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자신이 돈키호테라는 기사라고 착각하고 시종인 산초와 모험을 찾아 떠난다. 풍차를 괴수 거인이라며 달려들지 않나, 여관을 성이랍시고 찾아 들어가 하녀인 알돈자에게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무릎을 꿇지 않나, 여관주인을 성주라고 착각하고 기사작위를 수여 받고 면도대야를 황금투구라고 우기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듯 알돈자는 돈키호테를 미친 노인이라고 무시하지만, 결국 그의 진심에 감동받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주는 돈키호테 덕분에 알돈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억센 노새끌이들에게 처참히 짓밟히고 만다. 다음 날 엉망이 된 알돈자를 발견한 돈키호테는 여전히 그녀는 아름다운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무릎을 꿇지만, 절망에 빠진 알돈자는 자신은 숙녀도 아니며 더럽고 천한 거리의 여자일 뿐이라고 울부짖는다. 알돈자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돈키호테 앞에 이번에는 거울의 기사들이 나타나 결투를 신청한다. 거울에 비친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본 알론조는 자신이 기사 돈키호테가 아니라 그저 한 노인임을 깨닫고 쓰러진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오랜 시간 수많은 관객들에게 최고의 작품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여타 작품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의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맨오브라만차>는 이상을 노래하는 돈키호테와 현실에 갇힌 세르반테스라는 두 명의 인물을 통해 관객들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삶 속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든다. 이상을 가지고 사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해야 하기 때문에, 꿈과 인생에 대한 배우의 가치관이 다른 어떤 작품보다 더 잘 드러난다.
2005년 한국 초연부터 지금까지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총 7명의 돈키호테를 배출했다. 김성기, 류정한, 조승우, 정성화, 황정민, 서범석, 홍광호로 이루어진 7명의 역대 돈키호테들은 모두 대한민국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가창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최고의 배우들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를 통해 7인 7색의 매력을 가진 자신들의 돈키호테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조승우와 정성화가 돈키호테 역할을 맡았다.
티켓 가격은 VIP석 13만 원, R석 11만 원, S석 8만 원, A석 6만 원이다.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