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울트라건설 잇단 날림공사 빈축
[현장르포] 울트라건설 잇단 날림공사 빈축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3-11-04 09:35
  • 승인 2013.11.04 09:35
  • 호수 1018
  • 2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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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시공·수도 누수에 연이어 시위 발생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울트라건설(사장 강현정)이 또다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본지 [지령 1010호-울트라건설 ‘부실시공’ 논란]에서 밝힌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에 이어 이번엔 서초구 우면동 참누리에코리치 아파트가 문제가 됐다. 심지어 우면동 참누리에코리치 아파트는 입주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더 큰 논란이 됐다. 울트라건설은 지난달 30일 입주 예정자들과 합의해 갈등을 일단락시켰지만, 계속해서 같은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울트라건설이 언제 부실시공을 할지 모른다는 눈초리가 뜨겁다. 이에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부실 시공으로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을 산 서초구 우면동 참누리에코리치 아파트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 이어 우면동까지 논란
입주민들 ‘호갱님’ 안되려면 ‘후분양제’도입 시급

[일요서울]이 지난달 29일 찾아간 공사 현장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으나 입주 예정자들과의 마찰 때문인지 아파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통제돼 있었다.

논란이 일어났던 우면동 참누리에코리치 아파트는 서울 강남의 노른자 땅에 들어선다며 기대를 모았던 보금자리주택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정부가 중산층을 위해 주택을 건설해 소셜믹스(Social Mix·경제적 수준이 다른 구성원들이 한데 모여 사는 것)를 이루고자 도입한 첫 번째 민간분양 아파트이다. LH가 값싸게 수용해 조성한 땅을 건설사가 매입해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우면동 참누리에코리치 아파트도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3.3㎡당 1900만 원대에 분양됐다.

하지만 시공사인 울트라건설은 1900만 원이라는 분양가가 무색 할 만큼 몇몇 건축 지식이 있는 입주 예정자에 의해 문제점이 잇달아 발견됐다.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약속했던 조경의 상당 부분이 조성되지 않았다. 34억 원이 들었다는 조경은 소나무의 수량과 크기에서 설계와 크게 달랐으며 설계의 대부분을 차지한 자작나무는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또 외벽 일부를 스티로폼으로 마감해 집안과 아파트 외부에는 스티로폼 가루가 날아다녔다. 스티로폼 외벽은 만약 화재가 났을 경우 불길이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고층으로 번질 위험이 크고, 유독가스도 집안 내부로 고스란히 들어오게 된다.

게다가 저가 빌트인 가구 사용, 수도 누수, 지하주차장의 벽이 갈라져 물이 새는 것은 물론이고 바닥이나 벽면이 깔린 타일 틈새 곳곳도 벌어져 있었다. 집안 내부 구성도 설계도와는 딴판이었다.

이후 입주 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울트라건설과 대립각을 세우고 부실시공에 대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60대 입주 예정자가 울트라건설 측의 폭언과 몸싸움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 한차례 논란이 일어났던 수원 광교신도시 참누리레이크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나간 모습

합의는 했지만
믿지 못할 건설사로 낙인

우여곡절 끝에 울트라건설과 입주 예정자들은 지난달 30일 그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합의점을 찾아냈다.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하자 보수 등 입주 예정자들이 추가로 요청했던 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해 합의문을 작성했다”며 “보육시설 등 부대시설도 입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불편이 없도록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AS시스템을 강화해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시공상의 문제는 없었다”는 주장을 유지했다.

그 때문에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울트라건설의 부실시공 논란이 처음이 아니거니와 울트라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울트라건설은 이미 지난 9월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에서 일어난 부실공사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본지 1010호에서도 밝혔듯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 역시 하수구 배관이 얼고 수도관이 동파되고 누수와 계단 부식, 엉망인 조경, 외벽이 부서져 나가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그 뿐만 아니라 울트라건설은 LH의 강남, 서초 보금자리주택을 3.3㎡당 1000만 원에 분양했던 것에 비해 2배 높은 가격으로 분양한 것으로도 빈축을 사고 있다. 건축비도 서초보금자리주택의 541만 원보다 더 비싼 736만 원에 달한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서초구청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면밀한 검증을 요구하며 후분양제 도입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아파트도 차일피일 미루다 시공사의 법적 책임 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가서도 시공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던 것을 볼 때, 우면동 참누리에코리치 아파트 역시 입주 예정자들이 사전 점검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무런 추궁도 없이 아파트가 양도됐을 것이다.

경실련 부동산감시팀은 “선분양제 자체가 상대적으로 지식이 부족하고 약자인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제도”라며 “일생에 한두 번 구매할 수 있는 최고가의 물건을 만들어지기도 전에 미사여구로 포장된 모델하우스를 보고 구입해야 해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크므로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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