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 사이트에는 해외에서 일할 나가요 걸을 찾는 광고문구가 많이 게재돼 있다. 괌에서 일할 나가요 걸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면 “월수입 500이상 보장, 비행기 티켓 및 숙식제공, 숙소는 해변이 보이는 아파트에서 아가씨들끼리 생활하며 페이는 매일 지급한다”면서 “돈을 버는 대로 한국으로 송금하면 목돈마련에 아주 좋은 기회”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업소라는 곳도 “몇 년간은 한국 경제 힘들 것 같다”면서 “월 1,000만원 이상 벌고 싶은 언니들은 미국으로 오세요”라고 구인광고를 냈다. 이 업소는 또 “2차까지 하면 월 2,000까지 보장돼 돈을 모으기가 쉽다”면서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니 겁먹지 말고 오라”고 덧붙였다. 최근 밤업소들도 불황을 겪으면서 나가요 걸들의 해외취업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실제 요즘 밤업소 경기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밤업소 종사자 K씨는 “요즘 밤업소 경기가 정말 안좋다”면서 “강북은 물론이고 강남에 있는 대형업소들도 휘청거릴 지경”이라고 전했다.
K씨는 밤업소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가요 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현재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나가요 걸들은 일본행이 가장 많다. 그러나 홍콩,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경우도 늘고 있고, 미국과 유럽 역시 나가요 걸들의 해외진출코스로 알려져 있다. 소설 <웨이터>의 저자 윤민호씨는 “해외로 떠나는 나가요 걸들이 많아졌다”면서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자주 왕래하는 무역회사직원들이 ‘한국 아가씨들이 현지에 많이 들어와 있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보다 수입이 더 좋고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어 해외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여성들도 있지만, 해외진출을 고민하는 대부분의 나가요 걸들은 크게 두 가지 경우라는 게 밤업소 종사자들의 전언.2,000~3, 000만원이상 마이킹(선불금)을 써 이를 갚지 못해 해외로 일명 ‘잠수’하는 경우와 손님들도부터 초이스를 잘 받지 못해 수입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밤업소 종사자 K씨는 “해외로 진출하는 나가요 걸의 60∼70%는 빚을 갚기 위해 떠난다”면서“대부분 무분별한 카드사용과 명품 구입 등으로 많은 빚을 지고 있어 국내보다 많은 돈을 주는 외국행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나가요 걸들의 해외진출은 현지에서 업소를 운영하는 업주가 직접 국내로 들어와 데리고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알선 브로커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런 브로커에는 일부 여행사 직원들이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있는 업소의 마담들이 국내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포섭해 국내 여성들을 해외로 진출시키고 있다는 것. 윤씨는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나가요 걸들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 있다”면서 “그들은 모 여행사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국내보다 훨씬 조건이 낫다’는 말로 나를 설득하려 했지만, 위험성이 있다는 생각에 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브로커들은 취업 알선 대가로 한 명 당 일본의 경우 500만원, 미국이나 유럽은 7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대개 러시아 여성들이 국내로 들어올 때 받는 비자인 공연예술 비자를 통해 나가요 걸을 해외로 진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자를 발급 받기가 쉽지 않은 미국의 경우 해외진출을 위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주한 미군과 위장결혼을 해 입국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지 업소의 마담들이 국내로 들어와 직접 면접을 보고 그 나가요 걸을 선택해 데리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브로커를 통해 해외로 진출한 여성들은 현지에서 주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밤업소에서 일한다. 미국은 LA, 뉴욕 등 한인타운이 있는 거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경우는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주고객. 해외진출 나가요 걸들은 국내 업소에 비해 돈도 많고 짓궂은 장난도 덜해 몸은 편하지만, 향수병에 시달린다는 게 밤업소 종사자들의 전언. 이 때문에 힘들게 번 돈을 모으지 못하고 현지에서 다 써버리는 경우가 다반사. 특히 일본에서 활동하는 나가요 걸들은 향수병에 젖어 한국인 꽃미남들이 일하고 있는 현지 호스트 바에 출입하며 돈을 모조리 탕진해 버리기 일쑤다.
<호빠일기>의 저자 오사례씨는 “일본에서 호스트 생활을 할 때 일본 여성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국인 여성들이었다”면서 “그들은 주로 한국에서 일본의 밤업소로 진출한 여성들로 혼자 있는 게 외롭다보니 호빠를 자주 찾았었다”고 말했다. 밤업소 종사자 K씨도 “해외에 나갔다 온 한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그녀는 현지에서 많은 돈을 벌기는 했지만 외로움 때문에 현지에서 쇼핑을 하고 카지노 등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번 돈을 다 쓰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큰 맘 먹고 돈을 벌려고 해외로 나갔다가 자칫 몸만 망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한편 이같은 나가요 걸들의 해외진출 러시에 대해 소설 <웨이터>의 저자 윤민호씨는 “해외로 진출하는 여성들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종종 생활정보지에서 300∼40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현지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면서 “해외진출을 결정할 때는 신중하게 여러 가지 면면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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