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 못하고 언론 통해 대화하는 안타까운 가족
[일요서울|오두환 기자] 장윤정과 어머니 육흥복씨 그리고 블로거 송기호씨의 악연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오후 장윤정의 소속사 인우기획 홍익선 대표는 육씨와 송씨 그리고 악플러 2명을 서울 동작경찰서에 명예회손 혐의로 고소했다. 인우기획 관계자는 “이번 고소는 기획사는 물론이고 홍 대표를 비방해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기 때문에 고소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의 고소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송씨가 장윤정이 어머니를 감금, 폭행, 협박, 위치추적을 했다며 용인 동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이 고소 건은 이미 양측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과 어머니 육흥복씨 간의 다툼은 지난 4월 장씨의 결혼 발표와 5월 20일 KBS의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장씨는 당시 방송에서 “가족에게 잘하고 싶어 번 돈을 모두 부모님께 드렸다. 하지만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은행에서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가족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후 육씨와 장윤정의 남동생 경영씨는 장씨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과 블로그를 통해 항변하고 나섰다. 결국 이러한 사건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장윤정과 어머니 육씨 간의 다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고 현재 육씨와 남편 사이에는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다.
팬이 안티로 돌아선 사연
육씨와 함께 장씨의 소속사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한 블로거 송씨는 장씨의 열렬한 팬이다. 장씨의 팬카페인 레모네이드에 2004년 가입했고 운영진으로 활동하다 최근 강퇴 당했다. 송씨가 홍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한 이유는 장윤정과 관련된 각종 루머를 블로그에 게시하고 퍼트려 명예를 실추시킨 혐의다.
지난 12일 인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씨는 “팬의 입장에서 장윤정과 어머니 육씨가 화해하길 원했고 억울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는 육씨에게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송씨는 레모네이드에서 활동하며 육씨를 알게 됐다. 송씨는 인터넷 상에서 ‘콩한자루’로 더 유명하다. ‘콩한자루’는 블로그 이름이자 대화명으로 쓰인다.
육씨는 그동안 장윤정이 “나를 정신병원에 감금하려 한다” “내가 바람을 피우고 도박을 한다며 위치추적기까지 달아 미행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장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다”라며 “윤정씨 어머니인 육씨와 송씨의 행동을 더는 참을 수가 없어 대표님이 직접 고소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남동생 “엄마의 외도,
도박은 사실이 아니다”
송씨의 블로그에는 지금도 육씨가 보내온 다양한 문자와 글들이 올라 있다. 홍 대표가 육씨와 송씨 그리고 악플러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13일에도 육씨의 문자와 글들이 블로그에 올라왔다.
육씨는 ‘장윤정을 옹호하는 세상 사람들아’라는 제목의 글에서 “세상 사람들아, 저는 죽음을 구걸하려는 게 아닙니다”라며 악플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딸을 훌륭하게 가난하고 힘들어도 키위서 세상 밖으로 내보내서 이리도 유명 연예인을 만들어 놓았더니(중략) 이런 무서운 연극으로 날 만신창이로 몰고 간다는 걸 알고들 계시나요?”라며 하소연했다.
한편 장씨의 남동생 경영씨는 지난 1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출두해 받은 참고인 조사에서 ”엄마의 외도나 도박은 사실이 아니다. 그게 사실이면 당시에 밝혔어야지 왜 이제 와서 퍼뜨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용인동부경찰서에서는 송씨가 지난달 22일 접수한 고소사건을 수사 중이다.
“장씨 약혼식 치른
남자친구 있었다”
장씨 기획사 대표 홍씨가 육씨와 송씨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8일 콩한자루 블로그에 ‘패륜녀 장윤정 남편 도경완께’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발단이 됐다.
육씨는 게시글을 통해 “도경완이라는 이름은 지난해 11월 25일 도씨가 진행하고 있는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 ‘가족이 부른다’라는 코너에 초대가수로 다녀 온 장씨가 “엄마 쟤가 날 좋아한대”라는 말을 하면서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육씨는 “장윤정은 그때 당시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부모님과 동기간까지도 보고 그럴 때였었지요”라며 장씨가 도씨와 결혼하기 전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육씨의 이 글은 네티즌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장씨의 전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송씨를 통해서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송씨는 “장씨가 도씨와 결혼하기 전인 지난해 11월에 이미 약혼식과 상견례를 마친 남자친구가 있었다”며 “당시 남자친구의 직업은 국제변호사로 부모님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취재진은 송씨와 육씨가 주장하는 남자친구와 약혼설에 대한 사실 여부를 장씨의 소속사 측에 확인 했으나 “사실무근이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장씨의 동생 경영씨도 7월 9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eNEWS-기자vs기자, 특종의 재구성’을 통해 “언론을 통해 사귀는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과 다른 사람이란 것도 알았고, 또 그와 결혼한다는 것도 알았다. 청첩장 정도는 주고, 인사는 시켜야 하지 않은가”라며 장씨의 전 남자친구 존재를 밝혔다.
송씨에 따르면 육씨와 장씨는 지난 1월 이후로 서로 연락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육씨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원주에 있는 집 등으로 장씨를 찾아갔으나 경호원들에게 폭언만 들었다”고 말했다. 육씨는 “얼마나 슬픈 비극인지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진실을 밝히고 윤정이와도 화해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씨와 육씨의 다툼은 이제 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됐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어떤 판결이 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피를 나눈 모녀인 만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기 전에 넒은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