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년 동안 축적된 대본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떤 용의자가 범인으로 선택이 되는지에 관계없이 미리 준비된 대본을 바탕으로 애드립마저 철저하게 메뉴얼화된 준비된 작품이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대학로문화공간 필링 2관에서 오픈런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정신없고 산만한 또라이 미용실 ‘쉬어매드니스’. 같은 건물의 유명 피아니스트 ‘송채니’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미용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갑작스레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가 되면서 미용실은 순식간에 뒤죽박죽이 된다. 범인을 찾으려는 두 형사, 카리스마 강형사와 허당작렬 조형사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순식간에 용의자로 지목된 네 사람이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완벽하고 치밀한 알리바이를 내세우기 시작한다.
오리발을 내미는 용의자들과 형사들의 쉴 새 없는 취조와 계속되는 대치 상황에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쥔 유일한 목격자, 관객들이 직접 수사에 동참한다. 똘끼충만 미용실 주인 조호진, 섹시종결 미용사 장미숙, 귀티좔좔 부잣집 마나님 권영화, 젠틀 훈남이지만 어딘가 비밀스러운 골동품 판매상 오준수, 네 사람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예측불가 질문들 속에 화를 발끈 내거나, 끊임없이 반박하지만 관객들의 추리로 슬슬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기 시작한다.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이 될지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한시도 긴장의 끝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2007년 인터파크 연극 부문 1위를 비롯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흥행기록을 이어온 자타공인 대학로 최고의 연극으로 <라이어>와 함께 대학로 대표 롱런 연극으로 손꼽힌 <쉬어매드니스>. 새롭게 돌아온 2013년 리턴즈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수사의 폭을 넓히고, 관객과 골 때리는 캐릭터 사이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사건 전개와 철저하게 계산된 폭풍 애드립을 업그레이드해 대학로를 올킬 시킬 강력한 웃음 핵폭탄을 던질 예정이다.
자칫 공존하기 힘들 것 같은 코미디와 추리극은 연극 <쉬어매드니스>에서 배우들의 번뜩이는 센스와 순발력, 그리고 관객들의 참여로 빛을 발한다. 미용실 안에 있는 네 명의 용의자 중 범인을 잡기 위해 형사들은 사건의 목격자인 관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형사들과 함께 사건을 되짚어나가면서 관객은 어느새 단순한 관객이 아닌, <쉬어매드니스>의 또 하나의 배우로 활약한다.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되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범인을 찾는 것이 바로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최고의 매력이다.
또한, 매일 변화하는 한국의 정치/사회/지역적인 사건과 당일 관객의 성향, 심지어 날씨까지 바로 ‘오늘’의 시점으로 생생하게 라이브되며, 365일 단 하루도 같은 공연이 반복되지 않는 독특함은 뻔한 연극에 질린 관객들도 <쉬어매드니스>에 두 번, 세 번 발걸음을 하게하는 힘이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원이고,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 rpark.com)에서 가능하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