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실력의 리더십
실력이 곧 경쟁력이다. 실력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실력과 성과 간의 관계를 함수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자신의 역량과 관계없이 성과를 내거나 성공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실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다 보면 실력이 되고 실력을 쌓아 나간다면 경쟁력이 생긴다.
친절서비스로 정평이 나 크게 성공한 일본의 MK택시회사 유봉식 회장은 일관성 있게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여 성공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성공도 마찬가지에서다.
반기문 총장이 평소 실력을 쌓기 위하여 노력한 것 중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의 한 예를 들기로 한다. 반 총장은 불어 실력 향상을 위하여 장관 시절 고향 방문 시 승용차 안에서도 불어를 늘 가까이 했다. 총장 취임 후 프랑스인들이 유엔사무총장에게 전통적으로 요구하는 자질 중 하나가 불어 실력의 향상이다. 그것을 위해 반 총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불어 수업을 받았다. 실력이란 외무고시 패스를 위한 과목시험 그 이상을 의미한다. 실력을 갖추고 난 후 행운이 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행운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1%의 행운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에는 땀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 행운이 따라야 한다. 반 총장의 과거를 돌이켜 본다면 세상말로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동료와 선배를 제치고 승진을 한 것이나 국제 상황이 가변적인 때에 외교부 내 크고 작은 폭풍이 지나가고 난 다음 장관 자리에 취임하게 된 일 등이다.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고나 할까, 돌이켜 보면 운이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운만 좋아서 될까. 세상에서 실력이 좀 모자라지만 운 좋게 그 자리에 앉게 되자 자기 실력이 좋아서인양 교만하고 자랑하다 낭패를 본 사람이나 로또복권의 당첨이나 부모가 물려준 재산 덕분에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 중 그 부를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여 풍비박산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아무리 좋은 자리를 준다 해도 그 자리에 걸맞는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지탱해 내기가 어렵다.
여기에서 실력을 역량이라 보고 역량은 성과를 높이는 자신의 지식, 태도와 습관의 조합으로 표현해 본다.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생존경쟁력이 되는 역량의 범위를 관리역량으로 손꼽히는 6C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기관리(Self-Managerial)역량, 기획/행정(Planning and Administration)역량,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역량, 팀워크(Teamwork)역량, 전략적행동(Strategic Action)역량, 국제감각(Global Awareness)역량이다.
자기관리 역량 강화는 정직, 신뢰, 윤리, 일과 생활의 조화, 시간관리, 자기통제, 부단한 자기계발, 자아인식, 자아발견, 자신의 정체성 확립, 개인이나 기업의 도덕기준향상 등이다.
자신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에는 항상 하고자하는 목적이 뚜렷해야 올바른 방향을 잡고 이에 맞춰 올바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는 인생은 후회가 기다릴 뿐이다.
인생이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외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닥치는 대로의 길을 걸을까. 그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어떤 길을 걷든 그 길에 목표가 없으면 삶의 보람을 맛볼 수 없다.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목표가 없는 인생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한줄기 길을 걷는다면 분명한 목표를 갖고 걸어 나가자. 적극적으로 인생을 살 수 있는 목표라면 좋겠다.
두 번째는 기획/행정역량이다. 최근 기업들의 인재관도 급격하게 변하여 주목받는 인재는 출신학교, 자격증, 어학 등 화려한 스펙을 갖춘 엘리트형, 화초형 인재보다는 끈기와 인내를 갖추고 다양한 경험을 갖춘 잡초형 인재를 선호한다.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자기 전문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소위 T자형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기획력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최근 채용시장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기획력이야말로 능력있는 프로비즈니스맨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역량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말하기와 듣기를 번갈아 주고받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말하기와 듣기 중 어느 한 부문만 충족되었다고 해서 상대방과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듣는 기술과 말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잘 말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하고 호감 가는 사람들이란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 주변에 능력은 남보다 뛰어나지만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또는 “표현하는 게 아주 서툴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이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는 공존지수(NQ) 향상을 통한 팀워크 능력 제고이다. 이제 독불장군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공존의 능력, 팀워크 능력이 필요하다. 이 시대는 NQ(Network Quotient)가 높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네트워크란 그물망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고 배경이 약할 지라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주고 받는 팀워크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요구된다.
팀워크 능력향상을 위해서는 첫째, 남의 말을 잘 듣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해란 영어 단어의 언더스탠드(under-stand)는 말 그대로 밑에 선다는 뜻이다. 아래에 서기는 팀워크의 핵심이다. 팀워크가 잘되기 위해서는 먼저 낮춰야 한다. 둘째, 팀워크가 강한 사람은 남이 잘되어야 나도 잘된다는 상생(win-win)원리를 아는 사람이다. 팀워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공존과 배려, 양보, 솔선수범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전략적행동역량의 강화는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다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어느 분야에 강점이 있고 어느 분야에 취약한지를 잘 알아 방향 감각을 가지고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열심히 한다고 뭐든 다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하면 된다’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안 되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뭐든지 하면 된다는 건 망상(妄想)이고 착각이다. 안 되면 깨끗하게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지혜다.
자신이 좋아하면서도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되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이면 더욱 좋고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부단한 노력으로 미완을 완전으로 전환시키되 먼저 나갈 길과 방향을 바로 정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나가야 승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감각을 키우는 일이다. 21세기는 다문화 시대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다양한 인종,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살게 될 것이어서 문화적 자아 인식, 문화적 적응성, 문화간 이해력, 문화간 효율성 등 자신이나 타인을 이해하고 세계적으로 자아 성취를 도모하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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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의식 (경영학 박사)
충주고등학교 선배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역할모델로 정진해 경희대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이후 제일은행 지점장, 본부장을 거치는 동안 쉼 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주경야독해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 어릴 때 꿈이었던 교수의 자리에 올랐다.
은행 명예퇴직 후 인하대 겸임교수, 인천대 초빙교수를 지내는 동안 열혈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저서로는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역할모델인 반기문 총장을 소재로 한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외 다수의 책이 있다. 현재 (사)글로벌 녹색경영연구원 교육원장·교수로 재직 중이며, 최근 들어서는 ‘반기문 글로벌리더십’ 전파에 열중하고 있다.
김의식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