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가에 공사 따내도 순차입금만 늘어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GS건설이 3분기에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 중이다. 지속적인 해외 플랜트 손실은 물론이고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재무구조가 점점 악화된 탓이다. 이에 GS건설은 서울 본사 사옥을 처분한 것은 물론이고 각종 보유자산을 매물로 내놓으며 현금 확보에 나선 상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은 서울 서교동의 자이갤러리를 매물로 내놨다. 이 자이갤러리는 공덕자이 등 GS건설이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용지다. 또 GS건설은 지난해 인수한 스페인 수처리업체인 이니마의 보유 자산도 처분할 예정이다.
이미 GS건설은 본사 사옥을 팔고 셋방살이에 나선 상태다. 지난 상반기에 GS건설이 내놓은 서울역 앞 GS역전타워와 문정프라자 등은 이미 매각이 완료됐다. 물론 GS건설이 사옥을 처분한 데는 GS그랑서울에 대한 책임분양이 크게 작용했지만 현금확보도 시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독’이 된 수주들
현재 GS건설의 실적은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GS건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4292억 원, 영업적자 1047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특히 누적 영업적자는 총 7993억 원, 누적 순손실액은 6480억 원에 이르렀다. 적자가 쌓이면서 아직 3분기임에도 연간 전망치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상반기 어닝쇼크의 원인이던 해외 건설부문은 계속해서 추가적인 손실을 드러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RRE 정유공장으로 대표되는 중동 플랜트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치를 뱉어내고 있다. 내년 초까지 잡힌 타 해외 플랜트 준공 일정들도 수지가 맞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부실 사업장들은 계속해서 GS건설의 적자에 몫을 더하고 있다.
수주도 예전 같지 않다. 3분기 신규수주액을 지난해보다 1조 원가량 줄어들어 연간 목표치 달성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한 와중에 현장 착공은 쌓이고 공사를 위한 기자재 비용이 늘면서 빚만 졌다. 실제로 GS건설의 순차입금은 날로 늘어나 3분기에는 2조3000억 원에 달했다. 총차입금 역시 4조1500억 원으로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GS건설의 실적이 예상만큼 나쁘고 회복도 더딜 것이라는 의견을 줄줄이 제시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예상했던 수준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며 “기존 프로젝트 적자폭은 축소되나 실적 턴어라운드를 도와줄 신규 수주, 주요 해외현장 매출화가 지연되며 이익 정상화 시기는 기대보다 늦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김 연구원은 “국내 수주는 3분기 누적 2조 원으로 목표 대비 34% 수준으로 저조하다”며 “해외 수주의 경우 4조5000억 원 수준으로 목표치의 74%를 달성하며 양호하나 일부 공사의 착공 지연으로 매출은 기대를 밑돌고 있다”고 짚었다.
또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국내 원가율은 주택부문 매출 감액 등의 영향으로 95.8%를 기록했다”며 “영업외손익은 지분법이익(129억 원), 투자부동산 처분이익(133억 원), 환관련이익(345억 원) 등 수익과 건설PF 충당금 등 주택관련손실(500억 원) 등 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4분기에도 기존 부실사업지의 매출 진행에 따라 영업손실을 기록하겠지만, 이익률이 양호한 사업지의 매출 비중 확대에 따라 손실규모는 3분기에 비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내년 상반기까지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면서 “돌파구 찾기에 한창 열을 올리면서 보유자산 매각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