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朴 전선 YS 민주계 선봉 서다
反朴 전선 YS 민주계 선봉 서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3-09-30 10:10
  • 승인 2013.09.30 10:10
  • 호수 101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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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노리는 YS 키즈 김무성·이재오·김문수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정치권이 김빠진 10월 재보선 대신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당초 ‘미니 총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2군데로 축소되면서 ‘박근혜 정권 심판론’이 물 건너 간 상황이다. 결국 여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전열 재정비 필요성과 함께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원조 친박’인 서청원 새누리당 고문이 경기도 화성에 출사표를 내면서 ‘당권 도전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박.반박’을 아우르는 김무성 의원과 친박 최경환 의원의 당권 도전 역시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내년 도지사 불출마가 유력한 김문수 지사와 이재오 의원까지 가세할 경우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공천권을 두고 친박과 비박 간 한판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 의원을 제외한 당권 예비 후보자 다수가 YS 정치문하생이거나 민주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정서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권력 지형이 급속하게 반박 전선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 비박 당권 대항마 서청원 고문 민주계 출신
- 친박에서 친이 총재비서실장 김덕룡 의장 철수행?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새누리당은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3당합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YS)이 총재로 있던 통일민주당 출신 인사들과 문민정부 청와대 근무자들을 민주계 내지 상도동계로 부른다. 여기에는 15대 총선 당시 YS가 직접 공천한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 등 YS 키즈로 불리는 인사들도 포함된다.

민주계 출신 친이.친박 양분 ‘부침史’
대표적인 YS 민주계로 정치 일선에 있는 인사는 서청원 고문과 김덕룡 민화협 의장을 비롯해 김무성, 이재오, 정병국 의원 그리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있다. 이 밖에도 현직에서 떠나 있는 박관용, 신상우, 최형우, 이규택, 정형근, 이병석, 강삼재, 박종웅, 권철현, 맹형규, 김기춘, 엄호성, 이성헌 전 의원도 민주계 인사에 포함된다. 현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엄호성. 이규택 전 의원은 직계라기보다는 방계로 범민주계로 분류된다.

민주계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 대통령 후보 간 당내 경선을 벌였을 때 그리고 2008년 18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보를 달리했다. 2007년 대선때에는 서청원, 김기춘, 김무성, 이성헌, 이규택 등 전현직 의원은 박근혜 후보를 도왔고 김덕룡 의장을 비롯해 이재오, 홍준표, 이병석, 정병국 전현직 의원 등 다수의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면서 갈라섰다.

이듬해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친이계 민주계와 친박계 민주계가 동시에 공천에서 떨어지는 등 수난을 겪었다. 당시 현역의원이었던 김덕룡, 김무성, 이규택, 정형근, 맹형규, 엄호성 의원 등 8명이 낙천됐다. 낙천 대상자 중에 친박 측에서는 김무성, 김기춘, 이규택 의원 등이 포함돼 민주계 출신 이성헌 의원만 빼고 모두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에 김무성 전 의원은 탈당해 친박 무소속 연대를 꾸려 당선된 뒤 한나라당으로 복당했다. 또한 서청원 전 대표는 미래희망연대를 만들어 국회에 입성했지만 비례대표 공천헌금 파문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친이계 쪽에서는 권철현, 박종웅, 정형근, 엄호성 등 전현직 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했고 김현철 YS차남은 불출마 선언을 했다. 대신 정병국, 이병석, 안경률 의원 등은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하면서 2010년 7월 재보선을 통해 배지를 달아야만 했다.

2007년 ‘제각각’ 12년 ‘역사속으로’ 13년 ‘부활’
2012년 총선때에는 상황이 급변했다. 18대 총선이 민주계 출신이 소수라도 살아났지만 19대 총선은 친이 친박 구별 없이 민주계가 급속히 쇠락하는 분위기였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휘하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는 민주계 출신 이재오, 정병국 의원만이 국회에 입성했고 나머지 인사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보였다.

일단 중진에다 친박이었던 김무성, 친이계 안경률 의원이 낙천됐고 김현철 소장은 공천 여론조사에서도 배제됐다. 친박계 이성헌 전 의원은 낙선했고 친박에서 친이계로 전향한 김덕룡 전 의원도 출마의 꿈을 접었다. 박종웅 전 의원은 아예 공천신청도 못했고 친박 서청원 전 고문은 18대 공천헌금 파문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사면·복권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민주계 부활의 신호탄은 김무성 의원이 쐈다. 지난 4월 재보선을 통해 김 의원이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친박과 민주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또한 당내에서 당권 및 대권 주자로 부상하면서 민주계의 희망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서청원 고문이 10월 재보선 지역인 경기 화성에 출사표를 냈다. 서 고문은 ‘원조 친박’임을 내세워 출마를 선언하자 당장 당내에선 YS 민주계 선후배 간 당권 도전설이 터져나왔다. 이미 정가에선 청와대가 조기에 당권·대권후보로 부상한 김 의원 견제카드로 서 고문을 내세웠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에 김 의원과 서 고문은 9월초 부부동반으로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YS 민주계 대선배인 서 고문은 이 자리에서 “당권 욕심 없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면서 몸을 한껏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 고문은 “걱정하지 말라. 10년 전에 이미 당대표를 했는데 (김 의원과) 당권 경쟁을 하겠나”라며 김 의원을 안심시켰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는 김 의원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 고문은 9월 16일에는 YS계 및 중앙대 후배인 친이계 대표주자인 이재오 의원과도 부부 동반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서 고문은 “당에서 친박만 움직이고 친이는 숨죽이고 있는데 친이가 활발하게 활동하게 해주겠다”고 했고 이 의원은 “형님이 들어와서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서 고문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애프터서비스’를 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해오고 있다.

서청원 고문-이재오 의원 부부동반 만남 주목
이렇듯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나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금 친이 친박간 경계선이 무너진 가운데 YS 민주계 의원들의 잇따른 행보는 청와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김 의원이나 반박 선봉에 선 이재오 의원 그리고 ‘친박 원조’를 강조하지만 두 의원과 동지적 관계인 서 고문이 손을 잡을 경우 당내 최대 계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지사 불출마가 확실한 반박 김문수 지사마저 힘을 합칠 경우 당 정치지형은 급속히 재편될 수 있다. 최근 김 의원이 당내 최대 계파 모임을 출범시켜 청와대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한편 또 다른 민주계 원로이자 친이계 김덕룡 민화협 의장의 수상한 행보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근 김 의장은 안철수 진영 조직 관계자를 만나 지방선거에서 적극 지지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 의원 측은 명확한 해답을 주고 있지 않지만 지난 대선 전 친이계 일부 의원들이 안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소문의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청원 고문을 제외한 김무성, 이재오, 김덕룡 등 YS 민주계 인사들의 행보가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 측근들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서 고문의 말대로 당권에 출마하지 않거나 거꾸로 김 의원을 지지할 경우 김 의원의 당권 도전의 길은 한껏 가벼울 수밖에 없다. 현재 서 고문은 국회 입성을 전제로 당권 도전과 함께 하반기 국회의장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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