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진로의 자기주식 41.92%와 장 전 회장 12.44% 등 특수관계인 주식 54.36%를 모두 무상소각하고, 나머지 일반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해서도 30대 1비율로 감자하게 된다. 이로써 진로는 80년만에 장씨 일가의 소유에서 완전히 탈피하게 됐다. 진로는 2세간 경영권 분쟁을 겪어야 했다. 사촌형제와 형제간 뜨거운 경영권 분쟁과정을 겪은 뒤 지난 88년 창업주의 차남 장진호 전회장이 급부상, 사실상 진로의 경영권을 승계했다.하지만 장 전회장 체제는 결국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그룹 총수에 오른 장 전회장은 종합유통, 건설, 전자, 금융, 레저 등으로 사업 영역을 급속히 넓혀갔다.
그 결과 진로그룹은 외형상으로 급팽창했지만, 무리한 투자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그러다 결국 외환위기로 1997년 부도를 맞았다. 특히 알짜기업인 (주)진로는 다른 계열사의 부실까지 포함, 2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짊어지게 했다.특히 이번 정리계획안 인가로 80년 전통의 진로는 이제 장씨 집안과 완전 결별하게 된 것이다.장씨 일가의 품을 떠난 진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 정리계획안에 따라 매각주간사 선정, 인수의향서 제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매각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쳐 1년안에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진로 인수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회사는 ‘대한전선·UBS·HSBC 컨소시엄’. 대한전선은 UBS·HSBC 등 외국계 금융회사와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하고, 최근 법원에 출자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외에 롯데, 하이트맥주, 두산 등도 진로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는 이미 소주시장에 진출한 바 있고, 풍부한 자금이 강점으로 꼽히며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롯데가 진로 인수를 위해 일본 아사히 맥주, 골드만삭스 등과 비밀리에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란 소문도 무성하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 역시 ‘산’소주를 제조하고 있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 하이트맥주, CJ 등도 진로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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