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원장의 치아건강 이야기] 틀니 관리 어떻게 하세요?

항상 건강하시리라 여겼던 부모님께서 어느 날인가부터 물을 말아서 식사를 하시거나 함께 식사하기를 꺼리신다면 가까운 치과에 모시고 가보자. 자식은 부모에게 어려운 일을 청하기가 쉽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말씀하시기가 어려운 법이라서 어르신들이 치과에 내원하셨을 때에는 값 싸고 질 좋은 치료를 하기에 너무 늦어버린 경우를 자주 보게 되어서다.

작년부터 시행된 틀니 의료보험 적용 사업이 올 여름부터는 부분 틀니에도 적용이 됐다. 만 75세 이상의 어르신인 경우에 이가 하나도 없는 완전 틀니와 잔존치아가 있는 부분 틀니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돼 비용 부담을 많이 덜게 돼 전체적인 진료비 중 200만 원 가량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해진미를 눈앞에 두고도 먹지를 못하는 서러움은 먹을 것이 없어서 못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치아가 상실된 사람은 충분한 저작활동(씹는 행위)을 할 수 없게 된다. 걷기만큼이나 기본 운동인 저작운동은 교근, 측두근, 내익돌근, 외익돌근 이라고 하는 네 개의 저작근을 사용하고 그 자극이 머리 전체에 전달된다. 전달된 자극은 뇌세포와 신경을 자극해 치아를 활성화시키는 만큼 저작활동(씹는 활동)이 중요하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저작활동은 치매를 예방하고 적절한 뇌기능을 유지한다. 또 고령 환자에게 틀니를 장착한 후 기억력 증진과 몸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결과도 있다. 게다가 저작활동은 침샘에서 침이 잘 나오는 역할을 한다. 침 속에는 필수 전해질, 당단백질, 항균성 효소 외에도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다. 침은 음식물의 유해 세균을 죽이고 입 안 상처를 치유하며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일차 소화 작용을 한다.

더불어 식품 첨가제나 환경 호르몬과 같은 화학적 성분을 중화하거나 불활성화하는 정화작용도 한다. 침 속의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가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DNA에 변화를 막는다는 사실도 밝혀져 음식을 잘 씹어 먹는 것이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에 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틀니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틀니는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긴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다. 틀니를 환자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 정상적으로 사용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치과에 내원해 조정하고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물론 틀니를 장착하자마자 잘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장기간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어렵게 내 것으로 만든 틀니의 올바른 관리를 위해 아래 사항을 주의해 살펴보자.

우선 틀니 청결 유지를 위해 식사 후에는 틀니를 빼서 틀니 전용 칫솔이나 나노 칫솔처럼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 깨끗이 닦는다. 일반 치약을 사용해 칫솔질을 하면 틀니 표면을 마모시키거나 미세한 흠집을 낸다. 따라서 마모제 성분이 없는 틀니 전용 치약이나 과일 등을 씻는 주방 세재를 사용해야 한다.

남아 있는 치아를 틀니의 지대 치아로 사용한 경우의 부분 틀니는 지대치아의 수명이 그 부분 틀니의 수명이므로 지대치아를 오래도록 잘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 두 번 정도는 치과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틀니는 보관도 중요하다. 특히 잠잘 때는 틀니를 끼지 말고 꺼내둬야 한다. 낮에 틀니를 사용하면서 피로해진 잇몸에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틀니는 항상 물 안에 넣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로 건조한 공기 중에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물속에 보관할 때에는 틀니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틀니 세정제는 칫솔질 후에도 남아 있는 부분까지 세정해주며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의 99.9%까지 살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틀니를 소독하기 위해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삶으면 틀니에 영구 변형을 초래하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틀니는 보통 온도의 물속에 담가두어야 한다. 1년 이상 사용한 틀니는 잇몸이 퇴축돼 잘 맞지 않고 덜거덕거리게 되므로 꼭 치과에서 재조정을 받아야 한다.

틀니를 착용한 사람은 특히 단백질과 비타민 B,C가 많이 필요하다. 유제품이나 생선 및 채소류 등을 많이 섭취해 영양 관리를 하는 편이 좋다.

잇몸 관리도 틀니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가 없는 잇몸도 부드러운 칫솔이나 거즈를 이용해서 깨끗이 닦아주거나 마사지 해주면 잇몸의 퇴축을 느리게 하고 구내염을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졸리거나 잠에서 깨어났을 때 위 아랫니들을 맞부딪쳐 보자. 그저 껌 씹는 정도로 가볍게 위 아랫니들을 20번 정도만 부딪쳐 보면 잠도 깨고, 타액 분비도 촉진시켜 뇌세포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도움말=김재호치과 김재호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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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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