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주변 밤거리는 꽃미남 천국
시화호 주변 밤거리는 꽃미남 천국
  • 김성부 특별취재팀 
  • 입력 2005-06-14 09:00
  • 승인 2005.06.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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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유행하던 노래 중에 이런 제목의 노래가 히트를 한적이 있다. ‘세상은 요지경’ 참으로 요지경 속이다. 남자들은 여자를 찾아다니고 여자는 남자를 찾아다니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하룻밤 ‘원 나잇 엔조이’하기 위해 불꽃에 뛰어드는 부나비처럼 서로를 찾아 밤거리를 헤맨다면 요지경 세상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시화호 단지가 바로 그곳. 거리에는 노래방 등지에 여자를 공급해주며 불법영업을 하는 봉고차들이 바쁘게 드나들고 다른 한편에는 소위 말하는 꽃미남들이 운전하는 고급 차량들이 줄지어 여자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일요서울>은 시화호 단지에서 꽃미남들이 티켓(시간으로 끊는 접대행위)을 끊어 영업한다는 제보를 입수, 그 실태를 파헤쳐본다. 지난 7일 우리가 시화호 단지 내에 있는 번화가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9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거리는 아직 한산했지만 여기저기 자극적인 광고 문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루에 두 번 땡칠이 서비스”, 사장님이 오케이 할때까지” 등 조금은 아리송한 문구들이다. 우리는 자리를 옮겨 시화단지에서 가장 번화가라고 하는 49블록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번화가와 조금 떨어진 으슥한 밤거리에 여자들이 한명씩 서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서 있는지 궁금해 그 여자들을 추적해 보기로 했다. 조금 있으니 고급 승용차가 그녀 앞에 서더니 몇 마디하고 어디론가 떠난다. 우린 그 차를 따라가다가 놓쳤지만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나중에 선수(호스트)에게 듣고 알 수 있었다. 그녀를 태우고 간곳은 원룸촌. (이곳에서는 이주민촌이라고 불린다.) 이곳으로 왜 갔는지 물어 보니 나라시(불법자가용영업)아니면 숏타임(?)일거라는 호스트 얘기였다.

‘나라시’는 호스트들이 손님들의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것이고 ‘숏타임’은 여자를 상대로 짧은 밤, 즉 밤을 지새우지 않고 짧은 몇시간 동안 성관계를 갖는다는 얘기다. 가격은 얼마 정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요즘은 가격보다는 삘(feel)이에요. 필이 통하면 그냥 무료로도 서비스 해줘요. 하지만 통상적인 가격은 5만원 정도죠.” “여자가 남자에게 5만원을 낸다는 말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웃음) “요즘은 여자든 남자든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니까요. 우선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삘(feel)이 중요해요. 예전처럼 여자들이 빼고 그런 것 없어요. 즐기고 싶으면 여자도 즐겨야죠. 아닌 말로 우리들이 서비스해주는 것을 생각하면 싼 거죠.” 라고 말하는 호스트의 당연한 표정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삘이 오는 손님은 공짜?
저녁 11시가 조금 넘어서자 여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우린 사진을 찍기 위해 그들의 차량이 잘 보이는 근처 술집2층에 자리를 잡았다. 위에서 보니 밤거리 남녀들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 왔다. 호스트들의 차량에 여러명의 여자들 보다는 한두명을 태우고 움직인다는 것이 의외였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술집의 주인인 듯한 여자가 우리에게 지금 무엇을 하느냐며 경계의 눈빛으로 몰아세운다. 우린 신문사에서 취재를 나온 사람들이라고 신분을 밝히고 취재협조를 부탁했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던 박아무개(48) 여사장은 잠시 후 지금도 호스트 하려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많이 찾아온다는 얘기를 한다. 얼마 전 이곳에서 선배인 듯한 호스트 한명이 3명 정도의 초보자 호스트들을 교육시키는 얘길 우연히 들었다고 한다. 그 호스트 선배 왈. “니들 우선 돈이 조금 들더라도 비뇨기과에 가서 거시기를 인테리어(?)하고 와라. 안 그러면 니들은 프로가 될 수 없다”고 해서 박장대소했다고.

프로 되려면 거시기 인테리어
그들은 노래방 도우미, 안마시술소 등 웬만하면 안 뛰는 곳이 없다고 한다. 우린 박아무개(23)호스트를 어렵게 만나 얘기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온지 1년 정도 됐다고. 그는 서울보다는 이곳이 차라리 마음은 편하지만 돈은 안 된다고 한다. 이곳 노래방 도우미는 시간당 2만5천원에서 3만5천원 정도며 그날 하루 종일 즐기는 것은 30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매니저(?)들에게 떼어주는 돈이 5천원에서 1만원 정도라고. 그는 한 달에 잘해봤자 3~4백만원 벌면 잘 버는 거라고한다. 요즘 손님 계층이 어떠냐고 물으니 “거의 젊은 여자들이 주를 이루지만 가끔 트랜스젠더가 오기도 해서 당황했어요”라고 한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호스트를 하려고 찾아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이렇게 얘기한다.

“솔직히 호기심으로 하려는 친구들이 많아요”. “재미도 보고 돈도 벌고……. 그렇지만 이 생활이 호락호락한 생활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는데요”.“여자 손님들 비위 맞추는 것이 쉬운 것 같아도 진상(?)하나 만나면 그날 하루 일진 완전 꽝이라고요”. “뿐만 아니라 제 친구 같은 경우는 더 심해요”. “제 친구가 지방에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하려 구인광고를 보다가 웨이터 월 3백만원 보장이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그곳이 호스트바였다고 합니다”.“그 친구가 돈 버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인지 몰랐다며 나를 불러 같이 호스트 생활을 하게 됐는데 그놈아가 나중에는 학교도 때려치우고 호스트 마담생활을 하게 됐지요”. “하지만 마담생활을 하면서 단골손님들이 술값을 외상하고 도망가고 그러면서 그 놈아 빚이 천만원을 넘게 되니 업주들은 그것을 빌미로 이 가게 저 가게로 그놈아를 팔아넘기면서 지금은 어디 있는지 연락도 안 됩니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쉽게 돈벌려 시작한게 화근
어느덧 시간은 새벽 3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여자들을 인터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인가. 몇 번의 시도 끝에 두 명의 여성과 어렵게 인터뷰를 했다. 그들의 직업은 호스티스. 우선 남자 도우미가 있는 노래방에 가봤냐는 질문에 “아저씨 여기가 남자도우미들 천국 이에요. 49블록 뒤에 있는 OO마트 뒤쪽이 전부 여성전용 노래바인데 안 가보셨어요? 거긴 2부장사하니까 지금이라도 가보세요. 새벽4시부터 2부장 사니까요.” “2부장사가 뭐죠?”라는 기자의 질문에(한심하다는 듯) “1부 장사는요, 그냥 남자손님들이나 아무 손님들 모두 받고요, 2부장사는 여자 손님들만 받는다구요.” “그렇다면 혹시 남자 도우미들과 2차를 가는 여성분들도 많은가요?”라는 질문에 “1차로 기본 시켜서 먹어요. (가격은 25만원에서 30만원) 기본은 국산양주(딤플, 임페리얼, 스카치블루등)와 맥주 몇 병 서비스 음료등 기본 셋이구요. 남자도우미 접대료 10만원인데 2차는 서로가 느낌이 통하면 같이 가요.” “그럼 2차비용은 여자들이 부담하나요”하는 질문에 “아저씨 답답하시네. 서로가 마음에 들어서 가는 건데 무슨 2차비요? 아저씨 남자랑 여자랑 똑 같이 생각 하세요. 남자도 땡기는 것이 있듯이 여자들도 마찬가지란 말이에요. 그래서 2차 가는 건데 무슨 돈? 그러지 말고 나중에 우리 술집에 놀러와요. 내가 확실히 말해줄게요”라며 휴대 전화번호를 당당히(?)알려주며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이 왠지 씁쓸해보였다.

김성부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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