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이지혜 기자] 개그맨 이혁재(40)씨가 때아닌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공공건물에 입주해 사업을 하면서 수천만 원의 임차료를 내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다. 또 이혁재는 은행대출금을 갚지 않아 신용보증기관에서 5000만 원을 대납했다는 소식도 보도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혁재가 입을 열었다. 그는 “밀린 돈은 갚아 나가겠다”며 “먹튀 논란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무실 임차료 수천만 원 미납… 사무실 강제 퇴거?
“열심히 살고 있는 나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내몰았다”
개그맨 이혁재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1년여간 공공기관 사무실을 이용하면서 임차료를 내지 않았고,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도 갚지 않아 신용보증기관이 대납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룸살롱 직원 폭행사건에서 경찰 개입설을 주장하며 물의를 빚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이씨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업 대출금 5천만 원도 안 갚아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2011년 6월 인천시 산하 정보산업진흥원이 위탁 관리하는 ‘문화컨텐츠산업지원센터’ 사무실에 입주했다.
입주한 사무실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행사대행업체 ‘HH컴퍼니’가 사용했다. 문화컨텐츠산업지원센터는 문화컨텐츠사업을 하는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사무실을 빌려주는 지원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월 임차료는 3.3㎡당 1만6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차료를 내지 않았다. 그 액수는 2900만 원에 달했고 결국 위탁기관은 11월 중순 이씨에게 강제 퇴거를 통보하고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법정 소송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그러나 이씨의 전화가 착신이 정지돼 있어서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창업 대출금 5000만 원을 갚지 않아 신용보증기관에서 대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씨는 사업을 하며 수년 동안 인천시에서 진행한 한류콘서트, 도시축전, 아시아경기 관련 행사 등을 수주해 대행했다. 이에 인천시의회는 물의를 빚거나 문제가 있는 사업자에게 인천시 사업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이씨는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퇴거를 하면서 미납금을 내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것.
이씨는 지난 20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년 반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관리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센터 쪽에 먼저 이야기를 하고 퇴거를 했다”라며 “이미 미납금을 내겠다는 자금계획서도 제출했다. 먹튀라니 오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화컨텐츠지원센터는 영세한 업체를 지원하는 건물로 보증금이나 월세를 내는 것이 아니라 1년 단위로 관리비를 선납하는 것”이라며 “밀린 관리비에 대해 센터 쪽에 이야기를 하니 (센터 쪽에서는) 관리비를 못내서 야반도주하는 업체도 많은데 이렇게 자금계획서를 제출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런 센터가 법적 대응을 한다는 보도가 나와서 당황스럽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통상적으로 관리비를 못 내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 법적대응을 하게 된다고 대답한 것이 뒷부분만 보도가 된 것이라고 센터 쪽에서 사과했다”며 “그분이 죄송하다고 하는데 관리비도 못 내고 나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초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업회생이나 파산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연예인이라 그걸 해도 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현재는 은행 등을 다니면서 일일이 상환계획서를 제출하고 돈을 갚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이번 일로 또 부도덕한 인간으로 비치고 있는데 이러면 투자도 안돼서 또 힘들어진다. 제가 지은 죄를 알지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일이 많이 생기니 힘들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시선은 차갑다. 그동안 이씨가 벌인 ‘사건’ 때문이다.
‘룸살롱 폭행사건’ 주홍글씨 되나?
그 사건은 2010년 1월에 발생한 ‘룸살롱 종업원 폭행 사건’이다.
이씨는 당시 인천에 있는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고 자리를 옮긴 뒤 룸살롱에서 같이 있던 여종업원을 전화로 불렀으나 이미 퇴근했다고 하자 해당 가게를 찾아가 남자 종업원의 얼굴을 때렸다.
이 사건으로 이씨는 당시 출연하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의 복귀는 쉽지 않았다. 여론이 좋지 않은 탓이었다.
그 후 이씨는 몇 차례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해 심경을 고백했다. ‘아들이 자신의 폭행 사건을 알고 소아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교사인 아내는 휴직하고 아들은 전학을 갔다’, ‘몹시 반성하고 있다’, ‘사업 실패로 빚이 20억 원’ 등의 근황 및 심경을 밝혔지만 그를 향한 냉랭한 시선은 풀릴 줄 몰랐다.
그리고 ‘룸살롱 폭행사건’은 지난 7월 제2라운드를 맞이했다. 이씨가 폭행 사건에서 경찰 개입을 주장한 것이다. 이씨는 “당시 술집 사장이 경찰을 대동하고 나와 합의를 종용했다. 합의금을 거부하자 경찰이 언론사를 찾아다니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해당 경찰은 이후 문책성 인사로 좌천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즉각 반발했다. 술집 사장과 합의하는 자리에 담당 형사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강요는 없었으며 언론사를 찾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개입 의혹을 받은 담당 경찰관은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이씨를 향한 누리꾼의 시선은 좋지 않다. ‘방송이 천직’이라고 말한 이씨의 방송 복귀는 아직도 험난해 보인다. 사업 실패와 빚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송 복귀가 필요한 만큼 이씨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