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화證…5명 중 1명 퇴직 현실화되나
이번엔 한화證…5명 중 1명 퇴직 현실화되나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3-11-18 09:37
  • 승인 2013.11.18 09:37
  • 호수 1020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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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구조조정 고삐 조인다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증권업계의 인력감축이 현실화되면서 한화투자증권의 대규모 인력조정이 함께 이뤄질 것인지에 초점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진형 사장의 경우 구조조정의 대가로 불리고 있어 곧 한화증권의 몸집이 축소될 공산이 크다. 앞서 명예퇴직 바람이 불던 증권업계는 중소형으로 분류되는 KTB투자증권, NH농협증권, SK증권 등이 이미 조직을 줄였거나 줄일 계획을 발표했다. 게다가 업계 최상위권인 삼성증권의 구조조정설까지 나돌면서 증권맨들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형국이다.

주진형 사장이 든 메스…임원보다 직원들 겨냥해 ‘벌벌’
KTBㆍNHㆍSK증권 이어 삼성증권도 감축설 ‘솔솔’

최근 한화증권에 재직 중인 A씨는 서둘러 사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이번에야말로 직원 5명 중 1명이 나갈 것이라는 등 내부에서 도는 이야기가 심상찮았기 때문이다.

사실 신임 사장이 부임한 지난 9월 이래로 조직의 몸집을 줄인다는 제스처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전 직원 1700여 명 중 20%에 해당하는 350여 명 규모의 명예퇴직이 예상되고 일부는 이미 명단에 올라 있다는 식의 구체적인 방안을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화증권 노조에 따르면 한화증권은 곧 노사협의회를 열어 인력 구조조정안과 관련한 의견차를 정리하고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사 측이 마련한 인력 구조조정안은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의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예상 명단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주진형 사장은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 출신으로 전략가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앞서도 주 사장은 정식 부임 전인 지난 8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일찌감치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다.

해당 설문조사는 회사의 비용 절감을 위해 급여 삭감과 인력 해고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냐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급여 20% 삭감, 인원 20% 감축, 급여 10% 삭감 및 인원 10% 감축 등 세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어느 쪽이든 직원들의 불만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한화증권 내부에서는 결국 주 사장의 의지대로 인력의 20%를 내보내는 안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며 겁에 질린 분위기다. 불안한 직원들 중 일부는 타 증권사로의 이직을 알아보는 등 나름대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증권사마다 몸집 줄이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도

그러나 외부 사정 역시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 전 SK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해 주목받았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SK증권은 이달까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많게는 30%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임원들의 경우에는 일괄적으로 5%의 급여 삭감이 있었으며 일부는 조직개편으로 해임됐다.

이 조직개편은 리테일에 이어 관리부서까지 이어졌다. 올해 초 SK증권은 자산관리(WM)부문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영업점 2~3곳을 묶어 통폐합해 PIB센터를 세웠다. 이번에는 홀세일 사업본부와 채권본부를 법인사업본부로 합치고 기업문화실은 경영지원실에 흡수시켰다. 일부 임원들 역시 이러한 개편 과정에서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화제가 됐다. KTB증권 전 직원 550여 명 중 30%인 160여 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젊은층이 많아 더욱 회자됐다. 이들은 대부분 리테일과 IT 인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H증권도 리서치 부문에 있는 고액 연봉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감원 작업을 벌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몸값이 높은 통신ㆍ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타깃이 됐다. 게다가 NH증권의 경우 향후 NH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우투를 중심으로 재편이 일어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해에 두 차례 조정?
어두운 표정의 증권맨들

또 업계 톱인 삼성증권마저 추가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후문에 휩싸여 있다. 회사 측은 부정하고 있지만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7월 구조조정 이후 연내 후속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상은 차장ㆍ과장급 150여 명에서 200명 선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앞서 있었던 구조조정에서도 과장ㆍ대리급 170여 명을 그룹 내 금융ㆍ전자계열사로 전환 배치했다. 또 15개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폐합하거나 소규모 점포인 브랜치로 낮췄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몇 년간 상시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연 10% 선에서 인력을 조정해 왔으나 이제는 그 형태가 바뀔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조직의 몸집을 줄이고 인력을 내보내는 것은 실적 악화가 주된 이유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진폭이 상당하다는 것이 하나같은 목소리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6% 급감하기도 했다.

게다가 62개사 중 절반에 못 미치는 26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자본금 3000억 원 미만의 소형증권사의 43%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3000억~1조 원의 중형증권사는 29%, 1조 원 이상 대형증권사는 10%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나빠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인력 감축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라며 “그것도 전체 인원의 20~30%와 같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증권맨들 사이에서는 회사의 실책을 구성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불만이 급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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