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조광수 영화감독·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커플이 지난 7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공개 동성결혼식을 올렸다.
'김조광수 김승황의 당연한 결혼식-어느 멋진날'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에는 영화감독 봉준호·류승완·임순례, 영화배우 예지원·소유진·김꽃비·류현경, 소설가 공지영, 시인 김선우, 전 경찰대 교수 표창원, 민주당 의원 진선미, 통일문제연구소장 백기완, 트랜스젠더 하리수씨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앞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JTBC 출연료 100만원을 축의금으로 냈으며, 정의당은 이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결혼식 사회는 영화감독 변영주·김태용·이해영씨가 봤으며 축하공연은 강허달림과 이디오테잎, 신나는섬, 에이템포, 허클베리핀 등이 벌였다.
김조광수 감독은 "우리나라는 동성애자 결혼에 대해 한 번도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를 계기로 동성애자들도 결혼을 선택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청했다.
자신도 기독교 신자라고 밝힌 김조씨는 "내가 믿는 하나님은 내가 동성애자로 산 것이 못마땅하기는 한들, 동성결혼을 혐오하는 분들 생각처럼 유황불에 타죽는 벌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기독교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9일 서대문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변호인단과 상의 후 혼인신고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혼인신고가 반려될 경우 헌법소원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또 동성결혼이 합법적인 것으로 알려진 쿠바나 멕시코 로 연말에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축의금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위한 '신나는 센터' 건립에 보탤 예정다. 김·김 동성부부는 이후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근거로 동성결혼 및 다양한 결합에 의한 가족 구성권 쟁취 투쟁을 벌일 작정이다.
한편 두 사람은 2004년 게이 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처음 만난 뒤 애인관계로 발전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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