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달콤한 키스나 귓속말로 사랑을 속삭이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장면은 시청자에게 오랜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서 입 냄새가 진동한다면 이런 장면들이 어떻게 변할까.
구강은 인접 기관과 연결돼 있고 구조가 복잡하고 수많은 미생물이 존재하는 곳이기에 냄새가 전혀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입 냄새가 불쾌감을 야기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입 냄새의 원인은 크게 구강 내 원인과 구강 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구강 내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구강 내 원인의 가장 큰 요소는 불결한 구강 환경이다. 음식물을 섭취한 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입 안에 남아있는 음식물의 잔사에서 냄새를 유발한다.
구강 외 원인으로서의 입 냄새는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이염이 있을 때는 생선 비린내가 날 수 있다. 당뇨가 있으면 단 냄새나 아세톤 냄새가 날 수 있다. 만성 신부전 있으면 요소 냄새가 날 수 있다. 간이 나쁜 경우에는 곰팡이 냄새가 날 수 있다. 소화기 질환이 있을 때에는 방귀 냄새가 날 수 있다. 축농증이나 비염이 있을 때, 편도 결석이 있을 때에도 악취가 난다. 입으로 숨을 쉬는 구 호흡에도 입 냄새는 강하게 난다.
만약 입 냄새가 심하게 나거나 구취공포증이 있다면 치과의원이나 치과병원의 구강내과에서 구취 측정기(halimeter)로 객관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단하게 입 냄새가 나는지 알고 싶다면 손등이나 팔에 혀로 침을 묻히고 2~3초 후 침이 마르기 전에 냄새를 맡아보는 방법을 이용하거나 양 손이나 컵에 입김을 불어 확인할 수도 있다.
입 냄새 원인의 대부분은 구강 내에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과검진을 받고 식후와 취침 전 칫솔질과 치실·치간 칫솔·혀 세정기 등을 이용해 치아와 잇몸, 혀를 잘 닦아 구강을 청결히 하면 입 냄새를 줄일 수 있다. 필요하다면 치과에서 적절한 함수제(입 안이나 목구멍의 세균 제거, 증식 예방을 위해 입에 머금고 있다 씻어내는 용액)를 처방 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틀니를 사용하는 사람은 잠잘 때 틀니를 빼고, 정기적으로 틀니 전문 세정제를 이용해 깨끗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또 물 칫솔이라고도 불리는 수압 세정기를 이용해 양치를 하면, 치아와 치아 사이는 물론이거니와 치아와 잇몸 사이의 이물질 제거에도 유용하다. 게다가 수압 세정기는 잇몸을 마사지하듯 자극해 혈행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생활 속에서 입 냄새를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신선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를 많이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유제품이나 고기, 생선, 향이 강한 향신료가 든 음식을 섭취했을 때는 구강을 특히 깨끗이 하도록 한다.
금주와 금연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입 냄새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다. 알코올이나 담배의 독성 성분은 땀이나 소변으로도 배출이 되지만 혈액을 통해 코와 입으로도 배출된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입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치과에서 충치 및 잇몸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돼야 한다. 입 냄새의 거의 대부분이 이가 썩거나, 잇몸에 염증이 있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입으로 숨을 쉬는 구 호흡이나 축농증 치료, 편도 결석 치료 등이 그 다음이라 여겨진다.
대부분의 구취 환자는 자신의 구취 정도나 상태를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느끼는 구취나 긴장해 구강이 건조할 때 생기는 긴장성 구취, 연령 증가에 따른 노인성 구취 등은 구강 내 환경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생리적 구취로 볼 수 있다. 또 유치 교환기의 초등학생들에게서 느껴지는 구취 또한 생리적 구취로서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도움말=김재호치과 김재호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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