관을 애경 수원역사 1층에 오픈했다.

이씨의 집은 성북동에 있다. 전통적인 부촌 지역이다. 이씨의 집은 현재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현장에는 인부들이 바삐 움직이며 공사를 하고 있다. 세금은 안 내고 버티면서 자신이 살 집을 새롭게 고치고 있다.
전길동 전 아한실업 대표는 56억 원을 체납해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42억 원을 체납한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이다. 코오롱TNS는 월드컵 상품화권 판매권을 따낸 후 코오롱TNS월드라는 법인을 설립해 월드컵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했었다.

그러나 월드컵 상품판매가 저조해지면서 38억 원의 기업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났고 코오롱TNS월드에 납품을 했던 25개 업체 등이 피해를 봤다. 게다가 분식회계가 문제가 돼 신안상호저축은행 등 23개 중소 금융기관들이 소송을 걸어 100억 원 대의 소송에서 졌다.  

5위는 41억 원을 체납한 김흥주씨다. 6위는 40억 원을 체납한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이다. 나씨는  30대 재벌 반열에 올랐던 기업인이다. 1995년에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도 지냈다. 나씨는 경기도 성남시 소재 오피스텔을 신축하고 취득세를 신고하지 않아 2010년 지방세 11건 15억2700만 원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2년이 넘게 납부하지 않았다. 나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재단사무실에 주소 등록을 해 놓고는 막내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에 살고 있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은 37억 원을 체납해 7위를 기록했다. 9월 초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이 최씨 자택에서 바쉐론 콘스탄틴 남성용 시계 1점 (감정가 1억1000만 원)과 서울올림픽 및 러시아 기념주화 (감정가 1700만 원) 등 총 1억2700만 원 규모의 동산을 찾아냈다.

34억 원을 채납해 8위를 기록한 한경원씨는 담배소비세를 체납했다. 한씨는 군포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담배소비세를 추징당했다. 손몽필 전 한미건업 대표는 33억 원을 체납해 9위를 기록했으며 10위는 28억 원을 체납한 최종욱씨다.

대농그룹 박영일 전 회장과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도 고앱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박씨는 서울 한남동 소재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양도소득세 10%인 주민세 1억 6900만 원을 체납했다. 주 회장은 3억8300만 원을 체납했다. 장진호 전 진로 회장은 6300만 원을 체납했다.

이 밖에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도 1억1400만 원, 배명환 전 순복음인천교회 목사도 1억4700만 원을 내지 않아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4600만 원을 체납해 새롭게 포함됐다.

국회의원·문화예술인도 예외는 없어

고액체납자 중에는 기업인 외에도 정치인과 문화예술인도 있었다.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순씨는 경기도 안양시 소재 부동산 2건 양도에 따른 주민세 2건 총 9700만 원을 내지 않아 자동차와 예금 등이 압류됐다.

13대부터 15대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영씨도 경기도 및 서울시 소재 부동산 6건 양도에 따른 지방세 10건, 5200만 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인으로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영화음악 감독으로 알려진 조성우씨가 있다. 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냈던 조씨는 A영화제작사의 주식양도에 따라 납부해야 할 지방세 8600만 원을 체납했다. 

제이유그룹 두 개 법인 올라

법인 중에는 지에스건설이 취득세 등 167억 원을 내지 않아 1위에 올랐다. 지에스건설은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건설과는 무관한 법인이다. 2위는 삼화디엔씨 144억 원, 3위 제이유개발 113억 원, 4위 제이유네트워크 109억 원, 5위 신흥프로퍼티파트너스 87억 원, 6위 서울리조트 73억 원 등도 체납 액수가 많았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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