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관상·변호인 잇달아 개봉…2013 전성시대 맞아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영화계에서는 1980년대를 안성기, 1990년대를 한석규, 2000년대를 '송강호의 시대'라고 평한다. 그동안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의 총 관객 수만 6000만 명을 넘어섰으니 2000년대를 그의 시대라고 말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영화 <푸른 소금>과 <하울링>의 연이은 흥행 저조로 송강호 위기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한 달 만에 9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면서 송강호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하반기에도 영화 <관상>과 <변호인>으로 잇달아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영화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 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 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담았다. 크리스 에번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턴,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봉준호호(號)에 탑승했다. 송강호는 시나리오가 아닌 봉준호 감독의 이야기만을 듣고 영화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지 영화 설정을 놓고 ‘허무맹랑’하다는 비판을 받았어요. 영화가 실현될까 의구심이 난무했는데 저라고 황당하지 않았을까요? 처음 설국열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영화 괴물의 세계 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괴물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도 얼마나 황당했던지. 봉준호 감독은 상상할 수 없던 걸 영화화 하는 정말 대단한 감독이에요.”
설국열차에서의 임팩트 있는 연기로 송강호는 의도치 않게 맞은 슬럼프를 떨쳐버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송강호의 차기작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설국열차>는 봉준호 브랜드가 지배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송강호는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라도 하듯 차기작으로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사극을 선택했다. 조선 단종조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에서 그는 천재 관상가 내경 역을 맡았다.
“내경이 역사 속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에 자칫하다가 극의 흐름을 깰 수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드라마틱한 실제 사건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 허구가 실제 사건처럼 잘 스며들고 설득력 있게 전달되도록 말이죠. 역사가 나약한 인간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에 치중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이점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네요.”
영화 <관상>은 남녀노소가 관심을 갖고 있는 ‘관상’을 소재로 삼은 점과 실제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했다는 점, 이정재,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 등이 출연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강호의 차차기작으로 거론되는 영화 <변호인> 또한 영화팬들의 구미를 당기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영화한 것으로 송강호는 정의와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싸우는 인권 변호사 노무현 역을 맡았다. 특히 이 영화는 1981년 부산 민주화 운동의 하나인 ‘부림사건’을 재조명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첫 영화라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송강호 외에도 오달수, 김영애, 곽도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한 영화 <변호인>은 올 12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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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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