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통’ 크라운베이커리의 몰락…왜
‘25년 전통’ 크라운베이커리의 몰락…왜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3-09-16 09:28
  • 승인 2013.09.16 09:28
  • 호수 1011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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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75% 철수…대형업체 공세에 밀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과점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크라운베이커리가 25년 만에 문을 닫는다.

크라운베이커리 측은 “더는 정상적인 가맹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는 30일 자로 가맹사업을 중단한다”며 “이달 말까지 70개 가맹점 가운데 75%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또 크라운베이커리는 사업을 철수하는 이달 말까지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며 폐업 보상에 대해선 점주들과 차후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크라운베이커리는 1988년 당시 크라운제과 계열사로 설립됐다. 이어 1990년대에는 100% 순 우유로 만든 프리미엄 생크림케이크 출시를 기점으로 가맹점이 6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제과업계의 정점에 서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크라운베이커리는 하락의 길을 걸었다. 크라운베이커리 측에 따르면 가맹점이 2010년 252곳에서 2011년 160곳, 2012년 97곳으로 감소했고 결국 현재 70개 점포까지 떨어진 것이다.

대체 무엇이 크라운베이커리를 끌어내렸을까. 크라운베이커리가 겪은 첫 번째 부침은 1998년 외환위기 와중에 모기업인 크라운제과가 부도를 맞은 탓이 컸다. 게다가 2000년대 이후에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대형업체들의 등장 속에서 마케팅 공세에 밀리며 업계 3위로 주저앉았다.

매출은 2010년 548억 원에서 2012년 296억 원으로 수직 하락했고 손익에선 2008년 이후 매년 적자만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크라운제과가 시행한 흡수합병도 아무 힘이 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베이커리 업계에선 치열해진 시장 경쟁 상황과 정부의 신규 출점 제한 등 환경 변화가 크라운베이커리를 막아섰다는 분석이다. 또 크라운베이커리가 이러한 변화에 속도를 맞추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크라운베이커리의 서울·경기권 매장 중 일부는 신라명과의 전통을 이은 프랜차이즈 ‘브레댄코’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일산백병원점을 시작으로 크라운베이커리의 서울, 경기권 매장 25곳 중 전환했거나 전환 오픈이 확정된 매장은 현재 8곳이며, 약 15개 매장이 브레댄코로 재탄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레댄코 측도 자신들이 폐업을 선언한 크라운베이커리의 가맹점주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댄코는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특허출원한 된장발효종을 사용하는 슬로 베이커리 브랜드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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