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는 섹스는 자위행위일 뿐
사랑이 없는 섹스는 자위행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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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10-09 09:00
  • 승인 2003.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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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럽닷컴에서 하루에 5명씩 성관련 상담을 받으며 조언을 하고 있는 조씨. 그는 또 성에 대한 칼럼을 쓰며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조씨의 칼럼 중 섹스와 사랑에 관한 내용을 담아봤다.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구분하는 섹스는 자위행위와 다를바가 없다.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왜 구분하려 하는가?
우리는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굳이 구분하려는 버릇이 있다. 추상적인 개념인 정신적인 사랑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육체적인 사랑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두 단어를 구분해서 정신적인 사랑은 아름답고 육체적인 사랑은 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섹스를, 성적 욕구를 해결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맞는 말이다. 그 사람들은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위행위를 하고 있으니까.분명히 상대가 있어서 섹스를 하는데 무슨 자위행위냐고? 섹스의 상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섹스를 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몸을 사랑할 줄 모른다. 왜냐구? 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상대의 몸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당연히 삽입하고 사정하는 일이 전부일 것이다. 성적 욕구를 해결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는 아무런 느낌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자위행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섹스는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다. 섹스는 두 사람이 함께 나누고 서로 즐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의 몸을 사랑하면서 그 몸이 뜨거워질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여자의 몸이 충분히 젖어서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순간에 남자가 삽입을 해서 일체감을 맛보았다면 그것이 바로 섹스다.

알지 못하는 섹스는 피스톤 운동만을 낳는다
우리 사회는 육체적인 사랑을 위험시하면서 순결을 강조한다. 순결이라는 말은 좋은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순결 자체를 강조하다보니 섹스에 대해서는 무조건 기피하고 알려 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막상 결혼을 해도 남녀 모두 섹스에 대해 알지 못하다보니 어설프게 피스톤 운동만 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혼 생활에 회의를 갖게 된다. 섹스 자체가 시시해지는 것이다. 남자도 사정은 하고 있지만 뭔가 다른 것을 찾게 될 정도로 허무감을 느낀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남들은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하는데 나는 왜 못느끼지?” 남편을 원망하게 된다. 설사 오르가슴을 느낀다해도 강력한 뭔가가, 달콤한 뭔가가 빠진 것만 같다. 오르가슴도 오르가슴 나름이라는 것을 서서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속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사랑했으니 결혼했고 결혼했으니 섹스를 한다. 그러면 이 두 사람에게 아직도 정신적인 사랑이 남아 있는 걸까? 섹스가 개입되어서 그렇게 된 것일까? 그러면 섹스가 빠지면 정신적인 사랑만으로도 관계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섹스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앙드레 지드는 진심으로 사랑한 사촌 여동생과 결혼을 했다. 그는 평생 그 사촌 여동생과 섹스를 하지 않고 정신적인 사랑만을 고집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앙드레 지드는 사촌 여동생이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의 엉덩이를 만졌다. 이것이 사랑인가? 섹스가 없으면 정신적인 사랑도 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아직 정신적인 사랑이 싹트지 않았다 해도 싫지 않아 만나는 남녀가 있다. 두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키스를 했다. 아니 섹스를 해도 좋다. 그 후 키스의 느낌이 아니 섹스의 느낌이 좋아서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면 그것이 추한 것일까?육체와 정신은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뭐가 먼저냐도 중요하지 않다. 육체가 따르면 정신이 따르게 되어 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사랑했다 해도 육체적인 만족을 얻지 못하면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무리 육체적으로 사랑했다해도 아직 정신적으로 따라가지 못했다면 그 사랑 또한 오래가지 못한다. 정신적인 사랑이 소중한 것이라면 육체적인 사랑도 소중한 것이다. 상대에 대한 사랑도 그렇고 상대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만족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모두 같다. 더구나 섹스는 서로의 몸을 가꾸는 작업이고 내가 너고 네가 나라는 일체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말했다. 섹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추하다고 생각하는 한, 섹스는 자위행위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섹스를 거부하는 척하면서 만족스런 섹스를 얻기 위해 또다른 추악한 것을 만들어내니까. 상대의 몸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그 상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사랑은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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