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인호, 암 투병끝에 별세
작가 최인호, 암 투병끝에 별세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3-09-26 09:56
  • 승인 2013.09.26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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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작가 최인호가 2008년 침샘암 발병 후 5년 간 투병생활을 이어오다 25일 별세했다. 

최인호는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가작으로 입선, 이후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미개인'(1971) '타인의 방'(1971) 등 단편 위주 소설을 통해 도시화 과정이 지닌 문제점 등을 다루며 소설붐을 이끌었다. 또 '별들의 고향' '불새' '고래사냥' '겨울 나그네' 등 신문연재 소설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987년 가톨릭에 귀의 후엔 '잃어버린 왕국' '왕도의 비밀' 등의 역사소설과 종교소설 등을 펴내며 영역을 확장했다. 
 
2010년 2월엔 1975년부터 34년6개월간 월간 '샘터'에 기고해오던 소설 '가족'의 연재를 중단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는 2011년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로 건재함을 알렸다. 
 
투병생활 중에도 '최인호의 편지', '천국에서 온 편지' 등 꾸준히 집필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월에는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을 펴내며 문학인생을 정리하기도 했다.
 
최인호는 대중문화계에도 족적을 남겼다. 
 
1960년대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 종로의 음악감상실 '디쉐네'를 즐겨 찾은 최인호는 윤형주의 '어제 내린 비', 송창식의 '고래 사냥', 이장희의 '그건 너'의 2절 노랫말을 썼다. 
 
1970-80년대의 시대적 상황에 억눌린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좌절과 방황을 그린 최인호의 소설과 시나리오는 젊은 감독들의 손을 거쳐 영화로 재탄생됐다. 
 
1974년 ‘별들의 고향’(감독 이장호), 1975년 ‘바보들의 행진’(감독 하길종), 1978년 ‘별들의 고향2’(감독 하길종), 1979년 ‘병태와 영자’(감독 하길종), 1984년 ‘고래사냥’(감독 배창호), 1985년 ‘깊고 푸른 밤’(감독 배창호), 1986년 ‘겨울나그네’(감독 곽지균) 등은 평단의 호평과 상업적 성공까지 거뒀다. 최인호 작가는 1976년 영화 '걷지 말고 뛰어라'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역사물에 집중하기 시작한 그의 작품들은 사극과 다큐멘터리로도 꾸준히 제작됐다.
 
KBS 1TV는 백자와 일본의 고대사 비밀을 처음 대중에 제시한 소설 '잃어버린 왕국'(1985)를 원작으로 1987년 6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조선 후기 거상 임상옥(1779~1855)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상도’(1989)는 2001년 MBC TV에서 사극으로 제작됐다. 통일신라 시대의 해상왕 장보고(?~846)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 ‘해신’(2002) 역시 2004년 KBS 2TV에서 사극으로 나왔다. 또 가야를 다룬 소설 ‘제4의 제국’(2004년)은 2008년 KBS 1TV 4부작 다큐멘터리 '최인호의 역사추적-제4의 제국 가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최인호 작가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를 찾은 소설가 김홍신씨는 "고인은 위대한 작가였다"며 "고인은 착하고, 여리고, 소녀의 심성을 가졌지만 일을 할 때에는 상당히 매서웠다"고 회고했다. 
 
별세 직후 빈소를 찾은 배우 안성기씨는 "(고인은)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영화 70~80년대를 이끌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면서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안타깝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발인 직전 열리는 장례미사는 오는 28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로 정해졌다.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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