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계파별 후보선정 놓고 신경전 치열
각 계파별 후보선정 놓고 신경전 치열
  • 이인철 
  • 입력 2005-01-20 09:00
  • 승인 2005.01.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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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당권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 동안 후보군들이 당권도전 의사를 밝히는데 주저했지만 장영달 의원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특히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이 10여명에 달하고 있다. 재야파, 친노직계, 참정연, 초재선 그룹 등 각 진영별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후보 선정 막후를 들여다봤다.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스타트를 끊은 인물은 3선의 장영달 의원이다. 당 재야그룹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 이사장인 장 의원은 당초 원내대표 출마와 당의장 출마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다 막판 당의장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당권경쟁 활활

장의원은 지난 13일 국정연 소속 의원들과 회동을 가진 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경선 중 전당대회 당의장 경선 참여를 결정했다”며 “당 소속 의원과 당원 대중과 더불어 위기를 수습하고 당의 이념과 원칙, 당의 노선 등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은 전당대회를 통해 보다 본질적이고 광범위하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출마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재야그룹의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와 당의장 출마를 놓고 내부 회원간 격론이 벌여진 게 사실”이라며 “고심 끝에 당권에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원내대표에 출마할 경우, 정세균 의원에 밀려 낙선하면 당의장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친노직계 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광재, 서갑원, 백원우 의원 등 친노 직계 그룹도 문희상 의원 카드를 놓고 고민 중이다. 원내대표와 당의장 중 어느 곳에 포진시킬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고민의 배경에는 김혁규 카드도 고려 대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당권후보인 김 의원은 친노 직계 그룹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선택은 누구

문 의원이 해외에 있는 동안 터진 원내대표 출마설도 이러한 배경속에서 나왔다는 관측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의정연구센터 팀이 지난 11일 별도의 모임을 갖고 비중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의장 선거에 나갈 것으로 알려졌던 문희상 의원을 두고 갑작스럽게 원내대표 출마설이 터진 것도 친노 직계그룹 내부의 논의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의원측은 당의장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원내대표설을 유포한 진원지가 어디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당권파에선 한명숙 의원 카드가 심도있게 거론됐다. 여성이라는 프리미엄과 유연성 때문에 당권파 내부에서 적극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동영 장관이 측면에서 지원한 것으로 안다”며 “본인도 당권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출마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4대입법안 처리과정에서 당내 강·온파의 갈등이 빚어진 이후 잠시 주춤한 상태다. 대신 신기남 의원이 당의장 도전에 나설 태세다. 신 의원은 몇몇 의원들을 접촉하며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 의원측도 출마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신 의원의 측근은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만 출마하는 쪽으로 60%정도 기울었다”며 “의원 자신도 적극적인 출마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당권파 내부의 적극적 지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신 의원이 선친의 친일의혹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기 때문에 당권파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참정연, 후보단일화 관건

참정연 그룹의 경우 가장 후보군이 난립한 상황이다. 김원웅 의원이 출마선언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중단없는 개혁을 위한 당원모임(중개련) 등 당원모임에 자주 얼굴을 내비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중이다. 참정연 그룹의 리더격인 김두관 전장관도 중국에서 조만간 귀국하는 대로 당권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그의 한 측근은 “(김 전장관이)당권에 출마할 뜻이 있다”며 김 전장관의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유시민 의원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참정연 그룹은 3명의 후보가 모두 당권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선 후보단일화 요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칫 한 명도 지도부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전당대회에서 들러리를 서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게다가 타 계파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후보단일화카드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도처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초·재선의원 그룹의 당권도전 여부도 당내 관심사항이다. 송영길 의원이 당권 도전에 가장 적극적이다. 수요모임의 소속 한 의원은 “386의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송영길, 김영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중 송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민주당과의 통합을 카드로 내밀고 있는 염동연 의원과 국민참여연대의 명계남 대표, 안개모의 안영근 의원의 출마도 점쳐져 여권의 당권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인철  ch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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