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숨 돌린 LG트윈스 초긴장
한 숨 돌린 LG트윈스 초긴장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3-10-14 11:32
  • 승인 2013.10.14 11:32
  • 호수 1015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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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가을야구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가을야구 첫 진출 넥센 질주에 두산 벼량 끝으로 몰아
정규시즌 1위 삼성, 2위 LG도 넥센 돌풍에 전전긍긍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가을야구가 시작된 가운데 창단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에 가세한 넥센이 무서운 불을 뿜으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특히 가을야구 터줏대감 두산을 상대로 연이틀 끝내기 안타를 쳐내 승리를 거머쥐면서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따낸 LG까지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포스트시즌을 놓고 프로야구 4강의 각축전은 한층 타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넥센은 지난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8일 1차전에서는 이택근의 9회말 좌전 끝내기 안타로 4-3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로써 넥센은 PO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 2연속 끝내기 안타를 선보여 팬들에게 짜릿함을 더했다. 특히 2차전 승패를 가르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지수는 지난 7월 2군에서 올라온 무명선수여서 감격을 더했다. 김지수는 올 시즌 37경기에서 13안타 9득점 3타점 타율 0.271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의 빛나는 발탁과 타석 배치로 깜짝 스타가 됐다.

경기 후 김지수는 “계속 (오현택이) 변화구를 던져서 솔직히 직구가 올 줄 알았는데 공이 생각보다 안 좋았다. 생각하고 치면 공을 맞힐 수 있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상상으로만 하던 게 실제로 나오니까 얼떨떨하다. 사람 일은 진짜 모르는 거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이런 일을 상상했느냐는 질문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드는 게 목적이었다. 사실 타석에 설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고 감격을 전했다.

실수 연발에도 넥센 웃다

반면 연달아 쓴맛을 본 두산은 이제 단 한 경기만 저도 티켓을 놓치게 돼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이날 경기에서는 양팀의 범실이 쏟아진 가운데 결정적 순간에서 두산은 판단 착오로 자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우선 팀이 1-0으로 앞선 8회말, 홍상삼은 2사2루 박병호 타석 때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에 홍삼상은 PS 한 이닝 최다 폭투라는 불명예 기록(3개)을 세웠다. 첫 번째 공은 높게 떠 1사3루를 만들었고 다음 공은 원바운드로 패대기치는 상황을 만들었다.

연장 10회에서도 오현택이 박병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뒤 강정호를 범타로 물러나게 했지만 김지수 타석 때는 견제 실책으로 1사 3루를 만들어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이외에도 정수빈이 7회 상대의 악송구에 무리하게 2루까지 내달리다가 아웃됐고 오재원도 10회 2루까지 달리다가 주루사했다. 이에 대해 김진욱 두산 감독은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진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해선 안 될 플레이를 하며 스스로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산 벤치의 조급증이 화를 불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두산은 ‘큰 경기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준PO에 돌입했다. 특히 선수 대부분이 가을잔치 유경험자인 것도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계산된 벤치의 움직임을 보인 넥센과 달리 순간순간 벤치의 결단이 필요할 때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파멸을 자초했다.

그러나 두산은 홈인 잠실구장으로 옮겨 분위기 쇄신에 나서며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이는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3연승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넥센은 기세를 몰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더욱이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LG와의 일전에서도 체력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염 감독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며 3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난타전 기대한 LG 노심초사

이처럼 넥센의 질주가 이어지자 LG와 삼성 모두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일단 LG는 넥센-두산이 5차전까지 치고받으면서 전력을 소진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넥센이 연승을 달리면서 다소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LG는 넥센을 상대로 5승11패에 그치며 상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다. 특히 목동구장에서는 2승 6패로 두드러진 열세를 나타냈다. 또 LG는 올 시즌 넥센과 난타전을 펼쳤지만 결국 넥센의 홈런포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더욱이 LG는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장타력이 부족해 넥센 중심타선의 홈런 생산 능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LG 역시 11년 만의 PS에 진출하게 돼 경험 면에서 넥센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넥센의 돌풍이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지게 되면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규리그 1위 삼성 역시 편치 않다. 삼성에 넥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다. 올 시즌 넥센 상대 전적은 7승8패1무로 다소 밀려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넥센에 대해 “단기전을 안 해봤지만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 같은 선수는 큰 경기 경험이 많다. 이택근과 강정호는 국가대포로 경기를 했는데 포스트시즌과 큰 차이가 없다. 박병호는 홈런왕”이라고 평가하며 넥센이 PS경험이 없을 뿐이지 만만한 팀 구성이 아니라고 평가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으로서는 준PO가 쉽게 끝난 뒤 플레이오프가 치열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자칫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한 팀이 질주하며 올라오면 부담이 커진다. 앞서 삼성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지만 3위 두산의 질주에 밀려 포스트시즌 우승을 내줘야 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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