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최근 대구·경북지역의 공무원들이 잇따라 경찰에 덜미를 잡히고 있다. 지금은 사정 당국의 국고보조금 수사 집중으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의 허술한 업무 행태로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세무 공무원까지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구 경북 관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는 국고보조금 지급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현직 시청 직원 10여명이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어디까지 불똥이 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 노점상 좌판 제작사업과 관련, 보조금 통장 개설 여부와 자부담금 입금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사업을 승인하고, 자부담금이 입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조금을 업체가 요구하는 대로 집행해 포항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배임)로 포항시청 소속의 이모(54·5급)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한 포항북부경찰서는 현재 보조금 사업과 관련, 정보 수집이 한창이다. 경찰은 일단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경찰은 앞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 동안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이 14명이 신청한 인건비와 수당을 지급하며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급한 포항시청 공무원 김모(48·여·7급)씨 등 2명도 직무유기 혐의로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또 영농조합법인 보조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허위로 문서를 작성하고, 보조금을 부당지급한 포항시청 김모(58·5급)씨 등 2명을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포항시청 공무원들은 관련 서류를 꺼내 재차 확인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무 공무원들의 비리도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0일 세무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대구지방국세청 경산세무서 박모 (55·5급)과장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대구지역 성형외과 원장, 나이트클럽 운영자 등 3명으로부터 수입금액 누락 신고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휴가비와 명절 떡값 명목으로 총 16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세무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대구지방국세청 북대구세무서 공무원 이모(56·6급)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공문서 허위 작성, 보조금 부정 지급, 뇌물수수 등이 잇따라 적발되자 시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천모(43)씨는 “포항을 비롯해 대구·경북 곳곳에서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과 세무 공무원 횡령 등의 비리가 드러나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허술하게 업무처리를 한 부분과 국민의 세금을 걷어들이는 세무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것은 용납키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kkw53@ilyoseoul.co.kr
경북 김기원 기자 kkw53@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