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제집 드나들 듯’ 탈북자 김광호씨 구속
‘남북을 제집 드나들 듯’ 탈북자 김광호씨 구속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3-09-16 11:46
  • 승인 2013.09.16 11:46
  • 호수 1011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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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지난 8월 탈북했다 다시 입북, 재탈북을 감행했던 탈북자 김광호(37)씨가 북한에 탈북자 관련 정보를 넘겨주고 북한 정권을 찬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10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잠입·탈출, 회합·통신, 찬양·고무 등)로 탈북자 김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밀무역을 해오다 2009년 8월 동거녀 김모씨와 두만강을 도강해 탈북한 후 라오스·태국을 경유 같은 해 11월 한국에 입국했다.
김씨는 하나원 교육을 받고 함께 탈북한 동거녀 김씨와 2010년 자녀를 낳고 결혼까지 올렸으나 탈북 브로커에게 주기로 한 500만원 중 100만원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소송을 당했다.
법원의 출석요구를 받지 못한 김씨는 재판에서 패하고 정부가 탈북자에게 지원하는 임대주택보증금(1300만원)을 가압류 당하게 되자 한국사회에 불만을 품게 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2012년 6월 탈북자 박정숙씨가 북한에 되돌아가 기자회견을 하고 가족과 상봉하는 장면을 본 김씨는 북한에서 탈북자를 용서하고 환영해준다고 생각해 북한으로 되돌아갈 결심을 하게 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전재산을 처분하고 북한으로 되돌아간 김씨는 국정원의 탈북자 조사 방법, 하나원의 위치와 교육담당자, 교육내용 등을 북한 당국에 알려주고 다른 탈북자 23명의 신원사항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조사 담당자에게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올해 초 평양에 위치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평양시당 선전선동부 주최 기자회견에서 “남조선은 사기와 협잡,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라며 “김정은 원수님을 더 높이 받들어 모시고 이제부터 새 출발해서 강성국가 건설에 모든 지혜와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도 받고 있다.
김씨는 최근 북한을 탈출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8월 13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검찰은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이날 바로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수사를 벌여왔다. 당초 김씨는 북한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재입북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이 조사한 결과 사실 관계가 틀린 것으로 보고 김씨를 사법처리했다.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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