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화제의 신간] 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 인터넷팀 기자
  • 입력 2013-10-28 11:03
  • 승인 2013.10.28 11:03
  • 호수 1017
  • 5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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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럭셔리 호텔의 은밀한 뒷모습

 

▲ 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이 책은 여행자들이 집을 떠나 머무르는 호텔에 대한 불온한 고백임과 동시에,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모든 욕망을 쏟아내는 인간들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서비스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호텔리어들의 생존법, 손님이 호텔에 가서 써먹으면 좋을 우아한 지침들도 담았다. 시종일관 솔직하고 재기발랄하게 써내려간 호텔리어 톰스키의 글에서 이제껏 몰랐던 호텔의 맨얼굴을 만나게 될 것이다.


2012년 11월, 미국 방송가에 한 호텔리어가 ‘스타’로 떠올랐다. 제이콥 톰스키(Jacob Tomsky)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한 권의 에세이를 펴냄과 동시에, ABC 《굿모닝 아메리카》, 《케이티 쿠릭 쇼》, CNN 《앤더슨 라이브》 등에 출연해 ‘호텔업계가 당신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들(What They Don't Want You To Know, Hotel Industry)’이라는 주제로 위트 있는 내부 고발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펴낸 책은 곧장 <뉴욕타임스>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가 펴낸 첫 책이자 미국 호텔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신간 《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Heads in Beds)》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작가 제이콥 톰스키는 10년 차 베테랑 호텔리어이다. 뉴올리언스의 작은 호텔 대리 주차 요원으로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그는 특유의 순발력과 성실함을 발휘해 ‘호텔의 심장부’로 불리는 프런트 데스크에 진출했고, 객실관리 지배인으로까지 승진했다. 벨맨과 도어맨, 룸메이드 등 그의 동료들은 언젠가 그가 최고의 영예인 ‘총지배인’에 오를 거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정숙하게만 보이는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상상을 초월한 업계의 상술과 거짓된 서비스, 고객의 무리한 ‘갑질’과 추태 등에 환멸을 느끼고 그는 호텔을 박차고 나왔다(그 과정에서 영리하고 위트 넘치던 톰스키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직업병(?)을 얻었다).
일련의 해고 사태를 겪으며 쓰기로 결심했다는 제이콥 톰스키의 이 발칙한 고발서는 호텔의 추잡한 상술과 거짓말을 적나라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호텔업계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동료들의 애환을 담았고, 손님들이 호텔에 가서 써먹으면 좋을 다양한 팁(룸 업그레이드를 받는 방법, 미니 냉장고의 음료를 무료로 마시는 방법 등)을 시종일관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자못 진지한 사건들도 특유의 위트와 시니컬한 화술에 버무려, 독자들을 ‘인간 욕망의 적나라한 축소판’인 호텔의 무대 뒤편으로 순식간에 데려다 놓는다.
처음부터 그가 이렇게 까칠한 캐릭터였던 것은 아니다. 제이콥 톰스키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그 알량한 ‘졸업장’ 하나 만으로는 그를 채용하겠다는 곳이 없었다(아무 데도 쓸모가 없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그의 증오는 이때 시작됐다). 그가 학자금을 갚고, 백수 생활을 청산하게 된 것은 뉴올리언스에 오픈하게 된 한 럭셔리 호텔의 대리 주차 요원 자리에 응한 ‘우연한 사고’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도록 그는 손님의 체크인과 체크아웃 수속을 처리했고, 손님에게 음료수를 가져다줬고, 돌돌 말린 침대 시트에서 손님의 흰색 팬티를 따로 챙겨놓기도 했다. 때로는 손님의 룸서비스 음식을 맛보고(서비스 전은 물론이고, 안타깝게도 서비스 후에도), 객실 미니바에 든 초콜릿을 먹기도 하고, 손님의 농담에 웃어주고 돈을 받기도 했다. 한마디로 ‘호텔의 최전선’을 지켰던 것이다.
호텔은 톰스키 같은 이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땀과 인내와 ‘팁’으로 지탱된다. 당신이 호텔을 방문하는 순간, 당신의 차를 주차장으로 가져갈(팁을 원하는) 주차 요원과, 당신의 가방을 방까지 대신 들어다주고(역시 팁을 원하는) 여러 주문사항을 해결해 줄 벨맨과 도어맨, 체크인 수속을 밟으며 당신이 묵을 방을 선정하는(팁을 주면 훨씬 좋은 방으로 정해줄) 프런트 데스크 직원과 당신이 묵는 방에 미니 바와 비품을 채워줄(팁을 주면 친구들에게도 선물할 만큼 비품을 가져다 줄) 룸메이드, 그리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관리하는 각 부서의 지배인과 총지배인 등 다채로운 인력들이 화려한 호텔의 장막 뒤에서 ‘노동’을 한다. 톰스키는 이 세계에서 십여 년을 보내면서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잘못 보낸’ 인생사에 대한 무모한 회고록를 쓰게 됐다.
이 책을 통해 숙박업에 관한 지식과 호텔로부터 최고의 서비스를 얻어내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이 콥 톰스키 지음 | 중앙M&B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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