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 박주선·김효석·정장선 ‘비관적’ 강동원·조배숙 ‘긍정적’
광주지역 포럼 활동 인사 실행위원 배제 “민주당으로 가겠다”
“안철수, 영입하고 싶은 인물 의도적으로 흘려 언론플레이 중”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이달 말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목표로 신당 창당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관계자에 따르면 안 의원은 이달 말 창준위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 관계자는 “중앙당을 구성하고 난 뒤 시·도당을 구성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는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창준위를 공식화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대선을 전후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방방곡곡에는 안철수라는 대안 세력의 등장과 함께 지역포럼들이 결성되면서 안철수 신당 창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당 창당 준비를 본격화함에 따라 야권 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지지율이 민주당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정당지지율을 물은 결과 새누리당 41.9%, 안철수 신당 23.3%, 민주당 15.8%로 나왔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인사들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안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로 나타났을 뿐 지방선거에 안철수 신당 쪽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지지율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은 안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 세력에 대한 이탈 조짐도 심상치 않다. 특히 안철수 신당의 기반인 호남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인선된 호남 지역 실행위원 명단에는 나기백 전 참여자치21 공동대표 등 지역포럼 인사들도 인선됐지만 일부는 포럼과 무관한 인사로 인선됐다. 실행위원 명단에서 탈락한 손재홍 광주시의원은 “나를 포함해 정말 열심히 뛰어온 사람들은 이번 인선에서 다 배제됐다. 인선된 인사 면면을 볼 때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며 “인선 이후 이 지역 포럼들은 거의 와해된 상황이며 안타깝게 탈락한 인사들 대부분이 안철수 안티 세력으로 변했다. 어떤 식으로든 항의적 조치를 취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포럼 인사 중에서는 민주당 등 기존 정당으로 다시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신당 ‘이상징후’
박주선‘복당’ 조율 중
또한 안철수행에 관심을 보였던 호남 의원들도 이들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은 안철수 신당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뜻을 내비쳤으나 본격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장에선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인사는 “예전과 달리 김 전 의원이 잘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을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남지역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바람이 거셌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국감장에서 “민주당과 함께 하셔야죠”라며 박 의원에 러브콜을 보내와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 입당을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무소속 박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민주당 입당을 준비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협의가 끝난 뒤 언론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영입 1호인 정장선 전 의원도 안철수 신당 합류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일부에서는 신당 창당 작업에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지만 정작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안철수 신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렇지만 나 혼자서 야권 통합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부정적 반응을 전했다.
또 장세환 전 의원도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이다. 최근 장 전 의원을 만난 한 측근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인지 물어봤지만 장 전 의원은 정작 ‘내 입으로 합류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안철수 신당을 거론한 적도 없다”며 “주변에서 흘린 것뿐이다. 그리고 안철수 신당 합류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소속 강동원 의원이 장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이냐고 물어봤다”며 “이때도 완강하게 교감조차 없는데 무슨 합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 이강래 전 의원 등도 안철수 신당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무소속 강동원 의원은 안철수 신당 합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의원 측 관계자는 “신당 여부에 대해서 지금은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강 의원이 안철수 의원이 참여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안철수 신당에 우호적이라고 말한다. 이 외에 조배숙 전 의원 등도 안철수 신당에 우호적이다.
이처럼 안철수 신당에 관심을 보였던 이들이 신당 합류에 부정적 의사를 표시, 민주당에 남으려는 기류가 강하다.
언론에서 ‘안철수행이 점쳐졌던 호남인사’ 일부는 자신과는 달리 안 의원 측에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 A 전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도지사를 전제적으로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 진위를 파악해보니 안 의원 측에서 흘린 이야기”라며 “한 언론사에서 여론조사를 돌려, A 의원이 지지율 1위를 달리자 이러한 말들이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의원이 대선 캠프를 꾸렸을 때 캠프 사람들의 평판을 조사했던 것처럼 이번 인물 영입에서도 ‘함께할 사람과 함께하지 못할 사람’을 구분하는 것 같다”며 “실행명단에서 탈락한 것도 평판조사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 과정에서 신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 비전 등을 밝히고 이에 부합하는 인사들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노선 설정에 앞서 참신한 인물부터 찾고 있는 것.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안철수 신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국회 진출 후
안철수 실체 의구심 증폭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안 의원이 주장하는 새 정치에 대한 실체가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대선 때 보여줬던 ‘간보기식’ 정치가 계속될 뿐 아니라 원내 진입 후 새 정치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 예상됐지만 아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민주당과의 주도권 싸움만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에 관심을 보였던 인사들조차 ‘제2의 문국현’이 될 것이란 시각이 잔재한다.
또 안 의원 ‘멘토’들의 이탈도 한몫했다. 법륜 스님, 최장집 교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결별한 것은 안 의원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 측 관계자들은 “안 의원 특유의 ‘CEO’ 스타일이 원로들 간의 만남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토론을 하면 잘 듣는 편이지만 혼자 조용히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이유로 원로그룹들은 힘을 받지 못하고 이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도 “안 의원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며 “이들이 주도하다 보니 거물급 인사들이 합류를 머뭇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내 진입 후 안 의원이 보여줬던 행보들을 보면 ‘정치 초년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 그에게 정치 생명을 걸 수 없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안 의원이 특검 주장을 위해 기자회견할 당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발언을 할 것이란 기대치가 있었다. 이를 테면 ‘안철수, 국정원이 사찰했다’ 등의 메가톤급 발언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그러나 모든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특검’을 주장해 안 의원의 정치적 입지와 정치력 부재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로 인해 ‘거물급 인사’들이 합류하지 않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스기사
안철수 특검 발언, 왜 하필 이 시점에…
독자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4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의원은 “수개월째 계속되는 국가기관 불법개입 의혹에 대해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라며 특별검사 수사를 여야에 제안했다.
이어 “우리 정치권은 저성장, 고령사회, 양극화로 대표되는 현 경제사회적 모순구조와 불안한 미래에 대해 논의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며 "특검 수사만이 꼬인 정국을 풀고 여야 모두가 국민의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정치의제의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특검 발언을 한 시점에 대해 갖가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 정치권 안팎에서는 ‘10시 30분 안철수 기자회견’이라고 각종 언론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가 발표할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부에서는 메가톤급 발언을 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특검 제안’이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은 발언이었지만 더 큰 이슈를 부각시킬 것으로 내다봤는데…”라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즉, 느닷없이 특검을 제안했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민주당 홍영표 의원 비망록의 ‘미래 대통령’ 운운하는 논란을 덮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새 정치를 앞세웠던 안 의원이 미래 대통령과 신당 창당 시 전권을 위임해 달라는 비화가 공개되면서 안 의원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새정치에 대한 실체가 드러났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특검을 통해 비망록 진실 공방의 물타기는 물론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가 짙다는 게 한 여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뿐만 아니라 NLL 정국에서 안 의원의 존재감이 상실됨에 따라 국정감사가 끝난 시점에 최대 쟁점인 대선 개입 논란에 적극 개입해 ‘안풍’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가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검찰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및 불법유출 사건수사가 직접적 계기로 특검을 제안했다. 검찰이 참고인 신분인 문재인 의원을 직접 소환조사를 하면서 회의록 불법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로 마무리 지으려 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던 것이다.
<박>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