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원 LIG 회장 일가, LIG손보에서 손 땐다…CP 피해보상 자금 마련
구자원 LIG 회장 일가, LIG손보에서 손 땐다…CP 피해보상 자금 마련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3-11-19 16:31
  • 승인 2013.11.1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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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원 LI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가 50여년을 일궈온 LIG손해보험에서 손을 때기로 했다. 이들은 주식 전량을 매각해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 보상액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19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다하고 신용이 생명과도 같은 LIG손해보험의 계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면서 지분매각 가정에서 저에게 요구되는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LIG의 모체기업이자 자산 18조 원 규모의 핵심 계열사인 LIG손보는 사실상 매각 절차를 밝게 됐다. 구 회장 일가는 보유주식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이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LIG손보 지분율은 총 1257만4500주(지분율 20.96%)로 현재 주가(3만0450원)로 환산하면 3828억여 원이다.

1대 주주인 구본상 부회장이 6.78%, 구본역 LIG엔설팅 고문이 3.60%, 구본욱 LIG손보 상무가 2.82%,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이 2.49%, 구자원 회장 0.24% 등을 갖고 있다. 

LIG는 올해 초부터 사재출연을 통해 730억 원 상당의 피해보상 조치를 이행했고 지난 14일부터 CP 투자자 700여명 전원에 대해 약 1300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약 1300억 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으나 확실하고 신속한 자금 조달을 위해 LIG손보 지분 매각을 선택했다는 게 LIG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LIG는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전체 피해액 약 2100억 원에 대한 보상을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LIG손보 측은 곧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최종 매각까지는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대형손보사인 LIG손보가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 주체에 따라 국내 손보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로 LG, GS계열이나 우리·신한·하나·KB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NH농협, 한화, 롯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 보험사가 인수할 경우 상위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매각이 마무리 될 경우 LIG그룹 내 금융계열사 매출이 9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LIG그룹의 규모 또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의 모태를 매각하게 돼 그룹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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