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육하는 자녀가 하나 둘인 요즘에도 아이들의 젖니(유치) 치료를 모른 체 수수방관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오늘은 젖니를 왜 치료해야 하는지, 얼마 쓰지도 않는 치아를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유치의 개수는 모두 20개이다. 앞니 두 개, 송곳니 한 개, 어금니 두 개로 이루어져서 윗턱에 10개, 아래턱에 10개의 치아로 이루어져 있다.
유치는 생후 6개월부터 아래 유중절치가 맹출을 시작한다. 생후 7~8개월에는 아래 유측절치와 위 유중절치가, 생후 9개월에는 위 유측절치가 나온다. 생후 12~14개월에는 아래 1유구치와 위 제1유구치가, 생후 16~19개월에는 아래 유견치와 위 유견치가 맹출한다. 마지막으로 생후 20~24개월이 되면 아래 제2유구치와 위 제2유구치가 자란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순서로 치아가 나오지만 아이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보통 세 돌 정도면 20개의 유치들이 모두 나온다.
만 6세부터 12세 정도에는 20개의 유치가 영구치로 대체된다. 이 시기를 혼합 치열기라고 한다. 유치가 빠진 자리에는 영구치가 맹출한다. 영구치는 유치에 비해서 크고 색깔이 누렇다. 크기가 큰 영구치가 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유치와 유치 사이에 공간이 있어야 한다. 종종 성인 치아를 생각하며 교정 상담을 하는 부모님들이 있으나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유치에 충치가 생기면 몇 년 못쓰고 빠질 치아인데 꼭 치료를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 쉽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치는 충치의 발생이 쉽고 그 진행 속도도 빨라 조그마한 충치라도 발견되면 바로 치료를 해야만 한다. 유치의 뿌리 밑에서 영구치의 싹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치에 충치가 발생하면 영구치 충치 또는 부정교합 등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구치의 건강과 고른 치열을 위해서 유치를 빨리 치료해야 한다.
유치의 충치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레진이다. 레진은 초기의 충치를 제거한 후 생기는 틈을 메워 치아를 보호한다. 레진은 치아와 색이 비슷해 티가 잘 나지 않아서 아이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하거나 노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이들에게 유색의 치료제를 동일색상의 레진으로 바꿔 주면 입을 벌리지 않던 아이들도 씩씩하게 입을 벌리고 밝고 환한 표정으로 바뀐다.
심한 충치로 신경치료를 받았거나 충치부위가 넓어서 치아를 많이 삭제한 경우에는 어린이용 크라운을 씌어준다. 충치 세균이 신경까지 침투해서 신경치료를 받았다면 치아가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치아를 보호하고 씹는(저작) 기능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어린이용 크라운이다.
유치와 영구치가 혼재하는 혼합 치열기에는 1년에 한 번씩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찍어보게 좋다.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없는 영구치결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한 개 이상 없는 영구치결손이 13명 당 1명꼴로 나타난다. 현재까지 치아의 결손 원인으로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유전적으로 부모가 결손인 경우에는 그 아이도 결손일 확률이 높아진다. 또 요즘 아이들의 얼굴형이 갸름해지고 턱이 좁아지는 안면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도 원인으로 여겨진다. 더불어 질기고 억센 음식물이 부드럽고 달콤한 음식물로 바뀐 식생활의 변화도 크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구치가 결손된 부위의 유치는 가능한 한 오래 쓸 수 있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불소 도포나 실란트 등의 예방과 함께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아의 삼대 기능은 저작, 발음, 외양이다. 유치는 여기에 한 가지 더 중요한 기능이 있다. 바로 잇몸 뼈와 턱 뼈의 성장 및 발육 기능이다. 이 기능은 영구치의 성장, 발육과 얼굴 모양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이 기능 때문에 유치를 반드시 치료해야만 하고 예방해야만 한다.
<도움말=김재호치과 김재호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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