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창촌의 성매매 단속이 심해지며 생계가 막막해진 전국 집창촌 성매매 여성 5,000여 명은 지난 6월 29일 오후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앞에서 성노동자연대 출범식을 가졌다. 그들은 자신들도 성노동자로 인정받고 생계도 보장받고 싶어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불법, 변태영업으로 많은 돈을 챙기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업주들은 경찰 단속이 가끔 있기는 하지만 심하지는 않고 요즘은 생계를 위해 집창촌을 찾는 여성들이 늘어나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고 한다. 집창촌에서 나이 많은 쪽으로 분류되던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아가씨들은 갈 곳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이 주택가의 작은 술집이나 번화가의 변태업소에 들어가 음성적인 영업을 한다면 성매매단속 초반에 우려했던 ‘나비효과’보다 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점점 더 변태적이고 음지에로만 스며드는 변태업소를 <일요서울>이 찾아 봤다. 얼마 전 안마시술소나 증기탕, 스포츠마사지 등 몇몇 업소가 불법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경찰의 단속에 걸린 적이 있다. 아직도 무사히(?) 단속을 피해간 업소들은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을 정도로 영업이 잘된다. 이곳에는 소위 잘나간다는 집창촌 여성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집창촌 여성들은 생계가 걱정이다. 성매매특별법으로 많은 집창촌 여성들이 그곳을 떠나왔지만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다시 술집이나 변태업소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생계가 걱정인 집창촌여성들
얼마 전 집창촌에서 나온 김 모(28)여인은 “진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요. 보시다시피 지금은 몸무게가 8kg이나 불어 업소에서도 잘 받아주질 않네요”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녀는 지금 노래방 도우미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나이보다는 좀 더 들어보이는 그녀는 긴 한숨을 쉬고는 먹고 살일이 걱정이라고 말한다. 가끔 노래방에서 2차를 가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녀가 무서워하는 것은 단속이 아니다. 바로 손님이다. “손님 중에 꼭 변태손님이 있어요. 하지만 신고를 못하는 것은 이 일까지도 못하면 안 되기 때문이죠. 예전 같으면 욕이라도 내뱉고 나오지만 이젠 그럴 수도 없어요”라며 긴 한숨으로 얘기하는 김 모 여인은 집에 노부모가 자기만을 바라보며 산다고 했다. 그녀는 또 같이 일하던 언니나 동생들이 최근에 작은술집을 공동 개업해 술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장사가 너무 잘돼 너무 부러웠다는 그녀는 빨리 돈을 모아 그런 술집을 해보는 것이 현재의 꿈이라고 한다. 그녀가 말하는 ‘작은술집’이라는 곳은 일반적으로 주택가에서 조금 외진 곳에 많이 있다. 이곳은 통상 3~4명의 여자들이 장사하는 곳으로 예전에는 나이 많은 분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명 ‘찻집’이라고 불리던 이곳에 요즘은 젊은 아가씨들을 고용해 변태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부 업소에서는 ‘퇴폐쇼’까지 공연하며 손님들을 끌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퇴폐쇼 곁들인 ‘작은 술집’
경기도 성남에 사는 윤 모(36)씨는 그 작은술집에 갔던 얘기들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얼마 전 친구하고 같이 갔던 작은술집이 있었는데 진짜 죽여 줬어요. 돈도 별루 안 들고, 서비스도 죽이고(웃음) 진짜 스릴이 있어 좋았어요”하며 “진짜 돈 만들어 다시 갈 겁니다”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술 한잔 먹기도 힘들고 더욱 힘든 건 여자하고 하룻밤 데이트도 이젠 할 수 없잖아요. 예전엔 술 한 잔 마시고 청량리에 있는 창녀촌(집창촌)이라도 가서 회포를 풀곤 했는데…그런 곳(작은술집)이 있는 줄 몰라서 못갔죠” 요즘 그는 성매매특별법단속으로 술 한 잔 마셔도 집창촌을 찾기가 겁이 나기 때문에 아예 꿈도 꾸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도 총각이라는 윤 모씨는 “그렇다고 비싼 룸살롱 가서 술을 마시긴 너무 부담스럽고 또 여자를 사귀기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요즘은 인터넷 채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채팅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마 적은 돈으로 즐기기 위해서 일거예요. 물론 채팅하는 분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도 맨 처음엔 그러려고 한 것이 아니라 허전한 마음에서 한번 한 것이 이제 아예 중독자가 돼 버렸네요. 솔직히 (상대가)미성년자만 아니라면 괜찮지않나요. 같이 데이트도 즐기고 술 한 잔도 마시고 그러다가 마음 맞으면 그날 제끼고(같이있고)….다 그런 거죠 뭐.”
돈 없으면 갈 곳이 없다?
그는 또 “그 법(성매매특별법)이 잘못 됐다는 건 아니에요. 당연히 여성들이 보호를 받을 것은 받아야죠. 하지만 자꾸 음성적으로 변해 가는 것은 정말 심각합니다. 말만 술집이지, 그곳은 집창촌하고 다를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작은술집에서 어떤 서비스를 받아보았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 상기된 모습으로 “술을 마시다가 서로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고 있는데 앞에 앉은 아가씨가 갑자기 탁자 밑으로 들어가 친구의 XX를 XX으로 애무해 줬어요. 나도 옆에 앉은 아가씨로부터 그런 서비스를 받고 나니 진짜 스릴이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한다. 또 양주 작은 것 한 병(15만원)을 시키면 그녀들이 파트너를 바꿔가며 서비스를 해주기로 했고 조금 더 돈을 주면 즉석해서 성행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린 그 작은 술집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게 서울 성내동의 작은 술집 위치를 알아내 찾아가 보기로 했다. 우린 13일 저녁 8시쯤 그가 말한 성내동 작은 대로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작은 술집들이 많은 곳으로 도착했다. 시간이 이른지 아직은 썰렁한 분위기.
집창촌과 다를게 없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거리 자체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아닌것 같았다. 저녁 10시쯤 되자 업소 아가씨들이 하나둘씩 숨바꼭질하듯 얼굴을 내밀다 들어가길 여러차례. 드디어 젊은 남성 두 명이 지나가자 그녀들은 길을 막고 술 한 잔 하고 가라며 손을 잡아 끈다. 예전에 집창촌 같은 풍경이다. 저녁 10시30분쯤 한 청년이 비틀거리며 그 작은술집으로 들어가자 마자 안에 있던 아가씨가 재빨리 술집 문을 잠근다. 그리고는 계속 바깥을 주시하며 앉아있다. 윤 모씨가 말한 집창촌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이것이 아닌가 싶었다. 손님을 기다리는 영업집에서 왜 문을 걸어 잠글까? 시간이 한 시간쯤 흘렀을까 그 젊은 청년은 아까 보다 더 많이 취해서 나온다. 문 앞까지 인사하러 나온 아가씨는 “오빠 잘가”라고 인사하며 깔깔대고 웃는다.
일단 우리는 그 술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문을 열고 가게 안에 들어서니 어두컴컴한 불빛에 파란 네온조명 아래 20대로 보이는 여종업원 3명이 민소매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웃으며 인사를 한다. 40대쯤으로 보이는 여자가 술집 주인인 듯했다. 일단 우리는 5명 예약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한 아가씨는 “오빠 두명은 자르고 와”라며 웃는다. 여종업원은 모두 3명이란다. “술값이 얼마냐”라는 질문에 일인당 6만원이라고. 그것이 기본으로 맥주 작은 것 5병에 안주(황도, 오징어, 마른안주, 한치중 택1)가 나오고 2명일 땐 맥주 10병과 안주2개에 10만원이란다. 2차도 갈 수 있냐는 질문에는 한 아가씨는 문 닫고 하면 되지 어딜 가냐고 한다. 업소에서 버젓이 매춘까지 한다는 얘기다. 그럼 이곳에도 방이 있냐는 말에 마담의 눈치를 받아서 인지 갑자기 말을 바꾼다.
업소 안에서 3차까지 치른다?
“그냥 스킨십이나 하고 술 먹고 가면 되잖아. 여기는 방 같은 것 없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을 많이 이용해 봤다는 임모(38)씨는 대충 2차 가격은 8만원에서 15만원이라고 귀띔한다. 그리고 마음만 맞으면 바로 업소 안에서 성행위까지 할 수 있다고. 거기다가 더 심한 곳은 집창촌에서나 볼 수 있는 쇼(?)까지 공연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린 여종업원에게 “쇼(?)도 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런 것도 해요?”라고 물어보니 그런 것은 안한다며 펄쩍 뛴다. 혹시 이곳에 쇼를 하는 곳이 있다는데 아냐고 물어보니 자신들도 다른 가게 사정은 잘 모른다고 한다. 오히려 우리들에게 “그런 곳이 이 동네에 있대요?”라고 되물어 보니 이곳은 분명 쇼를 하지는 않는 듯했다. 하여튼 그런 업소가 있다고는 했지만 우린 그곳을 찾지는 않았다. 이렇게 작은 술집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성매매금지법으로 인해 성매매는 점점 더 음성화 되어가는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작은술집들이 제2의 집창촌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김성부·박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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