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0월 재보선 문건] “손학규, 정동영 당 요청해도 고사”
[민주당 10월 재보선 문건] “손학규, 정동영 당 요청해도 고사”
  • 안은혜 기자
  • 입력 2013-09-09 10:24
  • 승인 2013.09.09 10:24
  • 호수 1010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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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측은 호남보다 수도권 승리 원해”

[일요서울ㅣ안은혜 기자]10·30 재보궐선거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재보선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며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재보궐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일요서울]은 민주당 고위 당직자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10월 재보선 선거 관련 전략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문건에는 민주당 재보선 지역구 선거 현황 및 전망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  야권 “포항·남울릉서 당선 가능성 희박”
- “경기 평택 정장선 유력” 희망사항 표출


▲ 정대웅 기자photo@ilyoseoul.co.kr
오는 10월 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선거법위반으로 선거무효가 될 경우 ‘재선거’, 기타 법위반으로 의원직 상실이 될 경우를 ‘보궐선거’라고 칭하는데 편의상 합쳐서 재보궐선거라 부른다. 민주당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에는 “사실상 ‘재선거’만 치러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지방선거 재보궐선거는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이므로(내년 6월 지방선거 실시) 실시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선거구 현황 및 민주당의 선거 전망
10월 30일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기 위해서는 선거 실시 한 달 이전 즉, 9월 30일까지 대법원 판결에서 의원직 상실형(벌금 100만 원 이상)이 선고되어야 한다. 그 이후에 확정될 경우 내년에 실시되게 된다.
현재 10월 재보선이 확정된 선거구는 무소속 김형태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경북 포항 남울릉 지역, 지난 8월 25일 폐암으로 별세한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 등 두 곳이다.

확정 가능 선거구의 의원으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심학봉 의원(새·경북 구미갑) ▲선거운동원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은 이재영 의원(새·경기 평택을) ▲회계책임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당선무효 위기에 놓인 안덕수 의원(새·인천 서강화을) ▲자원봉사자에게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장용 의원(민·경기 수원을) ▲지난해 4월 총선에 앞서 기부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성완종 의원(새·충남 서산태안)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이상직 의원(민·전북 전주완산을) ▲지난해 총선에서 당내 다른 예비후보 지지자를 매수한 혐의로 2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최원식 의원(민·인천 계양을) 등 7곳이다.

7개 지역구 모두 대법원 판결만을 앞두고 있으나 언제 판결이 날지 알 수 없고,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몇 개 선거구에서 선거가 치러질 지는 9월 30일까지 알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또한 입수한 문건을 보면 지역별 민주당의 선거 전망이 곳곳에 드러났다. 이미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된 경북 포항 남울릉 지역은 사실상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김형태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당선되었으나 제수씨 성추행 논란으로 제명된 지역구다.문건에 따르면 민주당은 “허대만 예비후보는 19대 총선에서 17.8%를 득표하며 김형태 의원 이외에 2명의 무소속 후보에게도 밀려 4등을 했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경기 화성갑 지역은 18대 때 국회의원을 한 새누리당 김성회 전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회 전 의원은 육사 럭비부 주장출신으로 지난 2010년 12월 새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강기정 의원과 몸싸움을 한 당사자다.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36.8% 득표한 오일용 후보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에는 “여당성향의 무소속 후보인 전 화성시장 최영근 후보가 변수”라며 “농촌이 많은 보수지역이지만 보수후보가 분열될 것으로 보이고, 젊은 층 인구가 많이 유입된 곳이라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경기 화성갑 지역 최영근 후보가 변수될 듯
확정 가능성 높고 정치권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수도권인 경기, 인천의 선거와 민주당 텃밭인 전북 전주완산을 재선거다. 민주당 측은 문건에 “경기 수원을에서는 손학규, 전북 전주완산을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본인들이 고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 중 가장 유력해 보이는 사람은 경기 평택을에서 3선을 하고 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 한 민주당 정장선 전 의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19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온 이가 선거법위반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됐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 이 문건에는 “10월 재보궐선거가 가장 중요한 안철수 진영의 경우 인물이 풍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전북 전주완산을 한 곳에서만 당선되어도 파급력이 크겠지만 안철수 본인의 욕심 상 호남에서의 승리로 야권의 대안이 되는 것보다 수도권에서의 승리로 전체의 대안이 되길 바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문제는 선거가 치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 내심 한두 군데만 확정돼서 거기에 집중하고 싶지 않겠냐”는 분석도 하고 있었다.

한편, 안철수 측은 지난 5일에 인천, 8일에는 수원에서 잇따라 토론회를 개최했다. 두 지역 모두 재보선 예정지역이다. 이에 앞서 안 의원은 지난 7월 재보선 포함 유력 지역인 전북 전주를 찾아 10월 재보선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인천, 수원 지역 방문에서도 10월 재보선을 겨냥한 민심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안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분들을 감안하면 내년 7월 재보선이 커질 수 있다”면서 “그런 것 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iamgrace@ilyoseoul.co.kr

안은혜 기자 iamgrac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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