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서청원 전 대표 공천을 두고 보인 황우여 당 대표와 최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을 언급한 윤상현 원내수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황 대표가 서 전 대표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 비밀리에 최고회의를 소집하고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에 대해 하반기 국회의장직을 노린 발빠른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서 전 대표 공천을 주기 위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날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한 서 전 대표의 공천안을 최종 의결했다. 특히 이날 최고위 회의가 언론에 사전 통보 없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당내 반발을 의식해 황 대표가 비밀리에 최고위를 소집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이란 의혹의 눈초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황 대표는 서 전 대표가 공천을 받은 이후에도 개소식에 참석해 “서 후보가 7선이 되면 정치에서는 신선의 경지”라고 극찬을 아끼질 않았다. 이런 황 대표가 ‘서비어천가’를 부르는 배경에 여권에서는 ‘하반기 국회의장직을 노린 행보’로 해석했다.
한 여권 인사는 “국회의장 도전설도 나오고 있는 서 전 대표지만 황 대표는 두 번의 실형을 받은 서 대표가 국회의장직에 나서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 서 전 대표를 화끈하게 돕고 하반기에 국회의장직에 오르려는 속셈”이라며 “인간적인 면이 강한 서 전 대표는 미안해서 못 나올 것이고 나온다면 인간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된다. 황 대표가 겉으론 점잖게 보이지만 머리 회전이 빠른 여우형 인사”라고 진단했다.
반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경우 ‘오버형’이라고 여야 모두에서 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일요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실명을 거론하면서 민주당으로부터 ‘차기 대통령이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장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안종범 의원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안 의원이 더 가능성 있지 않나 판단한다. 복지공약 짤 때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권 인사는 “수석부대표가 매주 일요일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청와대 인사권자가 있는데 본인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누가 더 낫다’느니 하는 것은 오히려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임명 당시 언론에 알려진 인사들은 거의 인사에서 배제된 게 사실이다. 이를 잘 아는 안 의원 역시 내심 윤 수석부대표의 발언을 불쾌해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해석을 달리했다. 이 인사는 “만약에 윤 수석부대표의 말이 사실일 경우 윤 수석은 당내에서 유일하게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신뢰를 받는 인사로 부상할 수 있다”며 “오버한다는 비판은 한 번 받으면 되지만 만약 그의 예측이 맞다면 당내에서 윤 수석부대표 눈치를 안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우형’ 황우여 대표와 ‘오버형’ 윤상현 수석부대표의 미래에 정치권이 궁금해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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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