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2차대전이 한참이던 1940년대는 모두가 웃음을 잃어버린 비극의 시대다. 이때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는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검열을 신청한다. 이런 시대에 희극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냉정한 검열관. 그는 극단 ‘웃음의 대학’의 문을 닫게 하기 위해 대본 속 ‘웃음’이 있는 장면은 모두 삭제하라고 강요한다.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해 검열관의 무리한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며 대본을 수정하는 작가. 하지만 수정을 거듭할수록 대본은 오히려 더 재미있어 지고 마는데….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로 한국 관객과도 친숙한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인 <웃음의 대학>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모든 것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의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작가가 고군분투하며 공연을 올리기 위해 대본을 수정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웃음을 지키려는 진정성으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한다. 최근, 경기 불황과 사람간의 불신 등 위태로운 사회 모습 속에서 팍팍 해져가는 우리 삶에 따뜻한 웃음으로 위안과 감동을 전해줄,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공연이다.
<웃음의 대학>은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인 송영창, 황정민에 이어 주진모, 안석환, 엄효섭, 정재성, 정웅인, 조희봉, 정경호, 백원길, 최재섭, 김도현, 전병욱, 김지훈, 봉태규 등 이름만으로 믿음이 가는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주목 받아왔다. 특히, 탄탄한 원작의 힘에 매료되어 관객들만큼이나 배우들 또한 사랑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번 <웃음의 대학> 역시 막강한 배우들로 구성되어 화려한 캐스팅 신화를 이어간다. 웃음을 삭제하려는 검열관 역할에는 지난 6번의 프로덕션에 모두 참여한 송영창과 코미디 연기의 달인 서현철, 최근 <추적자>에서 코믹하고 사랑스러운 건달 ‘용식이’로 주목 받기 시작하며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드는 활동을 펼치는 조재윤이 캐스팅 됐다.
검열관과 대결 구도를 펼칠 웃음을 사수하는 작가 역에는 <거미여인의 키스> 이후 두 번째 연극 무대에 서는 뮤지컬계 팔색조 매력남 김승대, 군대 복귀 후 첫 무대를 연극으로 선택한 정태우, <천하장사 마돈나>의 뚱보소년 오동구로 어린 나이에 연기천재로 주목 받으며 영화 <우리동네>의 사이코패스, 드라마 <신의>의 공민왕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한 연기로 소화해 변신의 귀재라 인정받는 류덕환이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또한, <맥베드> <민들레 바람되어>로 주목 받은 극단 죽죽(竹竹)의 대표이자 극작가 겸 연출가인 김낙형이 연출을 맡아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의 무대를 만들어 간다.
티켓 가격은 R석 4만5천 원, S석 3만5천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