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답답한 홍명보호 중간성적…대안 찾기 실패?
여전히 답답한 홍명보호 중간성적…대안 찾기 실패?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3-09-16 11:14
  • 승인 2013.09.16 11:14
  • 호수 1011
  • 6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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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 6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친선경기를 치른 홍명보호가 여전히 해답에 접근하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유럽파까지 불러들여 정예멤버를 구성했지만 여전히 골 결정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히든카드에 대한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 <뉴시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축구대표팀 A매치 팀은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랭킹 8위인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2로 패하면서 1승3무2패를 기록했다. 앞서 6일에는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4-1로 첫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2연전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우선 FIFA랭킹 74위인 아이티의 경우 약체를 상대로 한 소위 ‘양민 학살’이었고 PK 판정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불편한 승리를 취한 셈이 됐다. 크라아티아 역시 1.5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축구대표팀을 사실상 압도하면서 홍명보호의 문제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다만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처음 합류한 유럽파 선수들의 개인능력을 확인했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드러난 홍명보호의 문제점은 확실한 원톱 공격수의 부재, 유럽파와 국내파 간의 부조화, 수비조직력 등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던 골 결정력은 이전 2연전을 통해 5골을 넣으면서 겉보기에는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골은 약체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넣은 것이고 크로아티아전의 경우 종료 직전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상대 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넣었다. 더욱이 전체 5골은 모두 2선 공격수들의 의해 만들어진 득점이라는 점에서 원톱 공격수의 문제가 불거졌다.

홍 감독은 지동원(선덜랜드), 조동건(수원)을 테스트했으나 모두 부진한 플레이로 전반이 끝나고 교체됐다. 후반 구차철(볼프스부르크), 이근호(상주)를 전진 배치하는 제로톱 전술을 구사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홍 감독이 원하는 연계플레이를 중시하는 전천후 공격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합류한 유럽파 선수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아이티전서 멀티 골을 작렬한 손흥민(레버쿠젠)과 오른쪽 날개로 활약한 이청용(볼튼)만이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들어오지 못했지만 전진패스와 세트피스에 강점이 있는 기성용(선덜랜드)의 공백이 아쉬웠다.

여기에 유럽파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홍명보호의 조직력이 반감돼 버렸다. 지난 4경기로 다져진 국내파 선수들 위주의 조직력에 변화가 일면서 호흡이 맞지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공수라인의 간격 유지와 압박 균형, 패스 실책 등에서 이전 경기까지 보이지 않던 실수들이 늘어났다. 이는 유럽파와 국내파 간의 개인 격차와 위화감을 줄여 나가야 하는 과제를 새삼 떠올리게 했다.

반감된 조직력은 수비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지난 4경기에서 단 2실점에 그쳤던 수비가 이번 2연전에서 무려 3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수비수들이 공격수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공간을 쉽게 허용했고 세트피스에서는 수적인 우위인 상황에서 수비수 간 위치 선정과 선수들에 대한 동선 체크가 되지 않아 수차례 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이번 2연전에서 대표팀의 문제점이 다시 부각돼 홍 감독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여전히 해결과제로 떠오른 골 결정력을 놓고 자연스럽게 관심은 박주영(아스널)에게 집중되고 있다.

홍 감독이 선수 선발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올여름 이적에 실패한 박주영에게는 대표팀 승선 기회가 희박해졌다. 하지만 홍 감독이 추구하는 원톱의 움직임과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가 박주영이라는 점에서 반전의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13일 영국으로 떠난 홍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박주영과 만나 어떤 교감을 나눌지에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홍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을 마치고 “잉글랜드에 가서 박주영을 만날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얼마나 긍정적인 부분이 있느냐에 대해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며 가능성을 전혀 부인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를 실감하며 기성용에 대한 관심도 한층 달아 올랐다.

기성용은 올 시즌 대대적인 중원 보강을 단행한 스완지시티에서 밀려 벤치를 전전하다가 결국 지동원이 있는 선덜랜드로 임대됐다. 카니오 선덜랜드 감독은 중앙 수비형 미드필터를 보강하기 위해 기성용을 선택한 만큼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선덜랜드 주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르면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부터 대표팀에 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기성용은 지난 7월 SNS파문으로 당시 유럽파와 국내파 간 파벌을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SNS파문이 홍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라며 기성용 발탁은 이르다고 보고 있다.

한편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까지 9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베스트11의 밑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왼쪽 공격수에는 손흥민,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구차철, 오른쪽 공격수로는 이청용, 중앙 수비수로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사실상 본선행을 예약해둔 상태다.

하지만 나머지 일곱 개 포지션은 누구에게 돌아갈지 미지수로 남아있다. 홍 감독은 “모든 포지션이 늘 경쟁이고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가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머릿속에 여러 옵션이 있지만 지금 말하기는 이르고 내년 전반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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