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댄스는 음란행위?
나이트클럽의 이벤트인 섹시댄스 경연대회는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된지 오래다. 광주에 사는 20대 이모씨는 “보통 주말이나 휴일이 겹치는 날 나이트 클럽에 가면 상상을 초월한다”며 “여자들이 속옷을 벗고 춤추는 건 기본이고 남자들도 발가벗고 춤을 추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성행위하는 자세로 춤을 추는 것뿐만 아니라 더 노골적으로 성행위 장면을 연출하려는 사람도 있어 민망할 때도 많다”며 “100만원 정도의 상금이나 자동차 경품, 순금 등의 상품이 걸려있어 과감한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섹시댄스 경연대회는 주로 손님이 가장 많은 매주 금요일 새벽이나 주말 새벽에 열린다. 보통 업소가 내놓은 상금이나 상품은 100만원 대가 넘으며 이를 노린 많은 춤꾼들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수많은 참가자들 속에서 1등이나 순위 안에 들어 상품을 타기 위해선 남보다 무조건 튀어야 한다.
참가자들의 과도한 노출과 섹스행위를 연상 짓게 하는 춤동작은 필수인 것. 이 때문에 섹시댄스 경연대회가 음란행위로 경찰에 적발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올 초 광주의 한 나이트클럽이 섹시댄스경연대회를 열었다 경찰의 단속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6일엔 법원이 섹시댄스경연대회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는 판결을 내렸다.전주지법이 나이트클럽 손님들을 상대로 상금을 걸고 섹시댄스경연대회를 연 박모(37)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이 나이트클럽 경영자인 유모(48)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것. 박씨와 유씨는 2003년 12월부터 손님을 끌 목적으로 매주 3회 ‘섹시 및 엽기댄스경연대회’를 연 혐의(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됐다. 특히 이 업소는 미성년자들까지 출입시켜 옷을 벗은 채 춤을 추게 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섹시댄스 대회만을 노린 전문 춤꾼도 등장
그러나 이같은 법원의 판결이 이미 나이트클럽의 가장 큰 이벤트로 자리잡은 섹시댄스경연대회를 멈추게 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북의 S 나이트클럽 종업원은 “성윤리 측면에서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업소간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섹시댄스 경연대회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강남의 A 나이트클럽 종업원도 “섹시댄스대회를 멈춘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미 손님들에게 가장 화끈한 이벤트로 자리를 굳혔고, 이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의 몇 군데 업소가 경찰의 단속을 받아 수위를 낮추기 위한 고민은 하고 있다”며 “문제는 업소가 이런 요구를 해도 참가자들이 상품을 타기 위해 혹은 분위기에 취해 노출을 꺼리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실제 참가한 일부 여성들중엔 상금과 상품을 노린 전문 춤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나이트클럽의 섹시댄스대회가 열리는 시간대에 맞춰 등장하는데 옷차림부터 남다르다는 것. 짧은 미니스커트와 노출이 심한 웃옷을 입는 등 섹시함을 강조한 컨셉으로 등장해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대회가 시작되면 과감한 노출을 통해 일반 참가자들의 기를 죽인다는 설명이다. 이런 여성들의 상당수는 일명 ‘나가요 걸’들이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업소에서 일을 마친 후 새벽시간에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나이트클럽을 찾는 다는 것.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 관계자는 “종종 손님들에게 업소가 고용한 여성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지만 상금과 상품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화끈하게 춤을 춰 상금을 탄 것까지는 좋지만, 섹시댄스대회는 성인사이트의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한다. 섹시댄스대회 장면이 동영상으로 ‘000 나이트클럽 섹시댄스 1위’, ‘나체 댄스’라는 이름으로 유포돼 자칫 망신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나이트클럽의 이벤트들이 점점 성문란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민성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