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窓을 열며] 가을 닮은 아름다운 님이시여
[詩窓을 열며] 가을 닮은 아름다운 님이시여
  • 장미향 시인
  • 입력 2013-12-09 11:17
  • 승인 2013.12.09 11:17
  • 호수 1023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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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닮은 아름다운 님이시여

 

천봉산자락 자산의 가을이
상산관 뜨락으로 내려와
찻잔에서 화려하게 일렁입니다

북천변 들판에서도 영그는 가을
온갖 세파에도 낟알 빼곡 채워
고개 숙인 벼이삭처럼

갈고 닦은 차인의 정성으로
우린 차 한 잔에
추모의 마음을 오롯이 담아
임진란에서 순직한
호국영령 앞에 올립니다.

조국을 지키려다 순직한 님이시여
우리들의 삶의 터전 지켜주신
찻잔에 어리는 님이라도 보고파
여기 후손들이 모였습니다

대금소리에 흔적을 더듬으며
차 우리는 차인의 손끝을 빌어
영롱한 찻물에 아픔을 녹이소서

찻잔에 어려 있는
가을 닮은 아름다운 님이시여


*임진왜란 시 관군과 의병들이 뜻을 모아 격전한
경북상주 임란전적지에서 헌공다례를 올리며…

장미향 시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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