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맞은 보험사들 “눈앞 이익 줄었는데 당장 뭘 먹나”
기근 맞은 보험사들 “눈앞 이익 줄었는데 당장 뭘 먹나”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3-11-25 10:08
  • 승인 2013.11.25 10:08
  • 호수 1020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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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김나영 기자] 보험업계가 쪼그라든 실적으로 인해 전전긍긍 중이다. 현재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수익성이 줄어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손보사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또 이익이 급감하면서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들에 미치는 타격이 커 우려된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저마다 타개책을 모색 중이나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선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사, 즉시연금 대폭 감소로 수입보험료 줄어 ‘한숨’
손보사, 자동차 손해율 치솟아 순이익 급감에 ‘울상’

국내 보험사들의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 경영실적은 어두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지난 4~9월 수입보험료 총액은 48조50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줄었다. 수입보험료는 가입자들이 납부하는 보험료 총액으로 생보사 수입보험료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생보사들의 보험영업이익은 131억 원으로 역시 하락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모두 내려갔는데 각각 0.6%, 6.7%로 전년 동기보다 떨어졌다. 이는 저축형보험의 판매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쪼그라든 저축성 버리고
보장성으로 선회할까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빅3’이자 생보업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수입보험료가 크게 줄었다. 해당 기간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11조49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축소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와 달리 즉시연금 등 저축성보험의 판매가 줄어든 것을 수입보험료 축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판매한 즉시연금 규모는 2012 회계연도에는 5조2460억 원이었으나 2013 회계연도 상반기에는 6000억 원에 지나지 않았다. 기간이 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무려 4배가 넘는 차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당시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이 종료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가입자가 급증했던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목돈을 위탁한 후 매달 조금씩 나눠 받는 즉시연금의 특성상 다소 경제력이 있는 고객들이 높은 금액을 맡긴 것도 한몫 했다. 결국 올해 상반기 실적과 이익이 나빴다기보다는 지난해 실적과 이익이 특수한 것이었다는 항변이다.

생보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실적 부진을 짐작했다는 듯 다소 담담한 분위기다. 관계자들은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위주의 판매전략을 재정비해 수입보험료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손해율 낮추기가 관건
중소형 손보사는 ‘곡소리’

같은 기간 손보사들을 살펴보면 순익은 1조11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급감한 수치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6%포인트 증가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장기손해보험 사업비율도 1.0%포인트 올라 수익성을 깎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가리킨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0%로 알려져 있는데 올 상반기의 경우에는 86%로 지나치게 높았다.

적정 손해율이라 해도 납부한 자동차보험료 중 사업비로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면 거둬들인 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이 똑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보다 높은 86%라는 수치는 손보사들의 손실을 예고했고 결국 보험영업에서만 4121억 원의 손해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ROA도 1.4%로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억울한 손보사들은 투자영업이익의 경우 2.3%가 늘었음을 강조했으나 자동차보험 손해율에서 생긴 구멍을 메울 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대형보험사보다는 중소형보험사가 더욱 휘청거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를 증명하듯 손보업계의 상위권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은 당기순이익 감소 폭이 10%대에 머물렀다. 반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악사, 에르고다음, 더케이 등 온라인 손보사들은 아예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결국 관건으로 떠오른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낮추기다. 손보업계 전체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춰야 중소형 손보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08년 69.6%, 2009년 75.2%, 2010년 79.9%, 2011년 82.3%, 지난해 84.0% 등으로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시급한 것은 생보사보다 손보사 쪽의 손해”라면서 “대대적인 손보사업 구조개선이 이뤄져야 중소형 손보사들이 적자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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