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엔케이, 매장 철수 속 숨은 이야기
리엔케이, 매장 철수 속 숨은 이야기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3-11-18 10:02
  • 승인 2013.11.18 10:02
  • 호수 1020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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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도 구원 못한 코웨이 적자의 늪

▲ <사진=뉴시스>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코웨이의 화장품 브랜드 리엔케이(Re:NK)가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철수하면서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리엔케이는 롯데면세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만 입점해 있었다. 2년 5개월여 만의 면세점 매장 철수에 이어 방문판매 위축, 성장 둔화 등 각종 악재로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난무하다. 일각에서는 코웨이가 웅진그룹에서 MBK파트너스로 매각된 뒤 입은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타격을 이유로 지목하기도 한다. 코웨이는 이를 전면으로 부인하며 방문판매에 더욱 집중할 계획임을 알리고 나섰다.

상반기 흑자전환…‘반짝 효과’에 그쳐
소문 무성해도 “사업 철수 없다” 단호

업계에 따르면 리엔케이는 지난달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매장에서 철수 했다. 롯데 인터넷 면세점에서도 지난달 28일자로 판매가 중단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리엔케이는 국내화장품 브랜드 입점을 확장하면서 들여왔던 브랜드로 특별히 알려진 매장 철수 이유는 없다”며 직접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리엔케이는 복귀 당시부터 변함없는 피부로 주목받은 배우 고현정을 모델로 기용하고, 직접 제조 과정에 참여해 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이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흑자로 전환하지 못한 상태다. 2011년엔 193억 원, 2012년엔 13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화장품부문 매출액은 16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코웨이는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반짝 매출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렌털업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어 일명 코디조직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방문판매 시장에서만 매출의 90% 이상을 올리고 있다. 방문판매가 절대적인 유통 채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코웨이는 정수기 시장의 약 50%, 공기청정기 시장의 약 41%, 비데 시장의 43%, 연수기 시장의 약 66%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코웨이가 판매망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고객은 약 300만여 명에 이른다.

코웨이가 화장품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바로 이런 이점 활용에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문판매의 경우 판매망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므로 판매망만 잘 갖춰져 있다면 제품 인지도가 높아지는 순간 사업 확장 속도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소비패턴의 변화로 방문판매 채널이 위축되면서 코웨이가 완전한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초반에는 ‘에스체’, ‘효의미’ 등 6개 브랜드 사업을 통해 국내 매출을 뛰어 넘는 빠른 성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로 매각한 이후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따른 여파로 매장 손님의 이탈이 일어났고,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화장품 사업이 생각보다 더디게 성장하자 지난 5월에는 새로운 수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한국P&G, 제일모직 임원을 두루 거치면서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 황진선 전무를 코스메틱 사업본부장으로 임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황 사업본부장은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객 접근성 높이기 위한 철수일 뿐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웨이의 적자 사업인 국내 화장품 사업의 철수 여부가 내년 코웨이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만약 철수가 결정된다면 손익구조의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하지만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의 매출에서 화장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기준으로 약 4%지만 임원 영입 등 화장품 부문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 측 관계자는 “면세점 철수는 면세점 특성상 한정된 고객들만이 접근하기 때문에 고객 접근성을 더욱 높이는 방안을 찾고자 내린 결정이다”면서 “초창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입점했던 것으로 화장품사업 철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화장품 사업 경영방침에 있어서 다각도로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방문판매 사업에 더욱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코웨이는 리엔케이 외에도 한방화장품 올빚, 자연주의 화장품 네이처런스 프롬 등 3개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인채널인 방문판매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꾸준히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리엔케이를 중심으로 브랜드 광고 확대와 동시에 라인업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품질 향상을 통한 매출액 75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장품사업 내에서도 핵심과 비핵심 사업 군의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중국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핵심 브랜드 키우기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는 의미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리엔케이는 지난 8일 지난 1월부터 CJ오쇼핑에서 총 13회 판매 방송을 진행한 결과 누적 매출액이 1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리엔케이는 올 1월 홈쇼핑 판매를 시작으로 지난 4월부터 판매 종류를 확대했고, 약 18만 개의 누적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주옥 리엔케이 브랜드 담당자는 “단일 홈쇼핑 채널을 통해 입소문만으로 브랜드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요구에 맞는 제품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코웨이의 야심찬 화장품 신사업이 계속해서 수익성 저조와 위기설에 휩쓸린 가운데 방문판매와 홈쇼핑을 통해 적자를 털고 일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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