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문재인 벼랑끝 전술 공개
진퇴양난 문재인 벼랑끝 전술 공개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3-10-14 10:23
  • 승인 2013.10.14 10:23
  • 호수 1015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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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치입문, 盧로 정치마감”

- 문재인, ‘정치 생명’걸고 ‘친노 구하기’
- 노무현 자살 책임론 ‘정치검찰’ 압박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 10일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짜맞추기 수사로 죄 없는 실무자들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라고 정면승부수를 띄웠다.

문 의원은 이날 ‘검찰은 정치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십시오’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검찰의 최근 정상회담 회의록 수사는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2009년 ‘정치 검찰’의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검찰은 언론 플레이 대신 묵묵히 수사에만 전념해 결과로 말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의원은 검찰 수사발표 이후 침묵을 지켜오다 작심한 듯 ‘정치검찰’을 주장하며 반격에 나섰다. 발언 속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정치검찰 때문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특히 문 의원의 이번 작심발언 배경으로 정치권에서는 이런 저런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대체적인 시각은 당안팎으로 ‘코너에 몰린 친노’가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데 토를 달지 않고 있다.

문 의원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개인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는 본인도 살고 친노도 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최후의 경호실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인사는 “사실 문 의원은 원치 않았던 정치 입문이지만 노 전 대통령 때문에 했고 이제는 노 전 대통령으로 정치를 마감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노무현 지키려고 NLL 발언을 꺼내면서 스텝이 엉켰고 이제는 정치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죽였듯이 같은 길을 가면서 친노를 살리기 위한 방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문 의원은 NLL 발언으로 사초 실종까지 온 것에 대해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검찰 수사로 친노에 대해 압박을 가하면서 벼랑에 몰렸고 떨어지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 벼량끝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제로 민주당 내 유일무이한 대선 후보로서 문 의원의 위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친노의 입지도 좁아진 게 사실이다. 추락하는 리더십을 만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강경한 발언으로 표출됐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초 실종 사건이 참여정부에서 일어났고 참여정부의 일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죽은 이후 최고의 수장은 문재인 의원이고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벗어나려고 할수록 옭아매는 올가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당 대표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배경 역시 “김 대표로선 문 의원을 두둔하기도 비판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내심 문 의원 스스로 ‘독박’쓰고 처리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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