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직업 결정의 리더십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생 100세 시대를 대비해야 할 때가 왔다. 이제 취업은 안전망이 아니어서 제2, 제3의 일자리를 준비해야 할 때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동의 장기화 시대로 진입되는 시대를 맞아 일자리 창출인 직업에 대하여 알아보자.
직업(職業)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소득의 원천을 얻는 것을 통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능력발휘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게 된다. 또한 개인은 경제활동에서의 사회적 역할분담을 통해 가치창조에 기여하고 이에 따른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된다. 이렇듯 직업은 개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아울러 사회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직업선택 역시 중요한 사안이 된다.
직업을 영어로는 ‘Job’이라고 부른다. 영어 사전을 보면 ‘정기적으로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을 의미한다. 한문의 뜻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직업은 ‘소명(vocation)’, ‘섬김(service)’, ‘일(work)’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깊다. 직업이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니라 직업을 의미하는 독일어 ‘Beruf’에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일(calling)’이란 뜻이 있다.
소명이란 단순히 직업이라는 말보다 신으로부터 주어진 사명인 종교적 관념이 내포되어 있다. 공자가 말한 지천명(知天命)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Calling’은 직업과 동시에 소명으로 해석되곤 한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이뤄야할 자신만의 소명과 미션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업이란 단어는 우리의 성격과 우리가 어떠한 사람인가 하는 것에 더 많이 관련된, 훨씬 넓고 큰 고상한 의미를 지닌다. 자신이 평생 일할 직업을 선택해 후회 없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당장 돈을 많이 벌수 있는 일인가, 사회적인 트렌드로 보아서 인기 직종인가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취업을 하려는 사람의 ‘직업의식’부터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외교관이란 직업을 일찍부터 선택하게 된 데에는 오늘날 우리들이 선택하는 보편적인 기준과는 다른 것을 시사하고 있다. 반 총장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변영태 외무부 장관이 전국 각 지역의 대표적인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순회강연을 할 때다. 변 장관은 충주 교현초등학교 조회시간에서 “어린이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체력을 키우세요, 체력은 국력입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라는 말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반 총장은 무엇인가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한다.
또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소련이 항가리를 지배하여 내란이 일어나자 당시 유엔사무총장이던 다그 함마셀드에게 어린 반 총장이 학생대표로 탄원서를 써서 읽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반 총장은 나중에 어른이 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평화를 위해 일해 보고자 하는 꿈이 싹트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세계를 위해 각 나라를 돌아다니는 외교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 꿈이 있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처럼 충주고등학교 시절 외국학생의 미국방문 프로그램 (VISTA)에 선발되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이것이 반 총장이 가진 외교관의 꿈을 실현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꿈을 돌아보고
직업을 선택하자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한 직업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중에서 고르자. 우리는 대부분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자 한다.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 계획적으로 실천해야 할 사항들을 도와주는 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직업이다. 자신에게 소중한 꿈이 있는데 그것을 뒤로 한 채 살아간다는 것은 큰 인내가 필요하다.
한번뿐인 인생이라면 직업 선택이 돈 목적이 아닌 꿈을 이루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꿈을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스로 완벽한 전투무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꿈은 포기하기 싫어한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지치지 않고 해 나아갈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자신만의 독특성이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중요할 것이다. 최고의 직업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독특성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들어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식물치료사, 물고기치료사 등 새로운 직종의 직업들까지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취미를 살려서 평생직업으로 살아가거나 자영업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체험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남과 다른 차별화가 대세가 되리라 생각한다.
청소년들의 진로적성 판단을 위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버드대학 교육학과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한 ‘다중지능적성검사’도 필요하다.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과 정보화 등으로 직무와 일하는 방식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직업인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도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직업별 ‘핵심역량'을 연마하기 위하여 부단히 갈고 닦아야 그 분야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공자가 그의 제자 자하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온갖 공인(工人)들은 공장에 있으면서 그 일을 이루고, 군자는 배워서 그 도(道)를 지극히 한다. 자하는 군자의 직분을 말하려고 공인의 예와 비교했는데 공인이든 군자든 자기가 하는 일에 전심전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직분에서든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야 일을 이루고 목표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각 분야의 장인이 자신의 일을 완수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끊임없이 단련하여 기술을 숙련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떠한 분야를 택하든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배움만 가지고는 안 된다. 배움이 있은 뒤에는 익히고 또 익혀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배움만 있고 익힘이 없는 것은 공부든 뭐든 모래 위에 쌓는 성과 같다. 배웠다면 반드시 익혀서 자기 것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
21세기에는 창조와 혁신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인 바, 직업의 형태도 매우 창조적이고 혁신적일 것이다. 매년 열리는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 등에 참여하여 다양한 활동과 문화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숨은 재능을 마음껏 찾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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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의식 (경영학 박사)
충주고등학교 선배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역할모델로 정진해 경희대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이후 제일은행 지점장, 본부장을 거치는 동안 쉼 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주경야독해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 어릴 때 꿈이었던 교수의 자리에 올랐다.
은행 명예퇴직 후 인하대 겸임교수, 인천대 초빙교수를 지내는 동안 열혈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저서로는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역할모델인 반기문 총장을 소재로 한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외 다수의 책이 있다. 현재 (사)글로벌 녹색경영연구원 교육원장·교수로 재직 중이며, 최근 들어서는 ‘반기문 글로벌리더십’ 전파에 열중하고 있다.
김의식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